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목 회계칼럼] 647. 성장주의와 저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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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목 회계칼럼] 647. 성장주의와 저축 2

지난 주 칼럼(646)에서 본 바, 저축과 투자가 같은 금액인 이유는 경제학자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도록 그 두 개념을 정의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투자와 저축의 금액이 같아지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아래의 표를 작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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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줄의 이름을 a에서 k까지 붙여 두었다. 가로줄 a는 어떤 마을의 생산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것이다. 각각 한 가족이라고 해도 좋고, 여러 가족이라고 해도 좋다. 비교적 원시 상태의 단순한 마을을 하나 생각해 보았다.

위의 표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a부터 f가지는 생산으로 인한 소득에서 소비를 뺀 나머지가 세 그룹 각각에게 어떠한 금액의 저축으로  귀결되는지를 보여준다. 갑 그룹은 150이라는 가치의 농산물을 생산하여 30은 자가소비하고 100은 을 그룹에게 팔고 20은 병 그룹에게 팔았다. 농산물의 재고는 증가하지 않았다. 을 그룹은 650이라는 가치의 의복 등 농산물 아닌 소비재를 생산하여 440은 자가소비하고 100은 갑 그룹에 팔고60은 병 그룹에 팔았다. 증가한 재고품 50은 거시경제학에서 말하는 투자, 즉 지난 주 칼럼(646)에서 말한 투자(1)의 일부다.

병 그룹이 생산한 100이라는 가치의 곡물창고는 소비되는 물건이 아니므로 병 그룹의 손에 그대로 있다. 병 그룹은 이것을 갑 그룹에 임대하고자 한다. 이 창고는 앞 문단에서 언급한 투자(1)의 일부가 된다.   

여기까지의 분석에서 맨 오른쪽 세로줄을 더듬으면, 투자(1)은 을 그룹의 손에 50만큼, 병 그룹의 손에 100 만큼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그 두 그룹 각각의 저축(1)은 아니다. 두 그룹 각각의 저축(1), 각 그룹의 현금 저축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살핀 다음에야 계산해닐 수 있다.

표의 가로줄 g부터 i까지는 각 그룹이 저축해둔 현금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보여준다. 가로줄 g는 가로줄 b에서 일어난 일을 반영하고 있다. 농산물의 흐름과 현금의 흐름은 서로 반대이며, 현금을 주고받는 세 그룹의 사정을 합하면 그 마을 전체의 현금 증감은 영(0)이 된다. 가로줄 h는 가로줄 c에서 일어난 일을 반영한다. 의복 등 농산물 아닌 소비재의 흐름과 현금의 흐름은 서로 반대이며, 현금을 주고받는 세 그룹의 사정을 합하면 그 마을 전체의 현금 증감은 영(0)이 된다. 가로줄 i는 세 그룹 각각의 현금 저축이다. 병 그룹은 아무 것도 팔지 않고 돈을 쓰기만 했으므로, 병 그룹의 현금 보유액은 80만큼 감소되어 있다.

가로줄 j 는 맨 오른쪽 세로줄에 표시된 투자(1) 항목의 소재지를 밝혀 놓은 것이다. 이것과 가로줄 i를 보태면 가로줄 k의 저축 총액이 된다. 이것은 가로줄 f에 보이는 바와 같다.

이만큼 해놓고 보면, 저축(1)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인다. 저축(1)이란, 투자(1)의 지분이다. 경제주체 각각의 저축(1), 투자(1)의 소재지를 파악한 다음 생산에서 그 소재지 확정까지에 이르는 현금의 흐름을 반영하면 계산되어 나온다. 한 마을 전체로 보면 투자(1)과 저축(1)의 금액이 같다. 그것은 기업 대차대조표의 차변과 대변을 연상시킨다. 이 문단의 지분이라는 표현은 기업회계에서 온 것이다. 그런데, 지난 주 칼럼(646)에서 본 바, 저축(1)은 케인즈의 틀 속에서의 저축만이며, 우리가 아는 저축은 더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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