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칼럼] 호세의 세상(2) - 시애틀한인로컬소셜칼럼
형들은 호세를 배부르게 먹여주었다. 옷도 사주었다.
형들이 시키는 일은 도둑질도, 남을 때리는 일도 나이가 한참이나 많은 아저씨들이 벗으라면 다 벗고 그들이 원하는 짓들을 하게 놔두면 형들이 호세를 칭찬하면서 호세 네가 얼마나 훌륭한지 아느냐면서 모든 형들이 칭찬을 해주었단다.
호세는 형들이 칭찬해주면 왠지 우쭐대며 행복해졌다.
형들이 시키는 일들은 무엇이든지 하고 싶었다.
형들은 어린 호세에게 코케인에 중독되게 해 항상 형들을 의존하게 만들었단다.
호세는 텍사스를 떠나 안 가본 곳이 없게 돌아다니다가 세월은 훌쩍 30여 년이 흘렀고 지금은 이곳 시애틀에 온 지 2년이 되어간단다.
그 호세를 오늘 내가 만나면서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상담실로 돌아왔는데 내 사무실에 와보니 내 셀폰이 없었다.
사무실 안에 여기저기 찾아보아도 내 갤럭시 셀폰이 행방불명이다. 사운드도 무음으로 해놓아서 찾기도 어렵다. 사무실에 함께 일하는 로빈의 전화를 빌려서 전화 다이얼을 돌리며 이곳저곳을 찾아보아도, 내 셀폰은 어디로 갔는지? 마음이 심란해서 내 사무실 책상에 앉아있는데 사무실 전화벨이 울린다. “헬로우! 하이 레지나! 디스 이즈 호세!” “오케, 왓스 업?”
“I have a your phone?(내가 네 전화 갖고 있어)” “물론이지 지금 내 전화로 Are you crazy You took my phone?(어떻게 내를 네가 가지고 가냐고?)”
“Bring my phone?(내 전화 가지고 와?)” “No(노)” “Give me $60.00(60불만 주면 가지고 갈게?)” “What?(뭐라구) Are you crazy?(너 지금 미쳤구나?)”
“Give me $40.00 No(그럼 $40.00만 줄래?)”
“Ok, give me $20..00(아니 $20.00만?)” “No, Jose if you don’t bring it to me I will report to the police.(너 지금 내 전화 안 갖고 오면 경찰에 알릴 거고 또 우리 사무실엔 다신 못 올 거야?)” “Jose said what about $10.00 doller?(그럼 $10.00만)” “난 잠시 생각하다가 목소리를 아주 낮게 낮추며 너 지금 내 전화가 지고 와? 무조건 가지고 와? 호세는 나에게 계속해서 딜을 한다.
10불만 줘.
잠시 생각하다가 비싼 전화기만 잃어버리면 나만 손해다 싶어 그래 10불 줄게 가지고 와
호세는 나에게 다시 딜을 한다 레지나 너희 사무실에 말 안 하는 거지?
그래 말 안 할 테니 가지고 와.
얼마 후 호세가 내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호세의 손에 돈 10불을 쥐어주었다. 정말 팔아먹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다행히도 전화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호세는 나에게 고맙다며 인사를 꾸벅한다. 그리고는 레지나 이 은혜는 꼭 갚을게! 아니 안 갚아도 좋은데 너 남의 것 안 가져가면 안 되겠니?
이들을 신고해 보았자 이 정도 일 가지고는 경찰도 오지 않고 또한 내 사무실에 리포트해 보아도 당분간 못 들어오게 하는 정도니까 별 효과가 없다. 그런데 나는 호세에게 기회를 주고싶다. 남에게 학대만 받고 천덕꾸러기, 거지처럼 살아옴인 생이었던 호세에게 작은 희망의 줄기를 붙잡게 하고 싶은 거다.
결과? 물론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사람이 변한다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니까는…..
호세는 그 큰 눈을 꺼벅거리며 말이 없다.
호세가 집을 나온 후 만난 세상은 쉽지가 않았다 8살짜리의 아이는 햄버거 하나를 얻어먹기 위해 마약을 딜리버리 해주고 가게에 들어가 훔치고 남의 주머니를 노리고 망을 보고 멋진 신사가 운전해가는 거리에서 손을 들어 차를 세우며 이들의 차 안에 타서 이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신사들은 어린 호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몇 불의 돈을 쥐어주었다.
호세는 돈이 손에 쥐어지면 무작정 햄버거집으로 향해서 방금 튀겨낸 프렌치프라이와 햄버거로 배를 채우며 넌 너무나 행복했다. 빨리 먹는 게 돈을 안 잃어버리는 길이다.
형들이 알게 되면 호세가 번 돈을 다 빼앗기니 돈만 생기면 형들 몰래 구석을 찾아다니며 무조건 먹어두었다. 배곯는 날이 더 많으니까 형들은. 호세나 어린 고아들을 시켜서 번 돈으로 코카인이나 헤로인 같은 약을 사서 주사를 놓으며 환각 상태에 빠져가고는 했다.
물론 형들과 함께 호세도 형들 이주는 대로 받아먹고 함께 주사를 놓고 그러면 세상에 부러운 것 없었다. 엄마·아빠 있는 애들이 부럽지도 않았다.
약에 취하면 이때만큼은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었다. 호세 나이 12살 아직도 아이 호세는 그렇게 세월을 보내오면서 안 해본 일이 없고 안 가본 곳이 없게 전 미국을 떠돌아다녔다.
호세가 우리 사무실 00의 케이스였는데 오가며 친근하게 대해주는 내가 편하게 생각되었는지 가끔씩 우리 사무실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하려면 자기 담당자에게 가지를 않고 나를 찾았다.
물론 우리는 내 경우가 아닌 경우엔 컴플릭을 줄이기 위해 담당자에게 부탁하라고 하며 담당자에게 일단은 보낸다.
안경을 잃어버린 호세가 설명을 다시 한다.
약에 취해서 길바닥에 널브러져 자고 있는 데 어떤 놈이 자기 안경을 빼어갔단다.
하기야, 이들은 잠자는 이의 입안에서 틀니도 빼앗아가니까. 그리고 이들은 그것들을 자기들이 필요한 것들과 바꾸기도 한다. 어쩌면 호세가 훔쳐간 내 갤럭시 전화도 호세의 약으로 바 꿔질 수가 있었는데…
내가 호세에게 물어보았다 너 웬일로 내 전화 가지고 왔지?
호세가 이야기를 한다. 레지나가 좋은 사람이니까! 지난번에 레지나가 준 한국 라면 너무 맛이 있었어. 나는 가끔 친구들에게 컵라면 몇 박스 사줘? 라고 부탁을 하기도하고 때로는 내 주머니를 털어서 컵라면 몇 상자를 사서 싣고 다니며 배고픈 이들에게 컵라면을 건네준다.
난 새벽에 일을 시작한다.
집에서 6시 30분 버스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7시 15분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모든 직원이 출근하는 9시까지 나는 조용한 시간에 서류 정리하는 일을 거의 끝내버리고 낯에는 고객 상담을 한다.
새벽에 거리를 다니다 보니 가끔은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하는데 시애틀의 도심 거리는 춥고 또한 새벽 5시면 주거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홈리스 고객들로 인하여 거리가 위험하기도 하다.
그런데 나를 만나는 홈리스 고객들이 나를 지켜준다.
내가 모르는 정신없는 홈리스들에게 둘러싸이면 나의 아니 우리 사무실 홈리스 고객들이 나를 알아보고는 사무실에 온전히 도착하기라기까지 동행해주기도 한다.
내가 이들을 어떻게도 와야 할지 아니 얼마만큼도 와야 할지 나도 잘 모른다. 알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도 누군가가 필요한 거고 나는 이들을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기쁘게 하는 거 고이 들이 변화되든 안 되든 생각과 기대 없이 이들의 삶 속에서 그 누군가가 자기들하고 함께했다는 기억이라도 갖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