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옛날엔....”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옛날엔....”

오늘은 달나라는 가까워졌지만 마주 보는 이웃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옛날엔 먼 길을 걸어서라도 어른을 찾아뵙고 인사를 했지만 오늘은 자동차를 타고도 어른을 찾아볼 줄 모른다. 옛날엔 병원은 별로 없어도 아픈 곳이 적었는데 오늘은 병원은 엄청 늘었는데 아픈 곳은 더 많아졌다. 


옛날엔 사랑은 적게 해도 어린애는 늘어났는데 오늘은 사랑은 많이 해도 어린애는 줄어들고

있다. 옛날에는 지금보다 짧게 살았어도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았는데 오늘은 옛날보다 길고 오래 살아도 불행하게 미간을 찌푸리며 울상으로 살아간다. 옛날엔 대가족이 함께 살아도 싸움을 모르고 살았는데 오늘은 소가족이 살아도 싸움이 너무 많다. 


옛날엔 범죄가 거의 없어서 법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었지만 오늘은 범죄가 많아서 법이 없이는 도무지 살아갈 수가 없다. 옛날엔 콩 한알도 이웃과 나누기를 좋아했지만 오늘은 이웃의 콩 반 쪽도 빼앗으려 한다. 옛날엔 어른이 대접과 공대를 받고 살았지만 오늘은 젊은이가 대접 받기를 좋아하고 원한다. 


요즘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좌석 때문에 젊은이가 노인을 홀대하고 욕을 하고 심지어 노인을 때려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 예부터 한국을 동방의 예의가 바른 나라로 전해 왔는데 요즘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말하자면 동방무례지국이 되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엔 명절이나 오랫 만에 어른을 찾아뵈면 큰절부터 했는데 요즘엔 서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한다. 


우리가 학창 시절 때 전차나 버스를 타면 으레껏 서서 갔는데 요즘엔 청소년들이 좌석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즘엔 노인이 전철이나 버스 안에 서 있어도 젊은이들이 모르는 척 눈을 감고 있다. 옛날엔 동성 연애와 동성 결혼 등은 상상도 못했는데 요즘엔 그런 낱말들이 평상어가 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옛날에 우리가 중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여학생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옆에 있어도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는데 요즘엔 그냥 예사 친구처럼 여학생과 만나고 서로 손은 잡고 이야기한다. 


사귐이 조금 깊어지면 길에서 키스도 한다. 전에는 전차나 버스 안에서 청소년이나 학생은 아예 좌석에 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자리를 청소년들이 차지하고 어른이나 노약자가 앞에 있어도 못 본 체한다.

요즘엔 내가 낳은 자식한테도 마음대로 이야기를 하거나 심부름을 시키지 못한다. 미리 전화나 카톡으로 물어보고 이야기를 하거나 심부름을 시켜야 한다. 


아이들에게 잘 못 하거나 잘 못 보이면 어른이 봉변을 당하거나 심하면 매를 맞는 일도 일어난다. 무턱대고 반말로 길을 묻거나 무슨 질문을 하면 아예 대답을 하지 않는 청소년들도 있다. 참으로 어렵고 기이한 세상에 되었고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다. 우리는 이제 늙어서 앞으로 얼마간 살다가 가지만 아직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앞이 창창한데 어떻게 그들의 세상이 변할는지 모른다. 


옛날에는 유교의 영향이나 전해 내려오는 풍속으로 장유유서(어른과 젊은이의 질서와 서열)의 질서가 정연했는데 요즘엔 그런 예의가 사라졌고 그런 말을 하면 꼰대 소리를 듣거나 전근대적인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다. 물론 지금도 교육을 제대로 받고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예의를 잘 지킨다. 아무튼 세상은 계속 변화하고 발전한다.


이것은 누구의 힘이나 정치적으로도 제어할 수가 없다. 예의범절은 스스로 알아서 지켜야 하는 것이지 누구의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가정과 학교에서 아직도 그런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학생들은 별로 귀담아 듣지 않는다. 옛날에는 어른이 대접을 받고 살았는데 요즘엔 젊은이들이 대접 받기를 좋아한다. 그런 야릇한 세상이 되었고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어느 노인의 글에서 읽었는데 자신은 이 세상에서 오래 살고 싶지 않고 속히 하늘나라로 가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하늘로 이사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명령이다. 옛날에는 명절이나 생일에 어른들이 대접을 받았는데 요즘엔 어른을 찾아 뵈면 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변화하는 지 예측할 수가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독신으로 살기를 좋아한다. 


앞으로 300년 후에는 나라가 빈 땅만 남을 수도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너무 가난해서 어른을 산에다 버렸는데 요즘엔 너무 경제적으로 풍부해서 어른을 경시하고 무시한다. 부모가 재산이 없으면 아예 부모 취급도 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참으로 재미없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0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