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상속(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상속(1)

상속은 누군가가 사망 후 그가 남긴 재산과 권리 그리고 일정한 의무가 가족이나 법정 대리인에게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 상속은 단순히 재산을 물려받는 행위를 넘어 가족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삶의 흔적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상속의 대상에는 부동산, 예금, 주식과 같은 재산뿐만 아니라 채무도 포함될 수가 있다.


그래서 상속인으로 결정이 되면 상속재산의 규모와 내용을 정확히 파악을 한 후에 상속을 받을지 포기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굉장해 보이는 건물이 있어 상당히 큰 상속재산이 있을 것같이 보여지더라도 그 건물에 소송이 걸려 있을 수도 있고 많은 빚을 떠안고 있을 수도 있는데 덜컥 상속인으로 정해진 다음에는 채무도 책임을 져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들어갈 수도 있다.


상속은 남은 가족 간에 화합과 갈등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재산분배의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발생하면 가족관계가 멀어질 수도 있고 단절이 될 수도 있다.

상속의 의미는 뭘까?

단순히 재산을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사랑, 그리고 삶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어느 분으로부터 상담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다.

그분의 어머님이 10년 전 돌아가시고 그 어머님이 살던 아파트에 막내동생이 살고 있었다.

막내동생은 특별한 삶을 살았다.

요즈음은 결혼 시기가 늦어져서 40대에 결혼을 하는 이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의 부모님 시대에는 20대에는 거의 모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둔 한 세대였다.


여자의 부모님은 늦게 본 동생을 너무나 귀히 여기고 위로 누나들과 오빠들에게는 없었던 특별한 대우를 받고 살았다. 형제들이 한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 노릇노릇하게 구운 갈치나 고등어의 가운데 통통한 살집은 엄마의 젓가락에 먹기 좋게 뼈가 발라져 어느새 막내아들의 귀한 밥숟갈에 올라가 있고 고기가 귀한 그때 장조림을 만들어 놓아도 엄마는 장조림을 깊숙이 감추어 놓고 막내가 떠올린 밥숟갈에 정성껏 올려주며 어여 먹어! 


라며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며 장조림을 올려주고는 했다.

형제들은 엄마의 특별한 편애가 막내가 태어나면서부터의 시작이라 별 불편 없이 받아들이고 생활을 했다. 아들딸 자식이 많은 집에서는 여자의 아버지의 수입 가지고는 빚 안 지고 먹고살 만하면 다행이었는데 아무튼 형제들은 남들 하는 과외를 해보지도 않았고도 모두들 자기 할 일을 찾아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무사히 마치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회사에도 다니고 오빠는 외국 회사에 취업하여 외국에서 일하기도 하였다.


학교에 다닐 때 형제가 많은 집 학기가 되면 누가 먼저 등록금을 내느냐?

눈치작전이었지만 언제나 독보적인 존재는 막내였다.

막내는 등록금도 먼저, 필요한 학용품도 먼저, 그리고 학교에서 시키는 일이면 엄마는 요즈음의 독수리 부모가 저리 갈 만큼 열성으로 따라다니며 적극성을 띠우며 막내의 수발이 되어주고는 하였다.

그런 막내의 눈에는 위의 누나들은 그야말로 밥이었다.

누나! 물 떠와

누나 상 차려!

누나 내 양말 치워!


물론 여자는 5살 차이인 동생의 시다바리로 태어난 건지 취직을 한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여자가 착해서였는지 엄마의 막내 받들기에 길이 들어서인지 별말이 없이 막내를 대하는 엄마의 모든 행동을 별 반대 없이 그렇게 살아오다가 주인공은 좀 이른 나이에 미국에 오게 되었다.


얼마 안 되는 달러는 주머니에 넣어둔 채(300불) 미국에 와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하는데 엄마의 특별한 막내 대우로 막내의 시다바리에 또한 오빠 언니의 잔심부름에 익숙했던 여자는 이미 단련된 훈련으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열심으로 일을 하며 어렵게 공부를 하며 원하는 것을 성취하였다.


추운 시카고 겨울에 차 없이 키만큼 쌓인 눈 속에 푹푹 빠지며 영어도 되지 않는 형편없는 영어로 미국 식당에 설거지 담당으로 취직해 몇 달 만에 성격이 좋다며 웨츄레스로 승격을 해 일하면서 영어도 배우게 되었고 아침에는 전날의 레스토랑에서의 힘든 노동으로 잠이 덜 깬 눈 비벼가며 학교로 달려가기를 몇 년째 하여도 지치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어릴 적 우리 엄마의 혹독한 훈련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엄마는 막내만 끼고 사시느라 위의 딸도 아직 어린데 혼자서 서야 하는 법을 익히게 해주셨으니 말이다.

아무튼 형제들은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다.

모두들 여유 있게 넉넉하게 자기 몫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

문제가 생겼다.


얼마 전 여자의 큰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000지역에 있는 집과 시골에 있는 땅을 팔면 “공시” 가격은 000인데 우리 형제들이 상속을 포기하고 막내동생에게 넘겨주자? 라는 아이디어였다.

그리고는 오빠와 언니는 이미 사인을 했으니 너도 사인만 하면 된단다.

언니와 오빠가 너는 어떻게 하면 좋겠니 물어올 법도 싶은데 무조건 상속 포기에 사인을 해서 서류를 보내란다.


여자는 나하고 긴 상담을 하고 나서 긴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언니와 오빠의 동생을 도와주겠다는 의견을 존중하지만 나는 내 상속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노라고!

그리고 이유를 써 내려갔다.

동생은 혼자만 아는 성격으로 성장해 다른 사람과 소통이 어려웠다. 자기만 주장하고 남을 이해하거나 남을 돕는 일은 자기 일이 아니다.


동생과 결혼해 살던 여인이 떠나 버렸다.

동생은 솔선수범하는 일에 영 젬병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생활이 어렵다.

형제들은 특별한 과외 없이 대학도 잘 가고 외국으로 나가서 직장생활도 하고 공부도 하고 살아오는데 부모님의 도움은 거의 없었어도 지금껏 잘 살아오고 있다.


누구 하나 불만 없이 당연히 잘 살아왔다.

동생이 문제였다.

참 게으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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