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 기드온칼럼] 박상원 목사 동족 선교 이야기
동북공정으로 서서히 점령당하는 우리의 자유와 독립의 터전(4)
다음 날 두만강과 방천 그리고 우리 선교사역장을 가는 일정으로 함께 간 복음통일전략학교 1기 수료생들은 들떠 있는 듯했다. 다들 처음 오니깐 생소하고 또 우리들의 선조들이 독립투쟁 한 곳이며 원래 우리 땅이었다는 오래된 학습에서일까? 그들과는 달리 필자의 마음은 애석함을 넘어 약간의 분노가 일었다. 우리가 힘이 약하고 우리끼리 아직도 싸우고 대립하고 분열하고 있음이 그 근본적인 원인인데 나타난 현상만을 보고 반응하는 마음이 더 서글펐다.
1997년 비암산의 일송정에 올라서 해란강을 보았을 때, 우리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 말달리던 독립군들의 모습이 그대로 펼쳐져 보이는듯해서 감동을 받았었는데 2000년 초부터 이곳에 여러공사를 하고 난개발을 하면서 그 녹색으로 그 푸르른 광야 한가운데로 구비구비 흐르는 물줄기의 아름다운 자태가 그동안 얼마나 더 망가졌을까? 약간의 궁금증과 동시에 불안함은 ‘간도 주재 일제 총영사관’을 나오면서 더 가중되었다.
불과 5년전 까지만해도, 초라한 주차장에 차를 두고 입장권 구입도 없이 비포장의 투박했던 언덕길을 한 20~30분정도 올라갔었는데, 아주 커다란 주차장이 보이고 그 안쪽으로 놀이동산같은 형태의 높은 탑들과 매표소, 양옆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음식점들과 기념품 가게들… 아니 이건 또 뭐지? 주차비와 입장료를 내고 놀이동산용 카트 차(차벽 유리가 없이 양옆이 뚫린 사파리용)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불과 5분정도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일송정 앞에 도착을 했다.
‘아니 자신들의 역사도 아니고, 내용은 다 우리 민족의 항일투쟁과 정신이 깃든 곳을 이렇게 관광지로 만들어서 요란하게 장사를 해도 되나?’ 마음이 또 불편해졌다. 처음 오는 우리 일행들은 분주해졌다. 감탄의 소리를 하면서 ‘일송정’ 돌비석 앞에서 단체사진도 찍고,주변 해란강 일대를 보면서 계속해서 삼삼오오 핸드폰으로 모습을 담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 중국당국의 검문검색이 강화되었다는 뉴스를 접한 필자는 아예 핸드폰과 랩탑 등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사진찍는 시간대신 더 깊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말로만 들었던 ‘동북공정’이 이렇게 확연하게 현실화 되었구나… 유명한 유적지마다 관광지로 만들어서 주차비와 입장료들을 받아가며 그 마지막 메시지는 중화민국이 세상의 중심이고 변방의 소수민족들이 그 중화사상에 완전히 편입되게 하려는 계획이 이렇게 실현되어 가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게 되었다.
이런 내마음을 알았는지 내려오는 길에 화창했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비가 내리는 가 싶더니 엄지 손가락만한 우박이 쏫아지는 게 아닌가! 옆자리에 앉은 나는 이내 옷이 졌었고, 우박이 얼마나 세던지 비비탄을 맞은 듯 팔등이 따끔따금했다.
동시에 거룩한 성전에서 장사를 하던 물건을 뒤엎던 예수님의 버럭하심, 불쌍한 이스라엘백성들의 고초를 기억하며 자유를 주기위하여 모세를 통해서 애굽에 우박을 내리치던 하나님의 분노랄까… 이런 감정이 들었던 것은 수십번 이곳을 다니면서 자유를 찾아 강과 산을 넘어 온 우리 북녘동족들의 살려달라는 새까맣게 타버린 목마름에서일까? 이런 생각 속에 서서히 두만강 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계속>
일송정 앞에서 뒤로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음.
일송정의 새로 생긴 왕복 셔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