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도미니카의 마지막 수업(5)
2월 4일 화요일, 도미니카에서의 8박 9일의 마지막 날이다. 어김없이 새벽 6시 30분에 새벽예배를 드리고 7시 30분에 식사를 하고 모두 짐을 싸고 다시 공부하는 우리들의 사무실 같은 아담한 방에 모여들었다. 나는 버리고 가라고 하는 가방에 어제 선물로 산 도미니카 설탕과 커피와 선물들을 담고 찬송가 교재도 담고 땀을 흘리고 짐을 싸고 침대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청소도 하느라고 모임에 참석을 못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모였다.
이제 곧 차가 11시에 오면 떠나야 하는데도 다들 모여서 찬송가는 짐에 다 싸서 안 부르고 목사님이 마지막 말씀을 전하나 보다. 떠나는 날 아침까지 모여서 말씀을 들으니 그 열성도 대단했고 비싼 항공료를 내고 달려온 값도 충분히 뽑았을 것 같다. 언제나 짐을 싸고 풀고 청소하는 것이 내 사명이니 나는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
11시 30분에 식당에서 특별히 일찍 우리를 위하여 점심식사를 해주기로 했는데 11시에 떠나는 우리 5사람을 위해서 공항에 가는 식당에서 장로님께서 점심식사를 대접해 주시겠다고 해서 우리 다섯 사람은 떠나고 아틀란타 두 사람은 일정이 내일 떠나는 것이라 하루 더 머물면서 다른 팀들과 오늘 선교지를 방문하기로 했다. 헤어지기 섭섭하여 서로 허그하면서 다음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헤어져 차를 타고 공항으로 오는 길을 달려 중간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이 식당을 다녀간 도미니카 유명 인사들 사진이 벽에 걸려 있고 음식이 너무 맛있다. 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소고기와 닭고기들이 너무 부드러웠고 큰 아보카도 요리도 처음으로 먹어보는 것인데 맛있다.
2월 6일에 수술하시는 장로님께서 이렇게 세심하게 마음을 써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우리를 데리고 다니면서 관광도 시켜주고 설명도 해 주신 치과의사이시기도 한 남하얀 선교사님도 너무 귀하신 분이시고 아이가 6명이나 되는데 2명은 입양한 아이들이라고 한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공항에 와서 짐을 부치는데 권사님 짐을 개가 와서 냄새를 맡아서 경찰이 와서 권사님을 모시고 가서 조사를 받았는데 설탕 가루 때문에 마약인가 하고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밖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검색대에서도 걸려서 또 짐 조사를 받다. 도미니카도 마약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갈 때에 선물과 반찬들을 갖고 가서 하나는 버리고 오라고 했는데 선교비를 주신 분들을 생각하고 커피와 설탕과 과자 등을 사서 가지고 오느라고 두 가방이 또 가득 찼다.
가방이 바퀴가 선교 다니느라고 닳아서 잘 구르지도 않고 힘이 드는데 성 집사님이 두 개를 끌면서 애를 써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마이애미에 와서는 다시 짐을 찾아서 새로 부치고 검색대를 통과하고 나와야 하는데 부치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검색대 앞에 섰다가 틀린 것을 알고 서둘러 목사님과 집사님이 다시 반대로 나가서 부치고 권사님과 나는 캐리언 가방을 들고 그냥 따라 들어갔다가 검색대에서 만나서 검색을 마치고 들어오는 해프닝을 했다.
행여 시애틀로 오는 6시 30분 비행기를 놓칠까 봐 애를 태웠는데 7시 30분으로 변경이 되어 1시간이 남아서 성 집사님이 저녁을 샀는데 맛있는데 너무 비쌌다. 이번에 아틀란타에서 오신 두 분과 알라바마에서 오신 권사님이 큰돈을 내셨고 오아시스 교회 성도님들이 많은 선교비를 주셔서 사방에 선교비를 드리고 교회에 헌금도 하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께도 드렸다.
선교지에 가면 모두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뿐이고 다달이 보내는 선교 후원자를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고 시작한 사람은 끊을 수도 없고 순전히 우리가 감당해야 하고 그래서 비싼 외식을 삼가고 알뜰하게 살아야 한다. 타코마에 오니 밤 11시가 넘었는데 시간 차이가 3시간이나 나니까 아직도 새벽 2시가 넘은 것이다. 이번에 회계로 수고하고 비싼 저녁식사도 사주신 성 집사님 남편이 깨끗한 새 차 볼보를 몰고 나오셔서 우리를 픽업해서 집까지 데려다주셨다.
너무 새 차 같은데 남편이 차 청소를 깨끗이 하셔서 스웨덴에서 산 차가 이렇게 깨끗하다고 한다.
신 권사님이 요즘의 볼보를 중국이 샀다고 해서 놀랐다. 중국과 미국은 어느 나라가 패권을 잡느냐로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에 사는 나는 미국과 한국이 혈맹을 잘 유지하고 온 세계를 복음화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우리가 도미니카에서 약간 덥고 화창한 날씨 속에 지내다가 이곳은 굉장히 춥고 눈이 내리고 내일도 눈이 온다고 해서 새벽예배를 취소했다고 하기도 해서 우리가 피서를 잘 다녀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 집사님이 회계도 잘 보고 모든 것을 처리도 잘 하고 무거운 짐도 척척 비행기 짐칸에 올려주고 성 집사님 남편은 늦은 밤 시간에 집까지 다 픽업해 주고 너무 감사했다.
남편 목사님께 “당신 행복했지요?”라고 물으니 “그럼”이라고 단번에 대답한다. 쉬지도 않고 긴 시간의 설교를 다 쏟아내었는데도 피곤하지도 않은 것은 사명이고 행복이다. 이곳에 와서 생각하니 우리가 뜨겁게 불렀던 찬양과 큰 소리로 마음 놓고 부르짖었던 통성기도가 너무 속이 시원했고 함께하신 주님의 사랑이 감사하고 너무 행복했고 눈물이 날 만큼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