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목회계사] 마르크스이 자본관

전문가 칼럼

[안상목회계사] 마르크스이 자본관

마르크스가 인간자본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지난 주 칼럼(800호)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 마르크스는 물적 자본의 정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브리태니카 백과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본” 부분에 나오는 아래 인용문 중 “토지”를 검토해 본다. 

 

“Capital in economics is a word of many meanings. They all imply that capital is a “stock” by contrast with income, which is a “flow.” In its broadest possible sense, capital includes the human population; nonmaterial elements such as skills, abilities, and education; land, buildings, machines, equipment of all kinds; and all stocks of goods—finished or unfinished—in the hands of both firms and households. 경제학에서 자본은 많은 의미를 지닌 말이다. 그 모든 의미의 공통점은, 자본은 소득 같은 "흐름"이 아니라 정지 사진과 같은 “스토크"이라는 점이다. 가능한 가장 넓은 의미에서 자본은 인구, 기술과 능력과 교육을 통한 지식 같은 비불질적 요소, 토지와 건물물과 기계와  모든 종류의 장비, 그리고 기업과 가계의 손에 있는 모든 (완제품이든 미완성품이든) 재고품을 포함한다.”


고타강령비판에서 마르크스는 지주와 자본가를 구분하려고 많은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평범한 눈으로 보면, 토지는 건물과 마찬가지로 자본이며, 지주는 자본가의 일종이다. 그러나, 1875년 고타강령비판을 쓰던 당시의 마르크스의 머리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토지, 자본, 노동” 등 생산의 삼요소 개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지주는 자본가가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었던 것이다. 


토지, 자본, 노동으로 분리된 생산요소는 사회 전체가 가진 생산력을 소유권과 관계 없이 파악하려 할 때 사용되는 개념이다. 이 때 토지란 것은 미개발된 자연을 뜻한다. 자연에다 노동을 보태서 생산한 것 중 소비되지 않고 남아서 다음번 생산력을 높여주는 그 무엇을 자본이라 한다. 개인이 보유한 생산요소는 자본과 노동 뿐이며, 토지는 자본의 일종이다. 개인의 자본은 마르크스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생산수단,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자본가라 하면 지주를 포함한다. 브리태니카 백과에 토지가 자본에 포함된 데는 그러한 이유가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자본과 비용을 구분하지도 못했다. 자본론에서 도입한 가변자본과 불변자본을 오늘날의 말로 표현하면 각각 고정비와 변동비다. 가변자본이란, 예를 들어 10명을 고용하여 제품 10개를 만들 경우의 한 개당 투입된 인건비는 같은 10명을 고용하여 제품 12개를 만들 경우의 한 개당 투입된 인건비보다 크다. 생산물 한 단위당 투입된 비용이 변동하기 때문에 가변자본이라 한 것이다. 반면, 제품을 몇 개를 만들든 생산물 한 단위당  투입된 주재료비는 같다. 그래서 그것을 불변자본이라 한 것이다.


위 인용몬에 보이는 바, 자본은 스토크(stock) 개념이다. 비용은 ‘흐름’ 개념이다. 앞 문단에서 보이는 마르크스의 생각은, “흐름이 그대로 가서 다음 단계의 스토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가치의 변화를 무시한 틀린 생각이다. 어떤 스토크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거기에 쏟아부은 돈만이 아니다. 스토크의 가치는 새롭게 나타난 경쟁품에 의해서도 달라지고, 스토크로 인식된 그 물품이 판매의 수량에 의해서도 달라진다. 


기술이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새로 등장한 경쟁상품이 이미 있는 상품의 가치를 좌우하며, 때때로 그 가치를 완전히 없애버린다. 21세기에 들어와 우리는 그러한 모습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쉬운 예로, 모토롤라와 노키아의 이동 전화기를 들 수 있다. 


마르크스가 19년동안 노력해서 완성한 자본론  제1권의 원고는 하나의 스토크다. 마르크스의 불변자본 이론에 의하면, 원고 작성을 위해 사용된 모든 종이와 잉크의 값은 (인건비가 아니니까) 불변자본이라야 한다. 그러나, 그 책의 판매부수가 아무리 많아져도 19년간 저술에 사용되던 그러한 종이와 잉크는 더이상 필요 없다. 즉,경제학에서 말하는 ‘흐름’은 새롭게 생겨나지 않는다. 반면, 자본론의 판매부수가 늘어나면 그 원고. 즉 스토크의 가치는 점점 올라간다. 그러므로, 흐름의 가치가 그대로 가서 스코크의 가치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앞 문단의 다른 면을 보면, 저술을 위해 사용된 종이와 잉크의 책 한 권당 비용은 판배부수가 늘어날수록 줄어든다. 그러므로, 책이 완상될 때까지 사용된 모든 물자는 가변자본이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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