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늦게 핀 진달래꽃(2)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늦게 핀 진달래꽃(2)

<지난 호에 이어>

그런데 나는 마치 뭉게구름처럼 덮여 있는 연분홍 자두꽃 모습이 너무 좋아서 꽃이 피는 첫해부터 오랫동안 그 아름다운 자두꽃을 보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자두는 우리가 충분히 나누어 먹을 만큼 열렸었다.


오늘 아침 일찌감치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와우!” 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그동안 꽃봉우리만 맺힌 채 차마 피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던 핑크빛 진달래가 드디어 환하게 얼굴을 내민 것이다. 몇 년을 지켜보아도 꽃 소식이 없던 녀석이 화려한 옷을 입고 “짠” 하고 나타난 모습이라 더욱 기특하고 반가웠다.


나도 모르게 “와우!”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봄부터 여름까지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좋은 흙도 사다 덮어 주며 커피 찌꺼기까지 모아 주던 내 마음을 진달래가 알아준 모양이다.

딸아이 문제로 깊은 시름에 빠진 분으로부터 상담 전화가 왔다. “정말 너무 힘이 듭니다.” 딸이 워낙 너무 예민해 사사건건 부딪치다 보니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호소였다. 


어릴 때만 해도 참 착하고 좋은 아이였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하셨다. 딸아이의 일상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중심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백번 양보하고 이해해 보려 해도 사소한 일에 화를 내고 심한 욕설까지 내뱉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했다.


부모로서 나이도 들고 몸도 지친 상태에서 이제는 딸아이의 모습만 봐도 몸이 움츠러들고 가슴이 두근거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긴 한숨을 쉬셨다. 어머니는 죽을 만큼 힘들다며 고통을 토로하셨다.


어머니는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붙잡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계셨던 것이다. 또한 몇 차례의 수술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이제는 딸아이의 모진 말들에 대해 대응할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내 인생에서 사라져 달라, 나는 더 이상 너의 딸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에 상처를 당하다 보니 이제는 그 소리가 너무 아파서 연락을 끊었지만 부모 된 입장에서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저 아무 죄 없는 손주만 불쌍하다고 했다.


제 자식들이니 잘 키우겠지만 아이들에게 조부모의 사랑도 필요한 법인데 늘 트집을 잡으며 함부로 말하는 딸이 두려워 손주들 보기도 겁이 난다고 했다. 다른 자식들 손자들에게는 장난감도 사 주고 따뜻한 밥도 지어 먹이면서 정작 이 아이들은 외면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하셨다.

“레지나 선생님, 어찌 해야 하지요?”


말씀을 전해 듣고서는 깊은 생각에 잠겨 저희 집 마당의 자두나무와 진달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집의 자두나무와 진달래꽃 이야기를 해 주었다. 진달래꽃이 피우기까지, 자두가 열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정성을 두고 가꾸어 온 것처럼 시간도 필요하고 이 아이에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 필요할 것 같네요. 


아마도 따님이 다른 자녀들과는 다른 성품을 가진 아이인 듯하네요. 그만큼 더 세심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을 것 같네요. 부모님께서 미처 표현하지 못한 순간들 속에서 아이는 자기만 따돌림받고 있구나 느꼈을지도 모르네요. 따님을 다그치기보다는 부모님의 따뜻한 진심을 먼저 건네 보시기를 권해 봅니다.


딸아이를 건드리는 것보다는 딸아이에게 속마음을 전해 보세요.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얘기해 주세요.

내가 너를 키우면서 실수도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너뿐만 아니라 너의 동생들에게도 완전치 못한 엄마였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네가 말을 심하게 할 때마다, 나에게 거친 욕을 할 때마다 나는 너무 아프고 힘이 든다. “네가 네 인생에서 사라져 달라, 나는 너의 딸이 아니다”라는 말을 몇 번씩 할 때마다 마음이 무너진다.

너를 사랑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을 견디어 낼 힘이 없단다. 어떻게 해야 네가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앞으로 좀 더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생각해 보자.

그리고 너를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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