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교회] 나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하나님 - 시애틀한인 교회칼럼

전문가 칼럼

[오아시스 교회] 나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하나님 - 시애틀한인 교회칼럼

그때가 이미 토요일 저녁 5시경이나 되어있어서 ‘아, 이번에는 하나님이 내 소원을 들어주시지 않으려나 보다’라고 마음을 스스로 내려놓고 달랬습니다. ‘할 수 없지 뭐. 주님이 내 맘 아시면 돼.’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내게 친절히 대해주던 의사가 나를 보더니 “미세스 리, 그 혈관 의사 아래층에 있어. 너를 수술해 주고 갈 것 같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럼 낼 아침 예배에 갈 수 있겠네요?” 그러니 가능하다는 거였어요! 와아! 하나님이 이렇게 일하시고 계실 줄이야! 그때 어떤 젊은이가 와서 나를 침상째 들고 내려가 수술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토요일 저녁 6시 반, 마지막 수술로 나를 도와주는 그 천사들! 다만 수술 후에 와 보니 그동안에 저녁 식사를 가져온 사람이 침대조차 없는 것을 보고 퇴원한 줄로 알고 식사를 두고 가지 않아 밤새 쫄쫄 굶었어요. 그리고 배가 고프니까 얼마나 잠이 안 오던지! 낮에 고모가 죽을 멀태로 끓여왔다고 도로 보낸 것이 얼마나 후회되고 방정맞은 소치였던지 후회하고 회개했습니다. 그러나 주일날 교회 가게 된 일이 잠이 안 올 정도로 너무나 기뻤어요. 잠이 안오니까 다리는 더욱 푹푹 쑤시고 아픈데 집에서 먹던 마약 성분 약은 절대로 안 주어서 밤을 꼬박 지새우고 새벽 6시에 일어나 병원 복도를 걸으면서 찬양이 입에 가득하여 마스크 옆으로 새어나갔습니다. 네 목소리 예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죠. 30분 늦기는 했지만, 다행히 마스크로 가려서 화장도 못하고 초췌하고 냄새나는 모습을 대강 감추었지만, 교회 주일예배에 안 빠지고 참석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제겐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요즈음같이 온라인 예배가 드려지는 때에 무얼 그러느냐 할지도 모르지만 어디 그게 같나요? 목사님의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말씀을 얼굴을 대하고 직접 들으며 예배당에 앉아있는 이 큰 행복!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예배가 다 끝나자 목사님께서는 잠시 자리에 앉으셨다가 다시 단에 나가시더니 저를 일으켜 세우시고 모두에게 안수하는 심정으로 기도의 두 손을 뻗으라 하셨고 그 자리 140여 명의 성도들이 저를 향한 사랑의 손짓은 굉장한 광경이었습니다. 목사님은 기도를 큰 소리로 선포하셨 습니다.

    "이 권사를 괴롭히는 병마는 천지의 주인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떠나갈지어다. 모든 질병은 고침을 받을지어다!"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내 눈에선 눈물이 빗물처럼 고여서 손으로 훔쳐내느라 혼이 났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기도하시던 목사님 때문에 병이 떠나갈 수밖에 없는 것을 믿게 됩니다.

    1. 응급실에 들어간 날 여러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눈 아들은 내게 비관적인 견해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 아이는 의사가 너무 낙관적인 소견을 예견하는 것보다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치료하는 것이 차라리 안전하다는 평소의 소신이 있는데, 그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면서도 겁나게 느껴지거나 화가 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엄마, 아마도 엄마의 신장이 망가졌을 수 있고, 그렇다면 평생 투석하며 살아야 할지 몰라. 다리 부은 것은 다른 수가 없어. 그냥 견뎌야 할 거야." 세상에, 이삼일 동안 음식도 안 넘어가고 물도 못 마신 끝에 거의 4갤론의 소변을 카테타로 뽑아 놓으니 모두 기절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결론이 당연한 것인 지도 모릅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오른쪽 다리의 부종 때문에 요로관에 스텐트를 넣었었는데 점점 이상하게 질질 새며 어려움을 끼치더니 마침내 한 방울도 안 나오기를 이틀 동안 하고 한 걸음도 걸을 수 없게 된 것이 목요일 아침이었습니다. 그래도 하루를 더 집에서 뒹굴다가 금요일 날 들어간 것은 전문의가 하도 바쁘고 유명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 아들은 또한 내 다리에 혈전이 생겼는데 그 혈전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고 퇴원을 하면 심장마비가 걸리거나 뇌졸중이 걸릴 수 있으므로 핏줄에 혈전 방지 필터를 끼워 넣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3. 어쨌든 제 몸이 기적적으로 나아서 우리 아들의 고약한 예견들이 다 빗나가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애도 의사 소견만 냉정히 이야기하는 냉혈의사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기적과 자생능력, 치유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 믿음의 의사가 되기 위해서라도 제가 꼭 다 고침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지난 주말 겪은 이야기로 나는 우리 마음에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하나님, 그 나라와 의를 위해 기도하면 이루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이심을 새삼 확인 선포하렵니다. 마음을 다해 소리 높여 외쳐 할렐루야로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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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카카오톡 메일은 지금은 없어진 중앙일보 최우수 불로그로 글을 감동으로 너무 아름답게 잘 쓰는 믿음의 내 친구의 안타까운 메일이다. 서로 글로 맺어지고 만나기도 하면서 서로가 쓴 책도 나누면서 참 좋은 믿음의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올해 예전의 대장암이 재발 되었고 직장암에 자궁에도 혹이 많고 암이 몸 사방에 퍼졌다고 시한부 삶에서 5년만 더 살기를 기도하고 있고 중앙일보 블로그에는 그녀의 암 투병기가 전의 것부터 세세히 실려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위로를 하였고 나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친구는 서울 미대를 나왔고 마취과 의사와 결혼해서 미국에 왔다가 남편이 의사직을 그만두고 식당, 세탁소, 웨딩샾을 하면서 고생을 너무나 많이 하였다. 두 아들과 두 딸이 있는데 목사 큰아들과 의사 아들과 의사 딸과 변호사 딸이 있는 이제는 편히 쉬고 자녀들의 효도를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 수가 있는데 이렇게 중한 병이 들어서 너무나 안타깝다. 

  5년만, 조금만 생명을 더 연장해 주시기를 소원하는 치열한 투병기를 읽으면서 오늘의 연약하고 피곤한, 나의 특별히 아프지 않은 육신의 생명이 너무 소중하고 어떻게 남은 생을 사명으로 보람있게 살 것인가를 안타깝게 기도하게 된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 14:1-3). 나는 친구가 아프지 않고 믿음으로 살다가 평안히 하늘나라로 갔으면 좋겠고 나 역시도 사명으로 살다가 사명이 끝나면 훨훨 날아서 주님의 품으로 날아가고 싶다고 날마다 간절히 기도 올린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친구가 예배를 소중히 여기고 간절히 사람들의 기도를 겸손하게 요청하는 모습이 나에게 감동을 준다. 주님과 만나는 예배를 소중히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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