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커뮤니티 {2}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커뮤니티 {2}

<지난 호에 이어>

그래서 하우징 스페셜리스트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현재 00의 저소득층 아파트 사정이 어떤가? 좀 더 열심히 찾아봐 주면 안 되겠냐고?

하우징 스페셜리스트에게 자주 전화를 하고 담당 케이스워커의 상사에게까지도 전화를 해서 설명을 하니 하우징 스페셜리스트가 화가 난 모양이다.


나에게 한마디 했다.

레지나, 너 너무 편파적이다.

너의 고객이 한국 사람이라서 네가 더 신경을 쓴 것 같은데 이건 불공평한 거야!

순서가 있잖아!


아직 하우징이 오픈이 되어 있지도 않고 그리고 많은 홈리스들이 신청해 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어떻게 00의 케이스를 먼저 해야 하는 거지?

물론 케이스워커의 말은 옳았다.

그리고 나는 하우징 케이스워커가 내가 한국 사람이고 내 환자 고객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쓴다는 점을 지적당할까 봐 조심을 했었다.


그러나 00를 만나다 보면 피는 물보다 진한 걸까?

다른 환자 고객 마음보다 마음이 쓰여지는 점은 숨기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래, 시애틀 내에 중독자, 정신질환자, 노숙자들이 얼마나 많이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우선순위로 00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또 예외는 있었다.

환자 고객이 앓고 있는 질병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그 사람의 모빌리티의 문제에 따라 우선 입주 순위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00는 모국어가 아닌 배운 영어인데 몸이 불편해지고 정신적으로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줄어들어서 영어로 소통을 정확히 하는 것이 불편해졌었다.


그래서 나는 변호사로 일하는 친구와 함께 의논을 한 후에 00가 몸도 불편하고 언어도 잘 못하고 몸에 병이 있으니 우선순위로 저소득층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서류를 만들어 이곳저곳으로 도움을 청하며 뛰어다녔다.

시애틀 하우징, 킹카운티 하우징, 키츠 프로그램, 캐톨릭 커뮤니티, 셰퍼드가든 노인아파트 프로그램….


물론 이 일들은 내 일 외의 과외의 일이다.

나는 정신과 카운슬러로 환자 고객이 찾아오면 상담을 하고 상담 결과를 우리 사무실의 정신과 의사들에게 올린 후 약을 처방받게 해서 약을 먹게 하면 된다.


내가 정신과 카운슬러로 일을 시작하는 20여 년 전부터 나는 상담만 하는 것보다 환자 고객이 필요한 것들을 찾아주고 자립할 수 있는 길도 연결해 주고 하다 보니 환자들과 우리 직원들 사이에 나를 “빅마마”라 불렀다.

나를 통하여 도움을 받은 상대가 좋아진 상황을 바라보면 얻어지는 행복감이 있었다.


그 많은 시간들 중에 한국 사람 노숙자가 더러 있었다.

그리고 내 담당이 아닐 때면 담당자에게 부탁을 해서 내가 너의 케이스 두 개를 가져갈 테니 나에게 한국 사람 케이스를 넘기라 부탁을 하여 내 케이스로 만들어 도울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하여 도왔었다.


물론 내 상사의 허락을 받고서,

00는 처음부터 나에게 배정되었었다.

이십 대 말에 미국 LA로 직장을 찾아 온 00는 마켓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함께 일하던 멕시칸 여성을 만나 결혼을 하여 영주권도 얻고 살던 중에 아내가 멕시칸 남자와 눈이 맞아 가정을 버리고 떠나가 버린 후 실어증이 걸리고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약을 먹게 되면서 직장도 잃고 거리를 떠돌게 되었단다.


어떻게 시애틀로 왔는가 물어보니 시애틀이 노숙자 시설이 잘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단다.

거리를 떠돌아다니면서 약물 중독이 되고 아무 데서 잠을 자고 몸을 돌보지 않아서 온몸은 상처투성이에다가 제대로 씻지 않고 다니니 냄새 또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00는 약물 중독에 몸 관리를 안 해서 폐렴을 달고 살고 약물 중독으로 인한 발작 증세(간질)도 생겨서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했었다. 변호사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 결국 시애틀 다운타운의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입주를 시키는 날 나는 가슴이 벅찬 기쁨에 너무 좋았었다.

00를 입주시키고 필요한 물건들을 도네이션으로 채워주고 두 달간 00는 매주 내 사무실에 오다가 3주가 되는데 안 보였다.


우리 사무실은 규정상 3주를 못 오면 우리 사무실 서비스가 자동 해약이 된다.

그래서 3주가 되기 전 일찍 사무실 퇴근을 하고 00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내가 00의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는데 아파트 입구의 사무실 직원이 나에게 말한다.

00는 아파트에 거의 안 들어온다고…

00를 찾아나섰다.


다운타운 일대를 돌아다니다 00를 하버뷰 병원 근처 정글에서 00를 만났다.

00는 여러 명의 홈리스 친구들과 텐트를 쳐놓고 있었다.

이들은 그곳에서 함께 잠을 자고 구걸해서 나누어 먹기도 하고 함께였다.


00가 나에게 말을 했다.

레지나, 나 너무 미안한데 아파트가 너무 외롭고 무서워.

난 친구가 있는 이곳이 좋아!

0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