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지난날의 농경사회와는 달리 기능이 다양하게 분화되어 경쟁을 통해 발전하기 때문에 여러 형태의 단체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렇게 생긴 여러 단체를 유심히 관찰하면 단체마다 운영형태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단체는 단합된 공동체 의식으로 가족 분위기에서 오순도순 활동하는 반면에 어떤 단체는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간판만 걸어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휴면단체도 있다.

또한 어떤 단체는 뚜렷한 목적의식도 없이 생색내기의 일과성(一過性) 행사만 하는 반면에 어떤 단체는 밝은 미래를 설계하면서 충실한 활동을 하기도 한다.  단체마다 이와 같이 운영형태가 각기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체를 이끌고 가는 단체장의 Leadership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단체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단체장은 이미 개인이 아니고 소속 단체를 대표하는 공인(公人)이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하겠다. 개인이 행한 결과는 개인으로 끝나지만 공인의 경우에는 그가 이끄는 단체의 모든 회원에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개인이 아닌 단체장에게는 공인으로서의 자질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여기서 공인으로서의 단체장에게 요구되는 자질(Leadership)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가장 중요 시 되는 자질을 열거한다면 우선 금전 관리의 투명성과 조직운영의 공정성, 모든 회원을 단합시키는 친화력과 장기 안목의 통찰력, 그리고 단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투철한 사명의식과 확고한 소신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자질을 갖추고 단체를 운영할 때에도 입술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는 카리스마를 나타낸다면 소속 회원들을 크게 감동시켜 그 단체는 생동감이 넘칠 것이다.

단체운영에서 간혹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분쟁의 원인은 주로 단체장이 금전 관리를 깨끗이 못 하기도 하고, 단체운영에서 자기의 실속부터 챙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기적인 단체장은 임원을 선임할 때에도 그의 능력보다 자기 자신과의 친소관계를 우선하고, 특별한 행사를 개최할 경우에도 자기 얼굴부터 내세우려고 하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체장이 조직운영을 투명하고도 공정하게 한다면 임원들은 물론, 전체 회원이 기꺼이 협조해 신바람을 일으키면서 동참하게 될 것이다. 단체장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의 자질은 주인의식이다. 주인의식이란 글자 그대로 주인의 입장에서 자기가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모든 일이 내 자신의 일처럼 사랑스럽고 흥미를 느껴 아무리 어려워도 의욕이 생길 것이다.

단체장이 어떤 중요한 행사를 주관할 때에 특히 유념해야 할 사항은 참가회원 모두에게 참여의식을 고취하는 일이다.  참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이 자리를 함께하는 모든 회원에게 발언의 기회를 배려해야 한다. 단체장이 혼자 마이크를 독점하고 설교하듯이 길게 연설한다면 참가회원들은 지루해 이러한 모임에 다시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현명한 단체장은 회의 진행의 경우 모두발언을 요약해서 가급적 간단히 하고, 참가회원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며, 그들의 의견을 묻는 솜씨를 발휘한다면 참여의식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단체장은 회원들의 학술적인 수준을 높이기 위 때때로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도 개최한다면 새로운 기풍이 감돌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때때로 단체장이 노욕에 사로잡혀 물러날 때가 되었는데도 물러나지 않고 그 자리에 버티고 앉으려는 추태를 보이는 사례를 보았다. 물러나야 할 형편이 되면 깨끗이 용퇴하고서 뒤에서 후원자 역할을 한다면 멋진 회장이 될 것이다.

이리하여 단체장은 현재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소속 단체를 발전시킬 방안을 부단히 고민한다면 그 단체장은 후세에 훌륭한 회장이었다는 칭송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