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영원한 집” - 시애틀한인로컬소셜칼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가 죽으면 그것으로 인생이 영원히 끝난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육신의 죽음이 삶의 끝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나도 하나님을 믿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말에 사람 죽을 때 돌아가신다고 한다. 그 말의 뜻을 잘 생각해 보면 사람이 나온 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죽으면 다시 온 자리, 즉 탄생의 자리, 생명의 출발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성경에도 사람이 흙으로 만들어졌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고 되어 있다. 사람이 죽으면 그만(끝)이 아니라 원점(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에 대하여 침묵하기 보다는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한다. 요즘 흔히 말하는 웰빙(Wellbeing)보다는 웰다잉(Well-dying)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사느냐보다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람에 한 번 태어나면 죽는 것은 하나의 진리인데 죽음이 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허무하고 살맛이 없어진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죽음 뒤에 영원한 삶이 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죽음 너머에 영원한 진짜 삶이 있다고 믿는다면 이 땅에서의 우리의 삶이 단순하고 또 강력해 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갈 때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고 두 손을 짝 펴고 간다. 사람이 세상에 올 때는 두 주먹을 꼭 쥐고 나오지만 갈 때는 그와 반대이다.
우리는 이 땅에서 가져갈 수 없는 것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발버둥을 치고 있지는 않은지…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는 가져갈 수 없는 것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때에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한 번 묵상해보자.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고후 5:1) 우리가 이 땅에서 사는 것은 잠깐이고 우리의 영원한 집은 하늘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한 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쫓아다니지는 않았는지? 그것 때문에 이웃과 다투고 싸우지는 않았는지? 각자 자신을 뒤돌아보며 성탄과 연말을 겸허한 마음으로 맞이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