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가스라이팅(1)
가스라이팅이라는 뜻은 상황 조작을 통해 상대방의 자아를 흔들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증폭시켜 상대방을 자유자재로 다루거나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이나 정신력을 탈취하거나 마비시키는 것을 말한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의 유래는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이 1938년도에 발표한 희곡(Gaslight)에서였다.
희곡의 내용은 남편이 미쳐가고 있다고 믿도록 천천히 조종하는 여성에 대해 영화 속의 주인공인 남자는 이유 없이 깜박이는 불빛을 보지만 남자는 모든 게 다 자기의 생각이라고 믿는다.
아내의 집중적인 생각의 강요로 인하여 남편은 자기가 여성에게 조종당하는 것을 인지할 수가 없게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라고 믿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욕망에 동기를 부여받고 상대방이 자신의 온전함, 기억력, 지능 및 자존감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어 상대방의 자존감을 파괴하고 가스라이팅을 행하는 사람을 의지하게 한다.
“막대기와 돌은 부러뜨릴 수 있지만 말은 결코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는 옛 속담은 가스라이팅 피해자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사람이 취약한 상태에 있는 동안 자신에 대하여 반복적인 말을 듣는 사람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심리적 압박에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없는 상태가 되어진다.
몇 주 전부터 지속적으로 오던 전화를 받고 바쁜 스케줄에 만나서 이분의 이야기를 듣는데 30분의 약속이 두 시간이 지나도록 이 여자의 이야기에 몰두를 할 수가 있었는데 내용인즉 이 여자는 거의 25년간 한 남자와 길고 긴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 여자는 시간이 이렇게 갈수록 자괴감이 든다며 레지나 선생님이 도와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다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이 여자는 50대 중반의 나이보다 훨씬 앳돼 보이며 말도 조곤조곤 부드럽게 하는 편이고 여성적이고 순해 보이는 여자였는데, 몇 달 전부터 몇 번씩 전화가 오다가 끊어지고 어쩌다 내가 받으면 다시 전화를 끊고 하기를 서너 번째. 내가 여자의 전화에 지금부터 전화를 하다가 끊거나 전화 용건을 말하지 않으면 전화를 그냥 블락시키겠다고 말하니 상대방의 전화기에서 목소리가 작고 자신이 없는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지나 선생님, 오랫동안 신문의 컬럼을 통하여 선생님을 자주 본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동안 몇 번 전화를 걸다가 망설여지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옳은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입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 여자는 25년 전 자식 둘을 낳고 결혼해 살던 남자의 폭력에 지쳐 도망하다시피 이곳 시애틀로 와서는 겨우 이혼을 하고서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살아가던 중 자기가 일하던 음식점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조금 나이가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남자는 식사를 하러 여자가 일하는 음식점에 자주 들러서 여자에게 팁도 후하게 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다가 어느 날 그 남자가 여자의 쉬는 날에 근사한 곳에 구경 가자며 초청을 해와 마침 여자도 남편에게 두고 나온 아이들과도 연락이 안 되고 혼자서 외로운 터에 남자의 초청에 함께 바닷가로 구경을 함께 가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이 되었는데 점점 남자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남자는 여자에게 ‘너’하고 결혼을 하고 싶은데 자기 아내가 이혼을 해주지 않으니 내가 사랑하는 것은 당신 뿐이야. 내 아내와는 교류가 없어 그냥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이야. 어떻게 생각해보면 나처럼 불행한 놈이 없어!(여자의 동정심을 유발해서 여자의 마음에 모성애의 본능을 느끼게 한다)
너는 내 곁을 떠나면 너를 나보다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가 없어.
나는 네가 있어야만 살 수가 있다고!
네가 없다면 내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어.
이렇게 예쁜 너를 내가 가질 수 있다니 너는 분명히 천사일 거야!
당신에게는 문제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나하고 있어야만 안전해!
이런 말을 20여 년간 여자를 만날 때마다 들려주고 옆에 있기를 강요해 왔다는데, 여자의 이야기인즉, 남자는 여자의 어려운 생활에 가끔씩 몇백 불의 돈을 손에 쥐어주면서(남자는 사업체를 몇 개씩 갖고 있으며 부유한 생활을 하는데) 여자는 음식점에 나가서 웨이츄레스를 해서 돈을 모아 겨우 살아가는데 여자가 차 페이먼트 보험 집값에 늘 빠뜻해 해서 혹시 나에게 돈을 좀 줄 수 있어?라고 물어보면 돈 관리는 아내가 다하기 때문에 돈을 빼 올 수가 없다며 주머니에 있는 돈 몇백 불을 꺼내어 주면서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돈이야! 하면서 여자와의 20년 관계를 유지해 오는데 남자는 여자와 만나면 하룻밤을 지내고 가면서 여자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나는 당신이 해주는 밥이 정말 맛이 있어 당신도 내가 이렇게 밥을 먹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을 해야 돼.
여자는 이 남자와의 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금씩 느껴가며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면 남자는 어떻게 그 느낌을 눈치를 채고는 “당신은 나하고 헤어지면 당신 인생을 포기할 수도 있어! 당신에게는 내가 전부잖아! 라는데 여자의 말인즉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기는 혼자 살아왔고 아이들과도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고 막상 여자가 혼자면 어떻게 될까 무서워서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를 못하고 또 20여 년간 남자와의 관계에서 “정”이 들어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