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아줌마(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아줌마(1)

친구에게,

우리가 일주일간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정말로 감사한 시간이었단다.

우리가 중학교 때 만나서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서로 챙겨주고 들어주고 함께 지낸 지가 오래지만, 각자 다른 주에 살다 보니 일년에 한 번씩 견우직녀처럼 만나면 반가워서 얼싸안고 기뻐하다가 헤어지는 시간이 올까 봐 조바심을 내는구나.


우리의 만남은 항상 기쁘고 즐거워서 늘 한결같은 마음이 되지! 아마도 우리가 학교뿐만 아니라 교회도 함께 다녀서인 것 같다. 또 00가 딸아이의 남자친구 때문에 속상하고 마음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며 우리도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었는데 잘 해결되어서 그 또한 기쁜 마음이며 엄마와 딸이 함께 사우나도 간다니 정말 다행이다. 그래 맞아, 우리들의 저금은 자식이야. 자식이 잘되어야지, 자식이 잘못되면 우리는 은퇴를 해도 평생 걱정거리가 남아 있는 거지!


그리고 00 아들아이는 자꾸 학교를 빠지고는 해서 지난해에 우리가 만났을 때에는 00가 펑펑 우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는데 아들아이가 학교를 잘 다니고 있어서 나도 기쁘다. 또 000의 딸아이는 결혼도 안 하고 남자친구와 함께 사는 것 때문에 우리 모두 한숨을 쉬며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하였는데, 그 딸아이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다니 정말 다행이다.


네가 그랬지! 이것은 말린다고 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 살아보아라라고 할 수도 없고, 결혼도 안 한 아이들이 둘이 함께 00 집에 와서 있는 것 없는 것 다 챙겨 가면 00 하는 말이 왜 우리가 열심히 벌어서 저 x까지 먹여야 하냐고 고민을 했다고. 우리 상식으로는 어떻게 그 상황이 이해가 되겠냐? 애! 우리가 그 나이에 그랬다면 지금쯤 우리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우리 아버지들에게 맞아 죽었을 테지!


또 00 아들아이는 공부 그렇게 열심히 해가지고, 여자애는 어떻게 그런 아이를 만났는지!(여자 아이의 몸에 문신하고 코걸이는 또 뭐냐고 00가 괴로워하는구나? 나도 정말 의외로 생각했지! 왜냐하면 00 아들애가 얼마나 똑똑했냐? 그리고 00가 그 애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 테니스, 또 일본어까지 과외를 시키며 학교도 우리들의 아이들 중에서 제일 좋은 곳을 나왔는데 말이다…. 


00가 너무 힘들어하는구나, 그래 정말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00 아들아이가 너무 여자친구 사귀어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결혼할까 봐 걱정을 한다니, 글쎄 그렇게 할라구?

그러게 우리가 뭐랬냐? 학교 다닐 때 연애도 해보게 놔두어야 한다고 했잖니! 그냥 공부에다 엑스트라 과외 시키느라 돌리고 돌리더니, 결국 그 애가 여자 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 것을 어떻게 하냐?


애, 어쩔 수 없다면 그 여자애 지금부터 훈련시켜라, 학교도 가게 하고 코걸이도 빼게 하고 문신도 너희 부부가 지워 주렴! 레이저로 지울 수 있다더라. 돈 많이 든다고? 그럼 어쩌겠어?

둘이 죽고 못 사는데…. 그렇다고 만일 결혼하게 되면, 여자애 팔뚝에 새겨진 문신을 모든 하객들에게 공개할 거니? 야, 한국 사람들은 아마 이해 못할걸?


또 000 남편은 교회의 장로님이신데, 딸아이가 잘못되어지면 본인도 힘들겠지만 아빠는 또 어떻겠니! 아무튼 사는 것이 조마조마하다. 어쩌면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그렇게 고집이 센지, 그냥 통보만 하면 지들 마음대로 하니 말이다. 아니, 우리에게 참는 법을 훈련시키는 것 같다. 남편들한테 참고 살았는데 왜 또 참아야 하냐고? 그럼 다른 해답 안 있냐?


애! 그리고 00 교회에 우리 모두가 가서 예배 드린 것 너무 좋았다, 그치!

내 앞에 앉은 분이 나보고 다음번에 오면 나에게 성가대에 들어와 달라고 그랬다고 했더니, 00는 아무렇지도 않게 응! 그 사람은 누구에게나 다 그래! 그러면서 은근히 잘난 체하는 나를 아예 불씨도 일어나지 않게 죽여 놓았잖니. 아이구, 기집애 좀 뜨워 주면 안 되냐?


미국 생활은 항상 바쁘지만 늘 외로운 것 같아. 자식도 말을 들어먹지 않치! 남편들은 골사모(골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나)가 되어 있지! 우린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할 듯싶구나. 그래도 우리는 다행이다. 우리는 일년에 한 번씩은 꼭 만나서 우리끼리 행복하게 지내잖니! 미국은 살수록 외로운 것 같지 않냐고 00가 그랬지! 그럼 지금 우리가 어쩔려고?


글쎄, 잘 모르겠구나, 분명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수한 숭늉이 마시고 싶고(나는 그래서 얼마 전에 비싼 돈 들여 산 전기 압력 밥솥 제쳐놓고, Sears 백화점에서 $29.00짜리 수동 압력 밥솥을 사다가 스토브에다 밥을 해서는 누릉지 만들어서 숭늉 해먹는단다, 기가 막힌 맛이지!) 밥과 김치찌개가 햄버거와 치킨 슾보다 더 좋고, 미국 방송에서 나오는 soap opera 보다는 한국의 연속극이 더 보고 싶고 재미있어서 어느 날


은 지난밤에 연속극 보느라 잠을 설쳐서 아침에 늦게 일어나 허둥지둥 일터로 향하는 나이기도 하단다. 

그리고는 일터에서 머리 속에서는 연속극에 나왔던 주인공들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맴도는구나! 그 다음 스토리를 상상해가며…………… 어떻게 되었지?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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