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그날의 데스크(CMOTD) 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그날의 데스크(CMOTD) 1

오늘은 내가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그날의 데스크(CMOTD)를 지키면서 약속이 없이 찾아온 환자 고객들 또는 너무 일이 바빠서 일이 뒤처지는 카운셀러들의 일 처리를 도와주는 날이다. 


우리 과의 직원 39명이 돌아가면서 그날의 데스크를 자리를 커버해주는데 오늘은 내 차례가 되어서 내가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일층 데일리 커버 데스크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윈도우 문을 여니 이미 찾아와서 기다리고 있던 고객중 지난달에도 만난 적이 있는 고객인 수단 출신의 전쟁피해자인 00가 반갑다며 내가 그날의 데스크의 윈도우를 열자 윈도우 바로 앞에서 굿모닝!이라며 아는 체를 해오며 자기 돈을 달라고 한다.


그래, 오늘 네가 여기에 와서 돈을 찾는 날이 맞아?라고 물어보니 00는 술 냄새를 확확 풍기며 돌아가지 않은 혀로 말을 한다.

그럼(Of course!)


그래! 그럼 잠깐만 기다려보라고 한 후에 그날의 데스크로 돌아와 앉아서 컴퓨터를 켜놓고 00를 담당하는 카운슬러의 메모를 아무리 찾아 보아도 00의 돈을 오늘 지불하라는 메모가 없었다. 


00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와서 돈을 찾아가게 되어있는데 어제 와서 정해진 돈을 찾아갔으니까 수요일인 내일 와서 찾아가면 되는데 어제 찾아간 돈을 술로 다 써버린 00는 돈이 아쉬운 대로 오늘 와서는 일단 떼를 써보는 것이다.


물론 이들에게 지불되는 돈은 본인들의 돈이니까 마음대로 꺼내 써도 되겠지만 이들이 돈 관리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주정부 사무실에서 우리 사무실이 노숙자, 정신질환자, 중독자들의 수령자(페이)가 되어서 매달 지급되는 웰퍼어 중 쉘터 머무르는 비용을 지불한 나머지를 한 달에 4주나 5주일 경우 돈을 나누어서 매주 돈을 지불해 주는데 때로는 이들 중 일주일 분의 돈을 찾아가면 당장 그날로 돈을 다 써버리거나 잃어버리고 와서는 또 돈을 달라고 떼를 써 대는 고객들도 있기에 특별히 한꺼번에 돈을 써버리고 또다시 찾아와 똉깡을 부리는 고객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씩으로 오게 하여 돈을 나누어주려니 이일은 우리에게도 또한 고객들에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지만 그래도 이러한 방법들이 제정신 줄이 아닌 고객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이기에 이런 방법들을 쓰는데 오늘 찾아온 00는 내 고객이 아니고 담당 카운슬러가 정신적 스테레스가 너무 많아서 병가를 내고는 한 달째 쉬는 중이었다. 


물론 담당 카운슬러가 병가를 내기 전 00가 어떻게 돈을 수령하는 지에 대해서 자세히 컴퓨터에 입력을 해놓아서 우리는 고객의 화일을 열면 다 볼 수 있는데 정신 줄을 놓은 고객들은 일단 먼저 우기고 본다.


내 돈이니까 다 달라고 한다.

오케, 어디 보자구라고 답을 한 후 이 고객의 파일을 열어보니 월요일 40불 수요일 40불 금요일 60불(토요일과 일요일 사무실 문을 닫으니)인데 오늘은 화요일이라 수령이 안 되는데 일단 와서 떼를 써보는 것이다.


나는 그날의 데스크 바로 윈도우 앞에서 술에 취해 몸도 겨우 버티고 서있으며 입에서는 술 냄새가 푹푹푹 풍기는 이 정신 줄 놓고 있는 고객 앞에서 윈도우 너머로 좀 더 뒤로 물러나서 미안한데 너 어제 와서 돈을 찾아갔지 그게 얼마지?라고 물어보니 40불이란다.


그럼 오늘은 무슨 요일이지?라고 물으니 모른단다.

그래, 그럼 내가 달력을 보여줄까? 오늘은 화요일이지!


네가 두 번째 돈을 찾아가는 날이 언제지?라고 물어보니 잘 생각이 안 난단다.


어쩌면 술에 취해 날짜 감각이 없을 수도 있고 또 알면서도 일단 우겨보자라는 생각으로 모른다고 할 수도 있겠다 싶어 그럼 내가 알려주지! 

너는 내일 또 40불을 찾아갈 수가 있어!라고 답을 해주니 00는 휘청거리는 몸을 겨우 가누며 자기가 돈이 없어서 배가 고프니 오늘 돈을 찾아간단다. 


나는 일단 정해진 룰이 있어서 줄 수가 없는데 네가 배가 고프다니까 내가 갖고 있는 컵라면을 뜨거운 물을 부어서 하나 줄 수는 있어?라고 물어보니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며 휘청휘청 대는 00가 돈이 필요하단다.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가 임의로 돈을 찾아가는 날을 변경을 할 수도 있는 거라서 일단 내일 찾아갈 돈을 오늘 줄 테니 네가 여기에 사인을 하라고 서류를 내밀며 네가 오늘 돈을 찾아갔으니 내일은 절대로 오면 안 되는거야?라고 말하면서 사인을 하라니까 돈을 준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아진 정신 줄이 오락가락하는 00이 이빨이 다 빠져버린 입을 크게 벌리며 행복하게 웃으며 사인을 하면서 큰소리로 얘기를 한다.


I love you Regina!


나는 사인을 하고 있는 정신 줄이 오락가락하는 고객을 바라보면서 You don’t have to love me!(아니야, 나를 사랑하지 말아줘!)라고 답을 주는데 혹시라도 이 정신 줄이 왔다 갔다 하는 이 고객이 사고를 칠까 봐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무장한 우리 사무실 안전요원 두 명이 키득거리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나는 눈짓으로 우리 무장 안전요원을 바라보며 뭐가 잘못됐니?라고 물으니 주머니에 권총을 차고 제복을 입은 내 크기보다 두 배나 될 것 같은 두 안전 요원이 이미 사인을 하고 억지로 돈을 받아간 고객이 비틀거리며 자리를 뜨자 웃으며 말을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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