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칼럼]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나의 사랑하는 아이(1) - 시애틀한인로컬소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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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 칼럼]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나의 사랑하는 아이(1) - 시애틀한인로컬소셜칼럼

며칠 전 지난해에 만났던 분들을 다시 만나 보았습니다.

한국에 사시는데 일년이 지난 오늘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레지나 선생님 저 00엄마예요.

네? 누구신지? 저 00엄마예요 지난해우리 아이 보낼 때 많이 도와주셔서… 말을 듣는데 나는 우리 딸 보내는데 라는 말을 들으니 생각이 났다. 

아, 그렇군요!

지금 어디에 계신거죠? 네 저희 지금 이곳에 왔어요. 네 그럼 어디에 머무르고 있으신가요? 네 저희 지금 000지역에 있는 호텔에 있습니다.

그렇군요!

정말 반가워요!

우리 만나야지요? 

레지나 선생님 저희 선생님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싶네요.

지난해에는 우리아이 보내고 나서 경황도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마음의 준비도 안 되어서 그냥 떠났어요.

내일 이 그 아이가 떠난 날 1주기에요.

그래요! 맞아요, 저도 며칠 전부터 지난해  달력을 정리하면서 00를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참! 눈이 예쁜 아이였는데…

아! 그렇군요!

오셨네요

우리 만나요

약속을 잡고 며칠 후를 기다리는데 생각나는 것은 지난해 1월의 그날이었다. 지난 겨울은 유독이도 춥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비마저 장대비처럼 쏟아져 너무 추웠던 몇 주간이었다. 

아는 분이 전화가 왔었다.

레지나 선생님 좀 도움을 주실 수 있으세요?

뭐죠?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면 도움을 드릴게요.

제가 아는 분 자녀가 이곳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중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소식이 없다네요!

어디를 찾아보아야 할지요? 

그 아이가 사는 곳은 어디죠?

000지역입니다. 그럼 그 아이가 다니던 학교는 어디지요?

네 000 학교입니다. 

그럼 학교 카운슬러에게 그 아이가 상담을 받은 적이 있나 알아보시고 친구들에게 수소문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아 네! 이미 아이 친구들에게는 다 연락을 해보았는데 별다른 소식을 찿을 수가 없네요. 그럼 실종신고는 했나요.

네 이미 실종신고는 했는데 그래도 찾을 수가 없어서요.

혹시 선생님이 일하시는 기관과 관련된 다른 자매기관 등에 그 아이 소식을 알아보아줄 수가 있을까요?

아 네 그럼요 그렇게 해야지요.

우선 아이의 사진과 생년월일 그리고 집을 떠날 때의 옷차림 그리고 혹시라도 아이가 남겨놓은 글이 있나 찾아봐주세요?

얼마 후 아이의 사진과 인적상황이 이메일로 내게로 왔다.

나는 아이의 사진을 프린트해서는 우리 같은 계통에 일하는 기관들에게 먼저 이메일로 아이에 대한 모든 인포메이션을 보내주고는 프린트한 사진들을 들고 다운타운시애틀지역과 벨뷰에 있는 쉘터 등을 방문하였다.

그리고는 관계자들에게 특별히 부탁을 했다. 감사하게도 한곳에서 오래일하다보니 같은 계통의 아는 동료들이 꽤나 많아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다.

너희 기관들이 바쁜지는 알지만 혹시라도 이런 모습을 가진 아이가 너희 프로그램으로 들어오거나 연결이 되어진다면 꼭 나에게 연락을 해달라고..

그리고 며칠을 기다려 보내면서도 염려가 되었다 혹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그 이후 매일 밤을 아이에 대한생각으로 꿈을 꾸었다.

아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걸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닌가?

이 아이의 행방불명소식에 나는 어릴 때 엄마를 따라서 수산물시장에 따라갔다가 엄마의 손을 놓쳐버리고 거의 9시간을 수산물시장을 헤매다가 나중에 경찰아저씨의 안내로 파출소에서 엄마를 기다렸던 시간들이 생각이 났다.

시장에서 분명히 엄마가 앞에 있어서 따라갔는데 내 엄마가 아닌 엄마의 뒷모습하고 비슷한 아줌마를 한참 따라가다 보니 내 엄마가 아닌 다른 아줌마여서 얼마나 놀래고 겁나고 무서웠던지 목을 놓아 울면서 엄마를 찾았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났다.

엄마의 손을 놓쳐버리고 엄마와 헤어진 9시간 동안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던 생각이 났다. 

시장 길 한복판에서 울던 나를 어느 아줌마가 내손을 잡고 나를 파출소로 인계하던 생각도 나고 파출소에서 마음씨 좋아 보이는 경찰아저씨가 주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엄마가 찾아올거라고 말해주는데 그림엔 마음이 가지 않고 엄마가 안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울던  기억이 났었다.

그날 밤늦게 우리집 식구 모두가 나를 찾느라 온수산물시장을 다 헤매고 다니다가 거의 자정시간이 가까워져서 엄마와 상봉을 하면서 엄마 품에 안겼던 기억이 났다.

그날 이후 나는 엄마가 시장에 간다고 하여도 절대로 따라 나서질 않았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때의 충격은 나에게 그대로 남아있어서 내가 어디여행을 가게 되면 꼭꼭 멤버들을 다시 한번확인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엄마가 어디를 가신다고 집을 나서도 나는 집에서 있겠다며 오빠와 언니들과 시장에 가신 엄마를 오매불망 기다렸던 생각이 났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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