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기학원] 우리 아이가 100세에 할 일의 첫 단추 끼기

전문가 칼럼

[명기학원] 우리 아이가 100세에 할 일의 첫 단추 끼기

며칠 전 우연히 유튜브에서 존경하는 김형석 전 연세대 교수님의 현 시국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올해 104세가 되신 분이 지난 한세기 동안 자신이 직접 경험한 한국의 역사를 진솔하게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조곤조곤 설명하시는 걸 보며, 아내와 함께 ‘우리는 과연 저 나이가 되면 뭘 하고 있을까’라는 욕심 어린 생각을 해 보았다. 


좌우를 편들지 않고 하시는 강의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이분이 15세쯤 북한에서 학교를 다닐 때, 철학을 공부해 우리 나라의 발전을 위한 정신적 리더를 키우는 꿈을 가지셨고 지금도 매일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하신다는 말씀이었다. 아마도 그 당시의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이나 주위에서 보고 들은 교육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그 분이 원대한 꿈을 꾼 그 나이의 우리 중고교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정신적/사회적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꿈을 가질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이 관심있는 학교 과목들을 잘 선택해 수강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생각이다.


발빠른 가정의 부모님들과 자녀들은 막 지나간 미드 윈터 브레이크로 시간이 좀 생긴 지나주에 내년의 수강 계획을 세우느라 몸과 마음이 분주했다. 수업을 선택할 때, 대부분의 중, 고교에서 학년에 따라 거의 수강해야 하는 과목들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대학 준비 과목(대입 카운슬러들은 이 과목들을College Prep courses라고 부름)인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외국어의 다섯 과목은 거의 필수로 듣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같은 과목이지만 어려운 정도가 다른 과목들이 복수의 장소에서 제공된다는 점이다. 즉, 어느 정도 난이도의 수업을 어디에서 들어야 하느냐의 문제이다. 

먼저 수업이 행해지는 장소의 면에서, 대부분의 중학생들은 물론이고, 고등학생들의 경우에도 보통은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 내에서 어떤 수업을 들어야할 지를 고민하지만, 고등학교 내에서 행해지는 수업만이 아니라, 학교 바깥에서 유익한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에까지 생각이 미치는 경우도 있다. 


수업의 내용 면에서는, 보다 모험적인 정신을 가진 자녀들은 수강 과목의 내용에 있어 조금 더 도전적이고 성취감을 고양시키는 과목의 선택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도전적인 과목의 선택이 “좋은 대학 가려면 무조건 높은 과목을 많이 들어야 한다”는 카더라 통신에서 얻은 지식에 따라 억지 성취도를 보여 주려는 의도만에서 비롯되었거나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부모님의 의사에 억지로 따른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이 선택이 자신의 학문적인 지적 호기심의 충족을 위해 보다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는 도전적 선택이라면 이 과목들을 고등학교에 도입한 취지에 오롯하게 부합하는 것이며,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이 이러한 과목을 성적표에서 보기 원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워싱턴주의 고등학생들이 택할 수 있는 수업은 다양하다. 


즉 보통 수준의 과목(Regular)들에 더해 이것과 다루는 큰 내용은 비슷하지만 깊이와 속도에서 좀 더 높은 수준의 아너(Honors) 과목들이 있다. 또한 이들과 같은 과목이지만,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고등 학교에서 수강하


는 College in the High School, CTE(Career & Technical Education) Dual Credit, AP(Advanced Placement),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와 CI(Cambridge International) 등의 다양한 과목들이 학교의 선택에 따라 제공된다. 더 나아가, 수업을 대학 캠퍼스에서 수강하는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Running Start Program)도 있다. 


몇 주 전에 AP 프로그램에 대한 개관은 본 칼럼에서 소개했고,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우리 워싱턴주의 고등학교들에서 제공되는 각기 다른 대학 수준의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기로 한다. 

위의 대학 수준의 프로그램들 중에서, AP와 CTE 그리고  College in the HS은 주내 대부분의 고등학교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하지만, Cambridge International은 단지 네 군데의 학교


(Bethel, Federal Way, Morton, and Lake Washington 고교)만이 사용하고 있으며, IB 프로그램은 시애틀의 잉그램, 캔모어의 잉글모어, 벨뷰의 인터레이크, 이사쿠아의 스카이라인과 페더럴웨이의 토마스 제퍼슨 고교 등에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이란, 워싱턴주 내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워싱턴 주내의 34개 커뮤니티 또는 테크니칼 칼리지와 워싱턴 스테이트 유니버시티의 트라이 시티 캠퍼스, 센트럴 워싱턴 유니버시티, 그리고 이스턴 워싱턴 유니버시티의 3개 4년제 대학, 그리고 노스웨스트 인디안 칼리지와 스포케인 트라이벌 칼리지를 비롯한 2개 대학에서 5-15학점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수한 학점을 대학의 학점과 고등 학교의 학점으로 이중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또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등 학생들에게는 대학에서의 거의 모든 클럽이나 액티비티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다. 이러한 제도는 하와이, 몬태나, 뉴 햄프셔 주 등의 다른 주들에서 시행되고 있고, 이중 등록/학점 제도(Dual enrollment/credit program)라고 부르는데, 워싱턴주의 러닝 스타트 프로그램은 그중에서도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왔다. 


거의 30년 전인 1993년에 워싱턴 주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고, 지난 20년간에는 등록 학생 숫자에서 거의 두 배의 증가를 보여 2006년에 16,826명이었던 등록자가 2021-22년에 3만2천명 이상의 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그램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을 수강하는 장단점이 극명하니 주의해야 하는데 다른 칼럼에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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