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호수에서의 아쉬운 일정을 마치고 월요일 아침에 예수님의 유년 시절 사셨던 나사렛으로 떠났다. 꼬불꼬불 언덕길을 올라가니 좌우로 그리 높지 않은 언덕들과 초원들이 펼쳐졌다. 

2월이면 제법 날씨가 춥고 늦은 비가 온다고 하는데, 시애틀의 초여름 날씨 같다. 약 30분가량을 달리니 산지가 나오고 약간 험한 비탈길을 달리니 얕은 산지 위에 동네들이 제법 보였다. 전형적인 산동네 같은 마을이다. 제법 유명 브랜드의 간판도 걸려있다. 

거의 언덕 위에 도착하니 이곳이 그 옛날 예수님을 절벽에서 밀어버리려 했던 장소라고 한다(눅4:28-29). 과연 얼마나 깊은가? 생각하며 그 끝자락에 서 봤다. 한순간에 위험한 마음에 섬뜩했다. 

미끄러지거나 낙상하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높이의 절벽 낭떠러지였다. 

무슨 독한 마음으로 사람을 이 낭떠러지에 몰아서 밀어버릴 생각을 다 할까? 참 인간들의 독한 본성 중 사람을 미워하고 못 살게 하려는 마음은 큰 죄가 틀림없다. 

안내하는 현지 선교사의 말에 의하면, 오른쪽 편이 갈멜산이고 왼편이 길보아 산지라고 열심히 성의를 다해서 설명해 주어서 이 언덕 양편에서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고 했다. 

그곳에서 기도를 마치고 노방전도를 위하여 하이파로 향했다. 노방전도... 참 오랜만에 듣는 말이다. 어릴 적 다녔던 해방교회 유년부, 초등부 시절에 전도지를 들고 후암동 해방촌에서 노방전도 했던 기억이 났다. 

대회 진행팀에서 유대인들 전도를 위하여 영어본, 히브리어본, 러시아본 세 가지 번역된 전도지를 대량 준비해왔다. 예수님의 나라 이스라엘에서 우리가 복음을 전도하다니, 그들 조상이 십자가에 매단 예수님을 메시야로 구세주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야 한다. 

그들은 그 일로 2,000년간 나라를 잃고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끔찍한 홀로코스트까지 겪었다. 그런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성경은 무화과나무잎이 연해지면 여름이 가까운 줄로 알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사실 최근 적잖은 메시아닉 유대인들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어젯밤 이곳 이스라엘 성서공회 사장인 빅토르의 간증도 참 특이하게도 유대인들이 서서히 복음 즉, 예수를 구주로 믿는 일들이 나타나고 그 일을 위하여 성경을 번역하여 유태인들에게 알린다고 했다. 때가 점점 가까와 오고 있다. 

전도지의 간략한 요지는 이랬다. '저희가 사과합니다. 복음을 받아드린 기독교인들이 여러분을 박해했음을 사과합니다. 저희의 용서를 받아주시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돌아오시라'는 사과와 용서 그리고 구원의 내용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며 구세주, 하나님의 아들임을 전하는 내용이다. 

과연이들이 받아드릴까? 하이파에 도착해서 우리는 대형 현수막과 전도지 그리고 말씀 선포 구호를 외치는 팀으로 나누어서 다운타운 대로변에 3개조로 흩어져 외치고 전도지를 나누어 주었다. 준비 기도와 중간중간 기도로 진행했다. 

반응은 정말 의외였다. 전도지를 순순히 받았고 샬롬, 샬롬 하면서 인사도 건네왔다. 어떤 부인은 버스를 타고 가다 도중에 내려서 다시 우리가 있는 곳에 와서 전도지를 받아 갔다. 그렇게 하고 싶었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들의 인심은 우리나라 70년대의 푸근한 마음으로 보였다. 5명의 중고생을 하굣길에 만났다. 우리를 신기하게 보면서 즐거워했다. 서로 말을 주고받았는데, 붙임성 좋아 보이는 한 학생이 나에게 우리가 흔들고 있는 태극기를 자기에게 좀 달라고 하는 게 아인가....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