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마음속 보름달

전문가 칼럼

[박미영칼럼] 마음속 보름달

추석이다. 

동서남북 차별없이 보름달이 떠오른다. 어릴적 아버지가 보름달이 환하게 떠오를때면 불러 세워 소원을 빌으라고 한 기억이 난다.  특별한 종교를 의식한 그런것은 아니었다. 그저 소원이라는 말에 설레인 순간이다. 소원이 너무 많아 무엇을 선택할지가  행복한 고민이었다. 그래서인지 요즘도 둥근 달을 보면 왠지 꿈을 보는 거 같다. 매번 소원은 바뀌지만 지금도 둥근 달을 보면 소원을 맘속으로 빌어본다.


 보름달을 통해  가슴 속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겨나게 하고 꿈과 풍성함을 느끼게 해준 셈이다.

하지만 요즘은 한 가지 어린시절과 다른 점은 어린시절 보름달은 달밤에 환하게 비쳐지는 광각과 그 시원함은 마음까지도 커지게 만들었는데 나이들어 바라보는 보름달은 여전히 크고 변함은 없지만 내 마음은 작아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세월만큼이나 풍성하고 너그럽고 배려가 많은 사람이 되어 있어야하는데 보름달의 반도 못채워지는 반쪽짜리 마음으로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환하게 맞아주는 보름달을 보기가 왠지 쑥스럽고 미안하다.


익어가는 가을의 계절인 만큼 사람들 개개인 마음속에  둥근 보름달이 비추어지길 바란다.

보름달의 넓고 깊은 여유로 가족과 이웃을 챙기며 세모였던 마음들을 버리고 둥글이로 보내야 한다. 


달은 하나지만 삼라만상을 공평히 비추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보름달 처럼 마음의 주름을 활짝 피고  그동안 마음 쓰지 못했던 일과 사람들에게 작은 빛이라도 내어 준다면 마음속의 보름달이 두리둥실 춤을 출것이다.


이제는 나를 위한 소원보다는 실천으로 추석을 통해 어릴적 꿈을 심어준 보름달에 대한 보답을 해야할 것 같다. 추석은 풍성한 결실을 내려준 하늘과 조상에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간 사랑을 나누는데 참 뜻이 있다.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몸을 담고 있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명절과 보름달의 너그러움을 잊고 살 때가 많다. 


그렇지만 마음 속의 보름달은 어느때나 마음만 먹으면 환하게 비칠 수 있다는 걸 추석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면 추석이 우리에게 주는 명절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게 아닌가 싶다.

모든이들이 타국에서 맞는 보름달이 더 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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