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행복한 일을 하자구요 (2)
<지난 호에 이어>
아들이 이미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며 공부는 중단한 상태인데 억지로 시키면 제대로 할 것 같지 않아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중인데, 아들이 그 대형식당에서 꼬박 9개월을 막부로 일하고 있는 어느 날 밤 그날도 식당에서 모든 잡일 하느라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들어오는 아들이 싱글벙글거리며 집으로 들어오더니 “엄마, 나 승격했어요” “그래, 막부에서 어디로 승격했는데?”
뼈가 있는 나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 우리 식당의 매니저가 나 다음 달부터 웨이터로 일하래요.” “흠 그래!” 아들의 얘기에 뭐라 할 말이 나오지 않아서 “그런데 그거 축하해야 하는 거니?”라고 질문을 던지니 넉살이 좋은 아들은 “엄마 물론이지 내가 엄마 말대로 막부로 일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면서 온몸이 땀이 젖었었는데 이제는 음식 찌꺼기 다루지 않고 후레쉬한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가져다주는 일인데 이게 얼마나 대단하냐구요!” 속으로는 ‘그래 인마! 엄청 대단하기도 하겠다!’
라는 생각하면서도 굳이 표현하여서 아들하고 틀어질 일 만들기 싫어서 “음! 그래 다행이구나!” 아들은 막부일에서 웨이터가 되면서 양복바지에 검은 와이셔츠를 날이 서게 다려입으며 출근하는데 누가 보면 어느 회사의 대표가 출근하는 모습이었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차려입어야 고객 손님들에게 기분이 좋은 모습을 줄 수 있다나! 아들, 엄마도 기분 좋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엄마가 기분 좋은지 말해줄까?
아들은 공부를 때려치우고 그야말로 식당에 뛰어든 자기 때문에 속상해하는 엄마를 슬슬 살펴보는 중이었는데 내가 말을 잘못하면 여차하면 독립한다고 나갈 판이었다. 그동안 공부하는 중이라 수입이 없으니, 우리하고 함께 지내었는데 이제는 자기의 수입이 있으니 말조심하쇼! 라는 표정으로 아주 무슨 대단한 자격증이라도 따서 자립할 수 있는 모습인 당당하게 자신 있어 하는 표정이었다.
아무튼 아들이 막부로 일한 지 9개월 후부터는 레스토랑의 웨이터로 일하면서 얼마나 즐겁게 일을 하는지 아들이 자기가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 음식 맛을 보러오라고 해도 가보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먹게 되면 아들이 우리가 자기를 인정해 주는 모습으로 보일 것 같아서 초청해도 아예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들이 웨이터로 밤낮으로 일하면서 즐겁게 지내는데(???) 나는 아들이 일을 재미있고 즐겁게 하니까 아들이 이제는 스포츠 테라피 물리 치료 공부하는 길은 물 건너갔구나!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아들이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을 시작한 지가 2년째 접어드는 때 이때는 나도 ‘아! 이제는 다시 학교로 가겠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물 건너갔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속상하고 조금 괘씸하기도 하고 할 때 아들은 뭐가 그리도 신이 났는지 “맘, 내가 우리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되었어요.”
“그래 그거 축하할 일인 거 맞지?” 아들이 레스토랑에서 일하는데 마땅치 않은 내가 말해도 꼭 비꼬는 듯한 말로 하여도 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 엄마 내가 의대에 가면 빚이 얼마나 지게 되는 줄 알아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매니저가 되어서 빚도 없고 의사 월급보다 많이 받으니, 엄마도 좋아해 주어야지요?”라면서 별로 마땅치 않은 내 말투를 다른 방법으로 꾸짖고는 해서 나는 속으로 ‘아하!
아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일인데 마음을 바꾸어야겠구나!’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아들이 스포츠 테라피스트 물리 치료 공부를 못 마친 것에 대하여 섭섭하고는 했다.
아들이 레스토랑의 매니저로 일을 한 지 1년이 되는 어느 날 저녁 늦게 집에 도착한 아들은 “엄마, 엄마, 우리 레스토랑 오너가 나한테 총괄 매니저 인터뷰에 응하라는데….”
“그래, 너는 레스토랑에서 일한 지가 3년밖에 안 되는데….”
“글쎄, 엄마 나도 그래서 좀 망설이는데 우리 오너가 나보고 인터뷰 준비하라고 하네요”
아들이 설명하기를 워싱턴과 오레곤주에 7개의 레스토랑을 갖고 있는 오너가 우리 아들에게 인터뷰 준비하라고 했다면서 이번 총괄 매니저 자리는 7년 동안 일한 매니저와 9년 동안 매니저로 일한 사람 그리고 자기까지 새사람이 총괄(리저널) 매니저 후보란다. 아들은 성실하고 뭐든 맡긴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품이었다.
만일 스포츠 테라피스트 물리 치료 의사가 되었다면 아주 훌륭한 의사가 되었을 것이다.
아들이 매니저로 일하느라 바쁘게 다닐 때 나는 아들에게 돈은 직원들이 벌어다 주는 것이니 사람을 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해주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때는 도움의 손길을 펴주라고 했다.
아들은 “내가 하이 아들, 직원들에게….”라고 말을 시작하기 시작하면 “엄마, 엄마가 말하는 대로 열심히 잘해주려고 하고 있어요.”
우리 사무실에서 나의 닉네임은 마마베어다. 아마도 우리 직원들 대소사를 챙겨주고 매달 생일 맞은 직원들에게는 카드를 만들어서 모든 우리 팀 사인을 받아서 축하 노래해 주고 좀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포틀럭도 해주고 또 새로운 직원들에게 웰컴 파티도 해주면서 생긴 별명이다.
아무튼 아들은 2명의 오래 일한 선배 매니저들을 뒤에 두고 7개 레스토랑 보통 한레스토랑에 직원들만 30명 40명 정도인 레스토랑의 총괄 매니저가 되어서 오레곤으로 워싱턴으로 때로는 캘리포니아 본사 레스토랑으로 바쁘게 다니며 일을 하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즐겁게 일을 할 것이다. 그동안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밀어주지 못했던 마음에 대해서 반성도 해보고 다시 아들에게 아자 아자 홧팅이라고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