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칼럼]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하나?

전문가 칼럼

[이성수칼럼]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하나?

어머니와 아내가 물에 빠졌다. 둘 다 수영을 못한다면 누구를 먼저 구해야 옳을까? 그야 당연히 어머니부터 먼저 구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어머니는 세상을 살 만큼 살았으니까 여생이 많이 남아 있는 아내부터 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중국 지방신문이 이 문제를 보도한 기사를 본 일이 있다.


중국 페이둥현 웨이겅촌에 사는 궈모(28) 씨는 아내 샤오칭과 어머니 쑨모 씨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뎬부허(店埠河)'라는 하천에서 작은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이 하천에는 물고기가 많이 잡혀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잡고 있었다.

궈 씨는 가끔 어머니와 아내와 같이 이곳에서 작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곤 했다.


그런데 운이 나빠서 그런지 고기를 잡던 중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 뒤집히면서 그만 셋이 동시에 물에 빠지고 말았다. 뎬부허란 하천은 수심이 최고 6m에 달한다고 한다. 깊은 물에 빠진 세 명 중 수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궈 씨뿐이고 궈 씨 아내와 어머니는 수영을 전혀 못한다고 한다.


궈 씨는 먼저 급한 대로 자신과 가까이 옆에 있던 아내를 발 수영을 해서 안고 뒤집힌 배로 가서 붙잡게 한 뒤, 재빨리 어머니를 구했다. 그러나 궈 씨의 어머니는 의식을 잃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가까이에서 고기를 잡던 사람이 급히 와서 구출해 주었다. 다행히 어머니 쑨 씨는 병원으로 급하게 옮겨져 의식을 회복하게 되었다. 어머니 쑨 씨를 진찰한 주치의는 이렇게 말했다.


"쑨 씨는 고혈압에 당뇨병 환자이며 담낭절개 수술을 받은 병력까지 있고, 나이도 많아 체력이 약한 상태이다. 다행히 빨리 병원으로 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만약 1~2분만 늦게 도착했어도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

라고 말하고 응급처치를 해 주었다.

아들과 며느리는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뒤늦게 이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에 달려온 궈 씨의 아버지는 화를 내며 아들에게 큰 소리로

"몸이 약한 네 어머니를 먼저 구출(救出)하지 않고 어떻게 너의 아내부터 구했단 말이냐"며 아들을 다그쳤다.

이 광경을 듣고 있던 어머니 쑨 씨는

"여보! 그런 말이 어디 있단 말이요. 아들이 나를 구해 주지 않았으면 내가 살아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거요. 아들에게 수고했다고 격려는 못할망정 왜 혼을 내고 야단이요?"


라며 아들을 두둔했다.

한편 아버지로부터 꾸중을 듣고 있던 아들 궈 씨는 차분히 다음과 같이 그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였다고 한다. "아버지! 당시 상황이 워낙 급박해 누굴 먼저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틈이 없었습니다. 아내가 어머니보다 내 곁에 더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가까운 아내를 먼저 구했을 뿐입니다. 내가 일부러 어머니보다 아내를 먼저 구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내와 어머니가 물에 빠졌다면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할까? 평상시에 생각하면 의당 나를 낳은 어머니를 먼저 구하는 것이 유교문화권에서는 옳은 답일 수 있다. 어머니는 나를 낳아 길렀고 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다시 어머니를 구하지 못한다. 아내는 배우자이긴 하지만 남(他人)이고 만일 죽으면 다시 결혼할 수 있다.


한편 전체를 놓고 크게 보면 어머니는 인생을 많이 살았고 아내는 아직 젊어 앞으로 여생이 구만리같이 창창하다. 하지만 죽고 사는 절박한 상황, 즉 초를 다투는 그런 찰나에 사람을 찾아가서 어머니인지 아내인지 확인하고 구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까이 있는 아내를 죽게 놔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어머니를 찾아가서 구한다는 것은 정신없이 급박한 순간에서 과연 그게 가능할까?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利己的)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자신과 그 아내를 누구보다 더 귀중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늦게 병원에 온 아버지가

"아내가 가까이 있어 먼저 구했을 뿐이라“

고 말한 자기 아들보고

"너희 어머니를 먼저 구하지 않고 왜 너희 아내부터 구했냐?"


고 다그칠 게 아니다. 왜 아버지는 자기 아내만 생각하고 새파랗게 젊은 며느리(24세)는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이기주의자라 그랬을까?

둘 다 수영을 못해 죽을 뻔했는데도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살아난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할 일인가? 아들인들 어머니를 아내보다 먼저 구출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는가? 다만 그 순간의 상황은 아내를 먼저 구해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가 만약 교회에 출석하여 하나님을 믿는 성도(聖徒)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의 어머니는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었는데 네가 구해 주어 다행히 살아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게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라며 아들을 격려하고 노고를 치하해 주었을 것이다.


이번 사고로 궈 씨의 어머니가 가까스로 살아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궈 씨 가족의 사고를 통해 배를 타고 고기를 잡는 사람이나,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은 항상 물조심하여야 하며, 고기를 잡는 사람은 수영법을 습득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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