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독수리 날개 쳐 올라가듯이....(1)
하늘의 제왕이라는 독수리는 제대로 산다면 70년을 살아간다.
독수리가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 높게 날 수도 없고 빠르게 날 수가 없고 부리 끝이 무뎌지고 날카로운 발톱도 무디어진다.
사람도 아기 때에 유치가 나서 6살이나 7살이 되면 영구치가 나오면서 유아치가 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영구치를 가지고 일평생을 살아가는데 음식을 씹는 데 사용된다.
독수리가 40살이 되면 독수리 삶에 큰 전환기를 맞는다.
독수리가 사십 살이 되면 독수리는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데 나이가 든 새로운 독수리의 삶에 전환기를 맞이하기 위하여 독수리는 은신처에 머무르게 된다.
독수리는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에 둥지를 틀고 자신의 무디어진 부리와 발톱을 쪼아대 버리고 150일간 은신처에 숨어지내며 다시 새 부리가 나기를 기다린다.
역시 독수리의 웅장한 날개도 평생 한 번 더 새로운 멋지고 힘찬 날개로 바꾸어질 수가 있다.
그러니까 독수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낡은 것들을 스스로 버려야 새것을 얻게 되는데 그것들은 저절로 시간이 되면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 날개, 새 부리, 새 발톱들을 얻기 위한 피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독수리는 내 몸에 붙어있는 부리와 발톱을 빼내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으로 부리와 발톱을 빼내 버리기 위한 처절한 고통의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부리를 빼버리기 위하여 날카로운 돌들에 부리를 스스로 지속적으로 쪼아대야 하고 역시 발톱도 마찬가지이고 웅장한 날개들도 떨어뜨려야 새것이 나오게 되니까 이미 힘이 약한 독수리가 자기의 몸에 달린 날개 깃털들을 떨어뜨리기 위하여 바삐 움직여 주어야 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고통과 아픔을 참고서 낡은 부리와 발톱을 빼버리고 나면 독수리는 아무런 힘을 쓸 수 없는 날개 떨어진 새가 된다. 그리고 새로운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이 나기까지 150일간의 시간을 독수리는 자기의 은신처에서 숨어지내며 버티면서 다른 동물들의 레이다 망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런데 독수리는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기의 몸에 새로운 병기가 생길 것을 분명히 알기에 그 고통을 참아낸다.
매주 나를 찾아오는 고객이 있다.
어릴 때 자라면서 5살부터 18살까지 포스터 홈을 전전하면서 살아왔다.
현재는 나이가 59살인 백인 남성이다.
제대로 이발하고 단정하게 옷을 입고 나가면 멋진 백인 아저씨로 보여진다.
이 고객은 늘 겁이나 있어 손을 떤다.
이 고객은 항상 손과 발을 떨어서 혹시나 해서 정밀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각종 검사를 해보았는데 몸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 고객은 분노 조절이 안 된다.
심도가 아주 깊은 우울증이 심하다.
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어릴 적 하도 설거지를 많이 해와서(포스터 홈에서 어린아이에게 집안일을 엄청나게 시켰다)
아마도 포스터 홈은 아이를 양육하면 나오는 정부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아이를 일하는 사람 한 사람으로 취급을 한 것 같다.
000은 상처가 아주 많다.
그리고 사람을 잘 안 믿는다.
아니 못 믿는다.
그리고 네가 나를 버릴 테니까 내가 먼저 버릴 거야! 라는 자세로 살아간다.
아직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일하는데 마다 몇 개월을 못 버틴다.
이 고객이 3년 전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리모델링 자재를 파는 스토어에 취직이 되었다.
이렇게 사는 친구들이 취직을 하려면 우리 회사에서 보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직업을 소개하는 직원들이 이들의 보증을 서준다.
물론 회사 이름으로..
000가 이 직장에 3년을 다니면서 담당 카운슬러인 내가 5번을 불려 다녔다.
000에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담당 수퍼바이저를 만나서 내가 매번 미안한데 좀 더 기회를 달라고 읍소를 해야 했다.
담당자는 나의 읍소에 감명을 받았는지 000에게 5번이나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는 그 스토어의 담당자와 나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다섯 번째마다 수퍼바이저는 내 고객에게 한 번 더 손님들에게 거칠게 나오면은 잘라버리겠다고 했었다.
공연히 직원들에게 소리를 질러버리면 잘라버리겠다고…
내가 3개월간의 병가를 받아 캘리포니아로 스템셀 치료를 받고 다시 회사로 돌아와 오니 내 사무실 전화에 이 친구의 29번의 메시지가 와있었다.
언제 다시 돌아오냐구?
이미 병가를 받기 전 얘기를 다 해두어서 내가 3개월 후인 4월 초에 다시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전화를 했었다.
메시지는 항상 똑같았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