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영S미술학원] 에드워드 호퍼

전문가 칼럼

[권선영S미술학원] 에드워드 호퍼

지난 10월의 중순 노란색 물결로 뒤덮인 뉴욕의 가을을 기대하고 방문했었지만 푸릇푸릇한 늦여름의 온기가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전시에 대한 벅찬 기대가 컸던 방문이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의 특별전이 지난 10월 19일부터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는 ‘판화 속의 도시’, ‘창문’, ‘수평선의 도시’, ‘워싱턴 스퀘어’, ‘극장’, ‘현실과 현장’, ‘뉴욕스케지’ 등의 7개로 나누어 보여줍니다. 일러스트레이터였던 그가 삽화를 그리고 잡지 표지를 그리면서 특히 판화 작업을 통해 흑백 빛과 그림자의 흥미가 시작된 계기가 되어왔습니다. 창문이라는 소재를 통해 건물 속의 인물과 어우러지는 분위기 연출은 호퍼만의 색채연출로 인해 더욱더 매력적입니다. 


복잡한 도시 속에서 인간의 고독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재로 그의 작품들에서 보이는 창문은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풍경을 보면 먼 거리에서 바라본 수평적인 구도가 흥미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층 건물이 수직적인 소재들보다는 멀리서 바라본 다리의 풍경이나 건물들이 옆으로 이어진 수평적인 구도를 많이 사용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맨해튼의 워싱턴 스퀘어는 호퍼가 그의 부인인 화가 죠세핀과 결혼하여 여생을 보낸 곳입니다. 


그에게 뉴욕은 지도 위뿐만 아니라 마음 속에도 존재하는 도시였고, 살아있는 경험과 기억, 그리고 집단적 상상력을 통해 형상화된 곳이라는 의미를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좋아하는 미국의 도시"라고 그의 말년에 회고했던 그는 도시의 고독을 대표하는 화가였습니다. 변화와 발전의 겪어왔던 1908년부터 1967년까지 뉴욕은 호퍼의 집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호퍼는 대도시의 엄청난 건설 현장이나 다양한 인구들로 붐비기 시작한 뉴욕의 모습에서 오히려 인간적인 면들을 포착했습니다. 그는 도시의 상징적인 스카이라인과 랜드마크보다는 시민과 주거 공간에 관심을 끌렸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 속의 뉴욕은 예술가의 도시에 대한 지속적인 매력을 지켜보면서, 그의 주변 도시에 대한 기록만큼이나 호퍼 자기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스케치, 판화, 삽화로 뉴욕에 대한 그의 초기 인상부터 도시 경험을 환기하는 배경이 된 후기 그림에 이르기까지 호퍼의 삶과 작품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3000여 점이 넘는 호퍼의 작품을 소장한 휘트니 미술관에서의 이 전시회는 호퍼의 상징적인 도시 사진들뿐만 아니라 덜 알려졌지만 비판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 사례들을 모아놓고 있습니다. 휘트니 미술관이 최근에 인수한 호퍼 아카이브의 다양한 자료들에 의해 상당한 정보가 있는데, 이 자료들은 인쇄된 에페메라, 서신, 사진, 그리고 호퍼의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함께 보여줍니다. 


2023년 3월까지 이어지는 전시이며 뉴욕을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호퍼의 작품을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않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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