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하기 싫은 일 - 시애틀한인로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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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칼럼] 하기 싫은 일 - 시애틀한인로컬칼럼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게 인생이 둥글게 조화를 이뤄야하는데 보고 싶어 하는 것들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전후 사정없이 내친다.

하기 싫은 일, 보기 싫은 사람이라도 참아 내야한다는 덕행은 이제는 옛말이다. 오로지 흐르는 감정에만 충실한다.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멀리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함께 하면 편하고 언제나 즐거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함께하면 불편하고 성가신 사람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성취감을 느끼지만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면 지루함을 넘어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

그래서 죽기보다 싫은 일 또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애써 노력하라고 강요한다면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기 싫고 너저분한 물건들이 눈앞에 걸리적거리면 그 물건을 정리하고 치우는 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요즘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 지인이 말한다.

결단력이 쉽고 빠르게 진행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에 뭔가를 이루어야 하고, 뭔가를 얻기 위해서 분주하게 살아가는 삶도 공감하지만 한 번 쯤 보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한  깊은 고려와 생각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우려한다.

"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일도 맘처럼 쉽지 않은데 구지 뭐하러 싫은 일과 사람들을 애써 신경 쓰며 살아야하나 눈앞에 보이는 좋아하는 일만 해도 벅차다"고 말한다. 또한 부질없는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기 보다는 싫은 느낌대로 표현하는 일도 모두를 위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한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솔직한 직선적인 표현은 허용되나 의도적인 반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첨부시키는 반칙은 없어야 한다. 

인지 편향을 극복하라고 권유하지 않지만 보고 싶지 않은 것, 하고 싶은 것 사이에는 반드시 규칙이 있어야 한다. 

결국 인간은 혼자만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므로 보고 싶지 않는 것까지 포용하는 이들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리더는 반드시 단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질서를 정립시키는 일도 중요한 리더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은 일만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살면서 알아가는 것은 함께 하기 싫어하는 것들이 늘 내 주위에 너무나 많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매번 반박하고 불평하고 피해 다닐 수만은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떠한 경로를 통해 하기 싫은 것들과 직, 간접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하기 싫은 것들에 대한 시간 낭비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 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개의치 않고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그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점점 의식에서 멀어져 공중에 흩어지게 될 것이다.

반칙 없이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수행하다보면 자신의 성취감이 두텁게 쌓이기 시작해 하기 싫은 것들도 자연히 받아들여지게 된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행복은 하기 싫은 일에 대한 불행을 앞서 이길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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