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준비된 휴식
본격적인 휴가로 들어선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제한이 자유로워진 요즘 진정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것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이는 비대면이 일상화된 지난 몇 년으로 혼잡한 여행은 피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편 휴가라는 말이 설렘보다는 걱정과 부담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여하튼 휴식이 주어져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기대했던 연휴라도 일하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이는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준비 없이 휴식을 맞게 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휴식에도 준비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주어져도 휴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보다 억울한 일이 어디 있을까. 현재 처한 상황에 맞게 변화함에 따라 진정한 휴식의 답을 얻게 될 것이다. 각종 미디어를 던져버리고 자연을 향해 훌훌 떠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시간이 주어져도 똑같은 일상으로 보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지친 도돌이표의 연속이다.
연휴로 마음은 들떠 있지만 몸은 변화가 없는 경우다.
한 가지 핵심을 찾아 그 일에 초점을 맞춰 참여하는 일이 진정한 휴식의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반드시 혼잡함을 떠나 꼭 나만의 시간으로 편히 쉬는 것만이 휴식이 아니다.
예를 들어 바쁜 일상으로 인해 그동안 가족, 지인에 소홀했던 무거운 마음들을 해소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치기 때문이다.
바쁜 생활이 우리로 하여금 중요한 것에 소홀하도록 만들고, 이 소홀이 우리의 내면의 죄책감과 공허함이 뭉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휴식이라는 탈출구를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힘들고 지친 일상으로 자녀들에게 소홀했다면 휴식을 맞아 아이들과 모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내면의 갈등을 해소하며 자신의 휴식을 제대로 즐기는 일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집 정원 일로 모든 시간을 쏟는다. 힘든 일을 왜 연휴에 소비하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밀린 집안일로 스트레스였는데 이를 해결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만족해한다.
어떤 이는 물질적 여유가 없다고 휴가를 부담스러워한다. 남들이 좋은 휴양지로 간다고 반드시 나도 그래야 한다는 이유는 없다. 흔히들 소득과 휴가가 직접적인 연결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얼마든지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휴식과 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휴식은 오로지 자신의 줏대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억만금을 쏟아부어도 소용없는 짓이다.
휴식에도 워밍업이 필요하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메뉴를 선정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고 공들여 만든 준비된 과정을 느끼며 나만의 만족감을 불러오듯이 휴식도 갑자기 주어진다고 몸과 마음이 편하길 기대할 수 없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질적인 삶을 향한 중요한 일부분이기 때문에 휴식 시간도 철저히 소중히 관리한다.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나만의 행복을 위해 한 가지만이라도 성의껏 휴식을 준비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