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금요일의 행복?(2)
<지난 호에 이어>
손자들은 우리 집에 오면 하무니 파크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안으로 들어와 방이 3개이고 거실이 두 개인 작은 집을 점령하였는데 나는 웬만하면 만지면 안 되는 물건들은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버리고 모든 방들을 다 오픈하였는데 세 살 손자가 타는 세발자전거와 한 살 손녀가 타는 장난감 차가 이방 저방 복도를 누비고 다니면서 장난감들을 흩어놓으며 노는데 그야말로 머리가 지끈거리
게 정신이 없었는 데에도 그래도 그냥 놀게 놓아둔 것은 딸 아이 부부가 5년 전 스노호미쉬에 14에이커 농장터를 사서 오가닉 야채 농장을 하는데 농장을 키우는데 경비를 지출하다 보니 농장에 있던 “반”을 조금 수리해서 부엌 만들고 샤워룸 만들고 해서 임시로 살고 있는데(이들의 계획은 이 농
장 안에 집을 짓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에) 손자와 손녀의 방은 커다란 반을 나누어서 침대칸 부
엌 등을 만들어 놓는터라 그야말로 커다란 원룸 형태라 손자는 우리 집에 오면 이방 저방 다니며 즐거워하고는 했고 자기 집에는 샤워밖에 없는데 하무니 집에는 배스텁도 있어서 좋다고 하였다.
손자는 자기는 샤워하는 게 싫은데 하무니 집에 오면 물을 받아서 물에서 놀고 배스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는데 농장 일을 하는 엄마 아빠를 따라 아이들은 흙에서 놀아서 우리 집에 오는 날에는 아직 아이들 손톱이 그야말로 노동판에서 일한 사람처럼 새까맣게 되어 있는데 우리 집에 4시에 오면 4시부터 2시간 동안 신나게 놀리고 목욕물을 받아 물장난을 하게 하고 목욕 재개를 해놓으면 두 아이들이 환골 쇄신해 보인다.
손자들이 미리 오기 전 우리 집에 오면 내가 미리 준비해 놓은 맛있는 음식을 손자 손녀는 아빠가 노르웨이 계통의 백인인데 먹는 음식은 엄마 쪽인지 미역국, 김, 장조림들을 엄청 잘 먹는다.
대학 동창으로 만난 딸아이는 주 정부에서 노인 학대 방지 전문위원으로 근무 중이고 사위가 직원들을 데리고 농장 일을 하면서 다양한 야채들을 오가닉 농법으로 생산해내고는 하는데 오가닉 농장에서 자라는 야채가 얼마나 달고 맛이 있는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야채들을 먹어본 사람들이 계속 유기농 농법의 야채를 구입하는 이유를 알겠다.
손자 손녀들은 자기 농장에서 자라는 오이나 당근, 무, 감자, 시금치 등을 그 자리에서 뽑아 먹는데 이 아기들이 얼마나 잘 먹는지, 아이들이 너무 맛있게 먹고는 하여서 나도 그 자리에서 뽑은 야채를 먹어보니 야채가 정말 다디달다.
마켓에 나오는 대중 생산하는 야채들과 과일들은 다량 생산을 위해 약을 뿌려주고 야채가 완전히 익고 다 자라기 전에 미리 뽑아서 창고에 저장하여 마켓으로 이동하게 되니 그 맛이 오가닉 농장에서 자라는 야채들과는 사뭇 맛이 틀리다.
오가닉 농법으로 야채를 재배하는데 자연농법이라 몸에 좋고 맛이 신선하니 두 아기들이 야채를 얼마나 잘 먹는지, 정말로 이쁘다. 아이들도 엄마 아빠가 키워주는 대로 자연식을 먹고 자라서인지 건강하고 무슨 야채든 잘 먹는다. 브로컬리를 약간 데쳐 소금 조금 넣고 참기름에 살짝 무쳐주면 두 아이가 스낵을 먹듯이 먹는다.
아기들은 자기 집에서 농장에서 자라는 것을 그대로 뽑아 먹고는 해서 인지 야채나 과일이 냉장고에서 있다 차게 나오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시금치나 야채 등을 무쳐 냉장고에 넣었다가 반찬으로 주면 하무니 투 콜드(너무 차가워서 목 먹는다고 웜업(따뜻하게 해서 달란다)
언젠가 내가 아이스크림 틀을 사서 수박을 갈아서 얼려주었더니 손자가 아이스바를 입에 넣어보더니 하무니 투 콜드 웜업 플리이즈?
(너무 차가워서 먹기 힘드니 따뜻하게 해달란다)
그래서 아이들을 먹이려면 그 즉시 요리를 해서 밥을 준다.
아이들에게 잡곡밥을 먹여서인지 아이들이 하얀 쌀밥으로 밥을 주면 퉤퉤 하며 뱉어버린다.
그리고 이제 말이 한참 편안해진 3살 손자가 얘기를 한다.
하무니 디스 라이스 테스트 낫팅(grandma, this rice test nothing)
하얀 쌀밥 맛이 너무 없어서 못 먹겠다고….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잡곡밥으로 밥을 해서 먹게 해놓은 결과이다.
아홉 가지의 곡식을 섞어서 밥을 해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고 간장에 비벼서 데친 브로컬리나 호박 등을 볶아주면 아이들이 밥을 먹으면서 흠흠흠! 노래하면서 밥을 먹는다.
아직 한 살하고도 4달이 지난 손녀는 밥을 먹으면서 예쁜 몸으로 이리저리 흔들면서 말이다.
아이들이 울 때는 쌍으로 울어대는데 그야말로 우리 가족은 혼이 빠져나갈 정도이다.
밥을 먹을 때는 밥상 테이블 밑은 아기들이 밥을 먹으면서 흘러내린 음식들로 그야말로 난리다.
아이들이 오면 온갖 과일들을 준비해 놓으니 아기들 생각에는 하무니 집에 가면 뭐든 있어야 된다고 생각이 되는지 하무니 사과, 하무니 블루베리 하무니 워터멜론 등등 자기들이 먹고 싶은 것을 다 애기해 한 가지라도 없으면 하무니 와이? 왜 없냐고 물어본다.
우리 집에 오면 아기들이 두세 번 변을 본다.
하도 이것저것들을 먹이니 말이다.
두 아가들이 나하고 자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3살 손자가 잠을 자기 전 하도 이야기를 해달라는 통에 이제는 아기가 바닥이 나버려 너도 하무니에게 얘기를 해줘야지? 라고 부탁을 하면 이제는 수십 번 들었을 “롱타임 어고우 코요테 킬드 아우어 치킨 에잇 있”
딸아이가 농장을 하면서 유기농법으로 닭을 키우면서 달걀을 조달받았는데 어느 날 방목으로 풀어놓은 닭들을 잊어버리고 밖에서 밤을 지새우게 하였는데 농장 주변에 어슬렁거리던 코요테 떼들이 신나게 다 잡아 먹었단다.
손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쁜 코요테가 치킨을 다 잡아먹었다며 나에게 얘기를 해주는데 이제는 손자가 그 얘기를 하면 머리가 아프다. “하무니 Long time ago koyote ate chickens”
오늘은 한국동화로 혹부리 아저씨 얘기를 해주고 우리 아이들 재우며 불러주던 ‘엄마가 섬 그늘에’를 불러주면 두 아이가 양쪽 내 옆에서 쌔근쌔근 잠을 잔다.
두 아이 때문에 금요일 모든 약속을 포기했는데 내게 오는 행복감은 무엇하고 비교할 수가 없다.
두 아기가 오는 금요일 저녁에 아기들이 너무 예쁘고
두 아기가 돌아가는 토요일 아침엔 더 더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