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휴식”
바쁜 삶 속에서 우리는 휴식의 가치와 중요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과소평가하고 있다. 과소평가가 아니라 아예 휴식은 우리네 삶 속에서 생각지도 않고 바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일거리가 많고 바쁜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런 사람에게 휴식은 하나의 사치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휴식은 일하는 것 못지않게 아주 중요하다. 휴식이 없는 삶은 죽음을 초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식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이다. 요즘에도 휴식을 취하지 않고 너무 과중하게 일하다가 쓰러져 목숨을 잃는 사례를 우리는 언론을 통해 볼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휴식도 없이 일하다가 과로로 죽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본다. 그러지 않아도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가는데, 그리고 인생은 아주 짧은데 그 삶 속에 휴식이 없다면 그 사람은 아주 불행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사실은 일과 돈벌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휴식이다.
바빠서 친구를 만나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자식들이나 친척도 만날 수가 없이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실패한 인생이다. 아무리 바빠도 가족이나 친지를 만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아무런 삶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휴식을 선물로 주셨고 반드시 휴식을 취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이런 지엄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바쁘다는 이유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고 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첩경이다. 지금은 은퇴하고 어느 정도 시간의 여유가 있지만 젊었을 적에는 나도 일이 바쁘고 사람을 만나는 스케줄이 꽉 짜여있어서 도무지 휴식을 취하고 여유 있게 누구를 만날 수가 없었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누구나 젊었을 적에는 대부분이 그랬다. 그런데 나는 은퇴를 하고 나이도 꽤 먹었는데 지금도 비교적 바쁜 편이다. 누구의 지시와 명령으로 바쁜 것이 아니고 내가 스케줄을 그렇게 만들어서 그대로 이행하자니 바쁜 것이다. 매일의 일과를 만들어 놓은 스케줄대로 이행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나만 이렇게 바쁜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한세상을 사는 동안에는 늘 이렇게 바쁠 것이다. 이렇게 바쁜 세월이 지나면 그다음엔 하늘로 이사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학창 시절에는 가정교사를 하면서 학교에 다녔음으로 늘 시간에 쫓기면서 살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이 바쁘기는 했으나 나의 전성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점심과 저녁을 먹을 시간이 없어서 건너뛴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다가 심신이 허약해져서 병이 난 적도 있었다.
남들은 쉬어가면서 공부도 하고 학교에 다니는데 나만 유독 바쁘게 살았다. 내가 돈을 벌어가면서 학교에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주로 가정교사를 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고 나도 그중에 하나였다. 수업 시간에 졸면서 강의를 들었고 어떤 때는 깜빡 잠이 들기도 했다. 하나님은 그분의 자녀가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또 어떤 때는 너무 벅차게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을 잘 아신다.
또 우리가 육신적으로, 정서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활력을 되찾기 위해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도 아신다. 구약 성경 시편(62편)에서 다윗은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라고 고백한다. 이처럼 다윗은 활력을 완전히 되찾기 위해 희망을 넘치도록 갖게 하시고 구원하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면서 하나님만 잠잠히 기다렸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다윗을 통하여 그분의 변함 없는 임재와 그분의 능력을 믿을 때 우리는 휴식을 취함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 이 얼마나 값진 하나님의 선물인가! 하나님은 참으로 좋으신 분임을 알 수가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젊었을 적(학창 시절)에 나는 너무 바쁘게 살았다. 하나님이 주신 휴식을 취하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삐 뛰면서 살았다. 그래서 성격이 이렇게 급한지도 모른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쉬엄쉬엄 갈 수도 있는데 아직도 급하기만 하다. 아마도 하늘로 이사하기 전까지는 늘 이렇게 바쁘게 살 것 같다. 나중에 하나님 앞에서 꾸지람을 들을지도 모른다.
오늘 여권을 새로 받았는데 그 여권 속에 있는 사진을 보니 천생 얌전한 할아버지임에 틀림이 없다. 어느새 세월이 그리 빨리 지나갔는지…! 이제부터라도 휴식을 취하면서 쉬엄쉬엄 이 세상을 살아야겠다. 그것이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지만….
이제 남은 삶은 쉬어가면서 하나님만 열심히 찬양하다가 가고 싶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살다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하늘로 이사할 준비를 해야겠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하나님이 주신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 있게 살아야 하겠다. 그분으로부터 작은 칭찬 한마디라도 들을 기대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