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우리 아이가 갖는 중압감?
이제 꿀맛 같은 여름 방학도 반환점을 돌아가고, “아니 벌써”를 외치는 부모님들과 학생들은 마음이 점점 바빠진다. 특히 올가을에 고등학교 시니어가 되는 가정들은 가슴 저 깊은 곳에 무겁게 자리 잡은 대학 입시에 대한 걱정이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머리를 쳐들고 가슴을 아리게 파고든다. 이러한 부담을 반영하듯, 오늘 적어도 세 명 이상의 어머님으로부터 거의 같은 걱정을 들었다: “어제 아이와 대판 싸웠어요. 자기는 보통 아이니까 큰 기대를 접으라는 거예요.
이제는 머리가 커서 말도 안 듣고, 대들기까지 한다니까요,” “게임을 못 하게 했더니, 자기의 감정은 생각도 안 하고 점수만 올리라고 몰아붙인다고 문을 쾅 닫으며 반항을 하는 거예요.” 다른 한 어머니는 수화기 너머에서 “아니, 우리 애들은 도대체 누구를 닮았는지 하나같이 저에게만 못마땅한 감정을 퍼부어 대요. 제가 감정 쓰레기처리장도 아니고 …” 불평을 하시다가도 “하지만, 저한테라도 그러니 다행이지요” 하시며 감정이 격해지신다.
필자의 사무실이 있는 벨뷰에는 부모님들의 학력이나 지위, 재력 등이 상당하신 분들이 많다. 가끔은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때도 있다. 이런 가정들에서도 위에 말한 일들이 당연히 생긴다. 많은 경우, 자기 일들에 너무 신경이 많이 쓰이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니 자녀들의 교육에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극 정성으로 교육에 전념하는 부모님들과는 차이가 크게 난다.
이분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으레 많이 하시는 말씀, “뭐 꼭 좋은 대학 가야 성공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다가 보면 일반적으로 자신의 가정을 부양할 만한 자리는 차지하고 살게 되는 것이니까요.”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부모님이 한국이나 미국에서 갖은 고생 끝에 이곳에서 상당한 지위나 부를 누리시는 가정 자녀들의 경우에 이런 부모님의 태도가 꼭 문자 그대로 받아드려 지지는 않는다.
이런 부모님들의 경우 자녀들에게 대놓고 압박을 가하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이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고, 어떤 중압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왜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표가 날 만큼 압박도 하지 않는 부모의 중압감을 지레짐작하고 힘들어하는 것일까? 각가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자신과 부모를 은연중에 비교하는 마음에서 유래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오르지 못할 고지에 오른 부모들을 보며 자신의 게으름과 편한 환경에 젖어 인내를 모르는 상황에 미리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거치며 이런 좌절과 중압감이 깊어 간다고 한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과민한 불안 증세를 잘 알고 해소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다 보니 몇 년 전, 이맘때 열린 도쿄 올림픽의 바일스 선수가 생각난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미국 올림픽팀 내 최고의 기대주는 단연 시몬 바일스였다.
미국 체조, 아니 세계의 체조계를 대표하는 이 24살의 체조 선수는 당시 올림픽에서 그녀가 획득한 금메달 숫자가 아닌 다른 것으로 세계인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잘 아시는 것처럼, 체조의 전 종목인 6개 부분에서 금메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바일스는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받고 나머지 종목에서 기권한 뒤 마지막 종목인 평균대에서 동메달을 받는 것으로 경기를 마쳤다. 예상치 못한 기권의 이유에 대해 예선을 마치고 인스타그램에 남긴 그녀의 심경, “세상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기분”에서 기인한 메달에의 중압감으로 생각된다.
(전문을 보시는 것이 그녀의 중압감을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어 길지만 여기 소개한다: I truly do feel like I have the weight of the world on my shoulders at times. I know I brush it off and make it seem like pressure doesn’t affect me but damn sometimes it’s hard hahaha! The Olympics is no joke! BUT I’m happy my family was able to be with me virtu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