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가을

전문가 칼럼

[박미영칼럼] 가을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들고 있는 황금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은 깊어간다는 표현을 한다. 우리가 사는 인생에 대해 더 진지한 무르익은 사색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단풍이 든 가을의 정취를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은 저물어가는 한 해를 잘 흘러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쓸쓸하고, 허무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계절적 우울증이 가장 많다는 가을은 가을낙엽과도 흡사해 겨울을 앞두고 답답하다는 사람도 많다. 햇빛의 양과 일조 시간이 줄어서인 신체적 리듬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점점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활기가 없고 균형이 깨질 무렵 우울증이라는 손님이 은근슬쩍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날씨가 일 년 내내 같은 계절에 사는 곳에 비하면 사계절을 누리는 혜택은 고마운 일이다. 가을은 그렇게 덥지도 그렇게 강추위도 아닌 한나절이 졸리지 않을 만큼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다. 밝고 최대의 푸르른 자연으로 가득 찼던 무더운 여름을 지나 찾아온 가을 햇살이 더 소중한 이유다. 


자연은 항상 제 자리의 몫을 다 하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가을은 사색을 찾기 위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온다. 행복하고 감사한 또는 고독한 명상에 감정에 한껏 심취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나쁘지 않다. 가을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겨울이 또 다가옴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해의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나는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허점도 함께 흘려보내는 시점도 지금이다. 계절마다 정서가 다르듯이 사람의 인생 또한 아흔아홉 가지 실패를 했어도 한가지라도 만족을 느꼈다면 그 또한 행복이다. 모든 것에 머리 숙여 감사할 수 있는 절기도 가을이다.


계절의 느낌은 곳곳에 풍긴다. 반드시 멀리 떠나지 않아도 골목 골목마다 타오르는 낙엽과 햇살에 행복을 느낀다면 최고의 황금 계절을 보내는 중이다.

가을이 주는 느낌은 어느 계절보다 깊고 편안하다. 디지털 매체를 조금 멀리하고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덤으로 갖는다면 내 마음도 깊게 성숙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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