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여름 방학 걱정 없애기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여름 방학 걱정 없애기

   올 해도 벌써 일 년의 반이 거의 다 지나 벌써 6월에 들어 서고, 곧 여름 방학이 된다. 한국과는 달리 10주나 되는 긴 방학을 맞는 자녀들과 부모님들의 기대는 보통 서로 많이 다르다. 많은 경우, 아이들은 학교가 방학이니 슬립인을 하고 나서 침대에서 늦게까지 전화기를 만지며 뒹글 뒹글 시간을 보내기를 원할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는 집에 있기가 눈치 보여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 다니며 원없이 놀고 저녁 어스름에나 돌아 올 것이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숙제 걱정없이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할  것이다. 


     방학을 시작하고 며칠은 부모님들께서도 이러한 게으름을 참아 내시며, “아이구 우리 아이 학기 중에 고생했으니 좀 쉬기도 해야지” 하실 것이다. 하지만 한 두 주 지나 방학이 깊어 가고, 이러한 과정의 연속이 방학 생활의 습관으로 굳어질 때 즈음에는 걱정의 무게가 앞을 가려 더 이상 평정심을 갖기가 힘들어 진다. 날씨가 더워 지는 여름에 접어 들면, 자신도 모르게 이마에 흐르는 땀처럼 걱정이 머릿속을 헤집고 나오고, 급기야 한 여름 천둥 번개가 머리 속을 때리듯 화가 치밀어 오르게 되실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퍼붓게 되는 험한,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아니 넌 누굴 닮아서 이 모양이니?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이렇게 게임만 하며 생각없이 귀중한 방학을 허비하니?” 


이 불똥은 가끔 애꿎은 배우자에게 튀기도 한다. “당신은 아이 교육을 어떻게 시키길래 이렇게 계획없이 …” 이러한 정제되지 않은 말의 퍼부음은 부부와 자녀 관계에서 적어도 며칠 간 신뢰를 무너트리고 냉냉한 시간을 보내게 만든다. 그래서 방학 초반에 어그러진 부부/아이와의 관계는 방학 내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지난 몇 년의 경험으로 안다. 


     방학이 되면,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이 줄어 몸은 편한 면도 있지만, 방안에서 전화기나 게임기와 밤새도록 씨름하는 아이를 지켜 보노라면 마음이 너무 쓰여 참기가 힘들다고 하신다. 이렇듯 우리 아이의 게으르고 생각 없어 보이는 현실을 보며 참다가 그 인내심이 임계점에 다다르면, 깊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화를 내며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는 것이 우리네 보통 부모님들의 경우이다.


     필자가 심리학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방학을 앞 두고 작년에 범한 실수를 다시 범하지는 말자는 의미에서 어떻게 이러한 아이들에 반응하는 것이 좋을 지를 함께 생각해 보기를 원한다. 이러한 부모님들의 자식을 위한(?) ‘마음을 씀’은 당연히 해야할 일일까? 마음을 쓰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해야할 일이지만, 그러한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반응을 보이기 전에 좀 더 생산적인 방식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자. 


     우리말로는 같은 ‘마음씀’이지만, 명상이나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조금 다른 ‘마음씀’이 있다. 지난 5월이 “정신 건강에 대해 마음을 쓰는 달 (mental health awareness month”이었다. 팬데믹을 지나며 매스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인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 봄 (mindfulness) 이다. 이 ‘마음을 쓰다’는 영어로 “be mindful”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마음 내면의 상태나 환경을 자각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 속을 들여다 봄으로서 자신의 행동이나 반응의 내용과 원인을 알아 차리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각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생각, 감정이나 현재의 경험 등을 판단하거나 그것들에 반응함이 없이 바라 보고/성찰하고/지켜 봄으로서 파괴적이고 자동적인 습관이나 반응을 피하도록 돕는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자신을 성찰하는 실천 요령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나눠 알려 준다: 1)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쳐 버리라, 2) 현재를 받아 들이라, 3) 명상하라, 4) 당신의 감각과 교류하라, 그리고 5) 이러한 성찰의 태도를 당신의 일상 속에서 실천하라.


     먼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간 일과 앞으로의 일로 연결되는 방의 자물쇠를 채우고 안 보이는 곳에 던져 버린 뒤, 현재에 집중하라. 그리고 지난 경험에서 오는 회한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잠시라도 벗어나 자신의 저 마음 깊은 곳을 탐험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아, 이 걱정은 어제 밤 전화에서 친구가 자랑한 자녀의 습관과 우리 아이를 비교해서 촉발되었구나,” “흠, 이건 우리 아이가 내년에 고삼이 되니까 지금 이래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앞서 생긴 것이구나” 등을 찾아 내시면 한결 자신의 감정 대응법이 부드러워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방학이니 조금 여유를 갖고 우리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다 보시면, 그 여유와 성찰이 자녀/배우자와의 관계에 윤활유가 되어 덜 삐걱거리지 않겠는가?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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