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이야기] 변화하는 한인 장례 문화

전문가 칼럼

[장례 이야기] 변화하는 한인 장례 문화

한인 사회에서도 전통적인 매장 대신 화장을 선택하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내 한인들도 점점 화장을 선호하는 추세이며, 장례식 또한 많은 조문객이 참석하는 방식에서 가족 중심의 간소한 가족장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20~30년 동안 점진적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가장 큰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모임이 제한되면서 간소한 장례가 자리 잡았고, 경제적 부담과 문화적 변화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했습니다. 특히 장례를 주도하는 세대가 미국 문화에 익숙한 2세들로 바뀌면서, 보다 실용적이고 간소한 장례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화장률은 이미 95%를 넘어섰고, 미국 전체 화장률도 60%를 초과한 가운데, 워싱턴 주는 약 80%의 화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주류사회의 변화 흐름을 고려할 때, 한인 사회의 변화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입니다. 경제적 부담을 고려할 때 화장을 선택하는 것이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시대적 변화라기보다는, 많은 부모 세대가 남은 가족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형식적인 장례 절차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편안한 장례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고인 스스로 화장을 유언으로 남기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장례를 주관하는 세대가 2세들로 바뀌면서 화장 선택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회나 단체 활동이 활발했던 1세대와 달리, 미국 주류사회에서 성장한 2세들은 보다 실용적이고 간소한 장례를 선호하는 경향이 큽니다. 


이들은 묘지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는 것보다, 현실적이고 친밀한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례식 모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100명 이상의 조문객이 참석하는 장례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10~20명 규모의 가족장 형태가 대세입니다. 이는 화장 증가와 함께 한인 장례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입니다.


유족들 또한 조용한 장례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이 장례식 참석을 부담스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인 사회의 장례 문화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있습니다. 화장의 증가, 가족장 중심의 소규모 장례식, 유골을 자연으로 회귀하거나 보관하는 방식의 변화 등은 모두 시대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비용절감이나 실용성 때문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보내는 방식이 더욱 현대적이고 유연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장례는 단순한 의례를 넘어, 남은 가족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더욱 개별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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