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로비에는 세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을 텐데도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나는 사무실 서류 방에 다녀오느라 아이들이 놀고 있는 앞을 지나 내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아이들을 보며 참 기특한 아이들이라 생각했다.

아이들이 두 명만 모여 있어도 시끌벅적할 텐데, 어떻게 세 아이나 있는데 이렇게 조용할 수 있을까?

얼마 후, 인테이크를 거쳐 케이스가 배정되었고, 내가 맡아야 할 케이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 아이들과 엄마 카산드라, 아빠 파코는 내 사무실로 들어와 앉아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을 쳐다보니 멕시코계의 정감 있는 모습보다는 스페인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하얀 피부에 기품 있는 외모였다. 아이들은 말끔하게 차려입었고, 엄마인 카산드라는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 있었다.

아빠 파코는 훤칠한 키에 큰 맑은 눈을 가진 청년이었다.

아이들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수줍은 얼굴로 환하게 웃었는데, 그 웃음이 얼마나 해맑은지 그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파코는 26살, 카산드라는 24살이다.

첫째 아이 이름도 엄마와 같은 카산드라다.

카산드라는 6살, 둘째 앨리스는 4살 반, 막내 자시는 이제 한 살 반이다.

파코와 카산드라는 미국에 밀입국한 부부였다.

어떻게 미국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아서 나도 묻지 않았다.

그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집과 음식이었다.

어떤 이유로 미국에 왔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세 아이 중 막내 자시만 미국 태생인 것으로 보아, 큰아이 둘은 멕시코에서 넘어올 때 함께 온 것 같았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