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칼럼] 웃픈 이야기(1)
요즈음 코로나 바이러스 상태로 재택근무를 한지가 3주가 되어간다. 일반직장인들과 달리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사람을 만나야만 되는 일이라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데에는 일에 한정이 있다. 집에서 근무를 하는데 전화상담도 가능하지만 우선 전화 상담일경우 상대방의 눈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말만 들어보면서는 상대방의 정신상태를 온전히 표현하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전화상담은 별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또한 홈리스 중독자 정신질환자들인 우리고객들에게 우리의 개인전화 번호를 알려줄 수가 없으니 우리고객이 머무르는 쉘터의 카운슬러들이 전화로 우리에게 우리의 고객을 연결해주면 전화상담을 하고난 후 그 친구에게 필요한 약 처방(의사가 하고 있고) 우리는 환자상태를 설명을 해주며 테라피가 필요하면 테라피를 하기도 한다. 약은 고객들이 직접 우리사무실로 받으러오는데 지금은 사무실 문을 닫고 이들이 와서 사무실 유리문에 벨을 누르면 그날 근무하는 리셉션니스트가 고객의 신분을 확인하고 약을 주기도하고 망상증세인 고객들이 정기주사를 맞아야할 경우 이들이 살고 있는 쉘터로 간호원이 방문치료를 한다. 그런데 우리들이 어려운 일은 쉘터에 머무르고 있지 않는 홈리스 고객들을 만나야하는 일이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까 이들을 찾아봐야하는데 지금은 집에 있으라는 행정명령을 받아서 밖으로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지만 오랫동안 이들과 함께 해온 생활이라 이들의 안전이 너무나 염려가 된다. 어디서 잠을 자나? 춥지는 않나? 밥은 먹었을까? 어디 아픈 곳은 없나? 대부분의 우리 고객들은 맑은 정신을 갖고 있지 않아서 일일이 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어야만 한다. 때맞추어 먹어야할 약들, 이들이 먹고살아야할 음식을 구입해야하는 정부보조금 지불, 그 외의 이들의 건강상태 등등. 어쩌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우리들에게는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아이를 하나 더 양육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본인들 스스로가 자기 자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살아가니까 매일의 삶속에서 이들이 필요한 것들을 우리 카운슬러들이 이들의 정신상담과 함께 이들이 먹고 마시고 살아가야할 기본적인 것들을 챙겨주고 찾아주어야 한다. 재택근무를 하면서는 이러한 일들이 하기가 어렵다. 얼마 전 킹카운티 감옥 건물 안 서쪽으로 한건물이 킹카운티가 죄수대신 남는 방들을 홈리스 쉘터로 만들어주었다. 이곳에는 남자들만 100여명정도 들어가는데 보통 쉘터들이 그렇듯이 커다란 방에 침대들이 일이층으로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 쉘터는 개인 방으로 되어있어서 홈리스 고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00고객도 마찬가지이다. ADD 증상이 있는 데에다 지적인 발달이 늦어서 일반적인 생활을 하기가 어려운데 불운한 가정환경으로 어릴 적부터 집을 나와 길바닥을 전전하면서 길거리 사람이 된 61살의 백인 내 고객이다. 만나면 기관단총처럼 빠른 말투로 숨 쉴 틈이 없이 말을 해대니까 나는 00를 진정시키고 내 눈을 집중적으로 보라고 부탁을 한 후 한 마디 한 마디 천천히 말을 하게 시켜보지만 잠시 후면 말의속도가 또다시 정신없이 빠르다. 00의 거의 모든 얘기가 자기가 필요한 우울증치료제 Venzo를 처방 받아달라는 얘기이다. Venzo는 치료제이기도하지만 장기간 복용을 하게 되면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약을 조금 더 복용하거나 복용시간을 앞당길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약이기도한데 이약을 먹으면 정신적으로 하이가 되니까 약물중독자들이 많이 찾는 그런 약이다. 그런데 부작용이 많은 이약대신 다른 약을 처방 받게 하였는데 이점이 00의 불만이다 약에 취해서 현재의 자기의 삶을 잊어버리고 싶은데 담당자인 나와 우리사무실 의사들이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화를 낸다. 때로는 이약은 길거리에서 비싼 값에 거래가 되기도 한다. 워낙에 중독성이 강하고 약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으니까는… 00도 마찬가지였다. 길거리에서 삶을 살아온 지가 17살 때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으니까 거의 60년 가까이 길거리 인생을 살면서 약물중독자가 되어있는 상태이다. 본인이 갖고 있는 ADD 증상에 우울증 그리고 약물중독으로 인하여 00는 혼자서는 정상적으로는 삶을 살아가기가 어려운 삶이다. 00가 그냥 아무 말 안하고 깨끗이 옷을 차려입고 수트케이스 들고 나가면 잘생기고 멋진 백인아저씨로만 보인다. 인물은 엄청 멋지게 잘생겨서 00가 제정신일 때 다른 이들이 보는 00는 멋진 미국남자일 뿐이다. 그런데 조금만 접해보면 ADD를 갖고 있어서 약을 복용해도 거의 자기 자신을 주체하지 못 할 정도의 과한 행동이 많다. 00는 음식 만드는데 소질을 갖고 있어서 보통 큰 레스토랑에서 라인쿡으로 일을 했었단다. 어찌나 손놀림이 빠른지 내가 운영하던 쿠킹 클래스에서 칼로 재료를 써는 일을 맡기어보니 엄청 빠른 속도로 남들은 이제 반도 못 썰었는데 미리 다 썰어놓고 다른 사람들이 마치기를 기다리지 못하는 그런 상태로 쿠킹클래스에 재미를 못 붙이고 떠나 버렸다. 00가 음식 만드는데 소질을 보여 킹카운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Rapid Housing program(레피드하우징) 자립보조프로그램에 도움을 받아 파트타임으로 중국음식점에서 보조 쿡으로 일을 시작하고 00가 받는 돈에다 우리 레피드 하우징 프로그램에서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유덥 근처에 스튜디오 하나를 구해주었는데 본인이 내는 금액은 한 달에 395불 나머지 500불은 우리프로그램에서 지불하면서 입주를 했는데 입주한지 2개월 만에 00가 일하던 식당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우리프로그램이 보증을 서고 얻어준 집이라 1년 동안 그 집 페이먼트를 우리사무실에서 하면서 그냥 살게 하였다. 그 집의 계약이 1년이 되어 지고 그 집을 떠나야 하는 날 00가 나에게 부탁을 해왔다. 자기는 일반적인 쉘터에 가면 죽어버릴 것이니 알아서하라고? 거의 협박수준이었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킹카운티 감옥에 새로 만들어진 쉘터로 들어가기까지 입에 달고 사는 fucking God dam son of bitch!는 내가 만나기만 하여 한 30분간 상담시간 안에 50번 즈음은 한 것 같다. 이날은 하도 욕을 얻어먹어서 배부른 날이다. 00에게는 모든 이들이 fucking son of bitch!였다. 어느 날은 도대체 00가 얼마나 욕을 하나하고 00가 나하고 상담하는 내내 욕을 세어보니까 30분 만남에 43번쯤을 욕을 하였다. 어찌 하였던 00를 매주 30분씩 만나면서 본인의 심리상태,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그 외에 필요한 베네핏 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상담을 하고 있는데 우리 프로그램의 하우징 스페셜리스트로부터 연락이 왔다” 레지나 네가 부탁한 케이스가 특별접수가 허락되어서 너희고객 00가 앞 순위로 방이 나올 때 감옥의 쉘터에 있는 방으로 들어갈 수가 있게 되었어! 그때에 이 소식을 접한 내 고객 00가 나에게 한말은 레지나 너는 세상에 천사야! 나는 럭키야! 너 같은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는 카운슬러가 내 담당자라니 나는 너무나 행운인걸! 어쩌고 저쩌구 쉬지 않고 떠들어대더니 아예 우리사무실로비에서 나에 대한 칭찬의 말을 쉴 새 없이 해댔다.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는 거다. 오랫동안 이들과 함께 일해 오다 보니 이들이 욕을 해대어도 그냥 욕하는구나! 그리고 칭찬을 해대어도 음 뭔가 좀 편안해졌구나! 정도이지 절대로 감정에 흔들림이 없게 된다. 또 언제 어떻게 이들이 폭발되어질지 모르니까 음 그래 고마워! 하고 짤막하게 얘기를 하는 게 이들이 감사해할 때의 답이다. 고객 00는 너무나 감사하다며 자기들 배급받는 돈에서$7.99하는 초콜릿 한 봉투를 사와서는 상담실로 들어오자마자 평소에 거칠고 사나운 모습들은 다 사라지고 부끄러운 얼굴표정을 하며(자기 딴에는 최선의 보답을 하는 것이다) 내 책상위에 초콜릿 봉투를 내놓는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