[박미영칼럼] 열린 마음

전문가 칼럼

[박미영칼럼] 열린 마음

열린 마음이 있는 사람은  귀가 열린 사람이다.


유대인의 탈무드에 '귀는 친구를 만들고 입은 적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내 말은 항상 조심하고 상대의 말은 경청해야 한다는  지혜로운 격언이다. 너무 많은 말을 하면 자주 궁지에 몰리니 입을 열 때는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듯이 저마다 말을 담는 그릇도 다양하다. 말 그릇의 크기에 따라 그 사람의 수준과 관계의 몰입도는 다르다. 그릇이 좁고 얇은 말 그릇은 말이 쉽게 흘러넘치고 말 실수도 많은 법이다. 이런 이들은 중요한 자리를 마련해 주어도 상대방에게 상처와 불쾌감을 주기 쉬워 오히려 사람을 잃는다.


어떤 이는 모임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쏟아냈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후회한 것이 불필요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정작 해야 할 말을 못 하고 왔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에 경청도 못 하고, 빈 수레처럼 요란한 나의 목소리만 쩌렁거린 것을 후회한다. 목소리를 내기 전에 먼저 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려 있어야 한다.


우리는 보통 수다를 떠는 일이 스트레스를 푼다고 생각하지만 남의 말을 경청하는 일도 나의 말 그릇이 다듬어지는 거 같아 오히려 정화된다. 이것도 힘들다면 먼저 경청하고 나중에 말하는 차례만이라도 지킨다면  나만의 말 그릇이 만들어질 것이다.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도 부러운 사람이지만 경청을 잘하는 사람이 더 힘이 있는 사람이다.  인간의 귀는 두 개인데 입은 하나인 이유는 말하는 것만큼 두 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되새기게 하는 이유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사람과의 만남이 얼마나 값지고 즐거운 일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깊은 대화와 경청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품위 있게 산다는 것은  듣는 귀와  열린 마음, 겸손한 자세가 겸비된 일상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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