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자연의 섭리”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자연의 섭리”

우리가 사는 지구상엔 4철이 없는 곳도 있다. 주로 적도 부근의 열대지방이나 아열대 지방엔 4철의 구분이 거의 없고 늘 덥다. 늘 덥기만 한 것도 지력이 나는데 습기까지 진하게 차면 정말 짜증이 난다. 


1970년대 초 괌에 진출하여 5-6년간 건설업을 주관했다. 현대건설이 괌에 진출할 당시 선발대로 나가서 회사(미국 법인체)를 등록하고 공사를 발주했다. 나 혼자 나간 것이 아니고 엔지니어 2명과 사무요원 2명이 함께 나가서 일을 시작했다. 


비행기가 밤중(새벽 1시)에 괌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의 문을 여는 순간 흡사 사우나에 들어온 듯이 뜨거운 김이 확 몸을 휩쌌다. 그 다음 날부터 내가 영어를 좀 할 수 있어서 엔지니어와 함께 서류를 만들고 도면을 준비하여 괌 정부 공사국에 건축면허를 신청했다. 현대건설보다 먼저 괌에 진출하여 주로 토목공사를 하고 있는 중앙산업의 전례가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면허증(Business License)을 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 후 처음으로 열대지방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덥고 후덥지근해서 견디기가 어려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곳 자연과 친해지고 동화되었다. 인간이란 주위 환경에 적응하고 함께 지내게 되어 있다. 


하나님이 만들고 주관하는 자연섭리란 참으로 오묘하다. 봄엔 나무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마련이고 그 꽃은 곧 열매를 맺기 위함이기도 하다. 열매는 이 세상 모든 인간에게 풍성하게 베풀고 나누어 주려는 자연의 섭리이며 이것은 또한 인간에게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여름엔 나무 뿌리는 힘껏 잎을 푸르게 만들고 알찬 열매를 맺어 인간에게 나눠주려고 오직 탐스러운 열매만을 위하여 모진 비바람과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나눠주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 


가을엔 차고 넘치는 풍요로움을 모두 내려놓고 무거운 열매를 남김없이 나누고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고 단풍으로 아름다운 몸단장하여 떠나는 길에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준다. 겨울엔 모든 것을 비우고 버리는데 인색하지 않고 추위도 알몸으로 참고 견디며 내년엔 더 풍성함을 나눠주려고 겨울을 긴 동면으로 보내며 영양분을 비축한다.

 

우리 인간에게도 이와 비슷한 4계절이 있다. 소년기엔 사랑이 가득한 부모의 품에서 곱고 아름다운 꿈을 꾸며 인생의 참 스승인 선생님의 회초리에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을 배우게 된다. 


청년기엔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이성을 사랑하게 되고 인생의 무거운 과제를 짊어지고 험난한 세상에서 승자로 살아남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목표를 향하여 동분서주하게 된다. 


중년기엔 내가 인생의 승리자인가, 아니면 패배자인가를 생각하며 탐스러운 삶의 열매를 맺었으나 자신이 베풀고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았는가, 혹은 인생무상을 느끼며 삶에 대한 회한과 두려움으로 참 진리를 배우며 터득하고 이제는 고삐 풀린 망아지가 아닌지를 반성한다. 


인생의 황혼기엔 많이 쌓아 놓았지만 버리고 베푸는데 인색하지 아니한가를 반성해 본다. 우리가 갈 때는 모두 버리고 너도 빈 손, 나도 빈 손으로 가는데.... 인심이나 쓰고 가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남에게 젊어서 조금이라도 베풀고 배려할 것을.... 그러나 이제는 후회해야 소용 없는 일, 마치 지나간 버스를 향해 손을 들듯이.... 인생은 물처럼 살아야 한다고 늘 생각은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실천을 못하였고 역시 후회만 가득하다. 물은 절대로 역류하는 법이 없다. 


아무리 지나간 세월을 후회해도 소용이 없고 되돌릴 수도 없는 게 인생사인 것을.... 세월이 물 흐르듯 하여 어느새 황혼이 깃든 나이가 되고 보니 그저 앞이 막막하기만 하다. 


지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이웃을 위해,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를 찾아서 실행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웃에게 베풀고 나눔을 터득하는 지혜를 배워서 실천하자. 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베풀고 나누면서 살자. 이웃이나 함께 몸 담아 있는 단체나 공동체(교회) 안에서 나눔을 실천해 보자. 어차피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데 아직도 꽉 쥐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반성해 보자. 


요즘은 코로나바이러스 만연으로 서로 만나 이야기도 맘대로 못하고 가지고 있는 책을 주고 싶어도 자유롭지 못하다. 80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런 세상은 처음이다.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사는 세상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 말도 하지 말라고 입을 마스크로 가리고 이야기를 해야 하고 마음 놓고 함께 음식을 먹을 수도 없는 세상이다. 


서로 손을 잡고 악수하고 포옹하고 등을 두드려줘야하는데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세상이다. 4계절의 변화도 함께 즐길 수 없고 아름다운 단풍도 함께 공감하며 감상할 수 없는 세상이다. <인터넷에서 일부 발췌>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