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오늘 하루 만난 고객들(1)" - 시애틀 한인 소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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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칼럼] "오늘 하루 만난 고객들(1)" - 시애틀 한인 소셜 칼럼

오늘은 사무실에 나가서 일하는 날이다. 

월요일은 일단은 사무실에 나가서 전화 메일 온 것 확인하고 해결할 것은 해결을 하고 편지들 온 것 있으면 하나씩 살펴보고 중요한 것부터 열어보면서 편지들을 해결한다.

편지들은 주로 주정부 베네핏 인포메이션들이나 아니면 저소득층 아파트 신청한 것들에 대한 과정 들을 알리는 것들이기도 하고 또 우리사무실의 도움을 받고 있는 나이 많은 고객들의 보험 프리미엄을 보내달라는 요구서등 또 요양원에 거주하는 우리 고객이 지금 액팅 아웃(발작을 일으키니 너희 가 와서 어떻게 든 해결해달라는 전화 또는 편지 또 먼 타주에서 동생을 찾고 있으니 동생이 그곳프로그램에 있으면 알려달라는 이야기 등등…

매일 우리에게 도착하는 편지가 대충 하루에 10통정도 일주일이면 거의 50 통이 다되어간다.

물론 우리고객들이 와서 찾아가는 메일도 있으나 대부분의 메일은 우리담당 카운슬러들이 우리고객들의 편지를 열어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기에( 물론 고객들의 요구에 의해서 열어볼 수 없는 편지들도 많다.

아침 일찍이 사무실에 도착하면 거의 7시 30분정도이다.

아침 일찍부터 나갈 일은 많지 않지만 나는 종용한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는 이 시간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이 사무실에 나간다.

직원들은 아침 9시나 되어서 나오지만 나는 아침시간이 조용할 때 서류정리 하고 전화 메시지 체크 업하고 하다보면 9시쯤이 되면 서류 정리가 대충 끝나간다.

이때부터 12시까지는 고객들과 상담을 주로 한다. 보통 한 고객을 30분정도 만난다고하면 5명 내지 6명의 고객들하고의 상담이 시작된다.

물론 상담을 마친 후에는 이들에 관한한 인포메이션을 서류로 작성해서 컴퓨터에 입력시켜야한다.

고객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니면 2주일에 한 번씩 각 카운슬러들의 케이스 로드를 보면 요즈음은 보통 한사람 카운슬러에게 50명 정도의 고객이 소속되어있다. 보통 29명 정도였는데 펜데믹 때문에 케이스가 더 많아졌다. 

요즘 같은 펜데믹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고객들이 더 많아져서 55명이 한 카운슬러에게 상담과 필요한 혜택을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오늘은 내가 오늘만 만난우리 고객들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아침 일찍부터 롱텀 트리트먼트(장기요양)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약물중독치료) A(시애틀의 왕깡패라고 칭한다. 

눈도 부리부리하고 인상도 고약한데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꽤나 알려진 못된 깡패인데 이제는 워낙 오랜 세월을 내 고객으로 있다 보니 유독 나에게만은 눈에 힘을 주지 않는다.

A를 야끼마에 있는 장기요양 그룹 홈으로 보내고(차비를 우리사무실에서 끊어주고 나니 그다음 고객으로 다음 주가 자기의 생일이니 매주 받는 돈 중에서 100불을 더 찾아달라는 다리가 한쪽 밖에 없어서 겨드랑이양쪽에 목발을 짚고 다니는 1년에 한두 번 겨우 목욕을 하는(믿기지 않겠지만 이 고객은 목욕을 해야 할 이유를 알지 못한다.

기분이 항상 좋은(물론 약물 탓이기도 하지만) 70대의 백인고객(R이 말을 하면 젊었을 때 코케인 중독으로 이가 다 빠져버려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오랜 세월 함께 하다보니까 나는R의 이야기를 이제는 거의 다 알아듣는다.

R은 우리 그룹 홈에 거주하는데 R의 특징은 목욕은 죽어라고 안하는데 그래도 수건으로 대충 땀을 닦아내는지 냄새가 그다지 심하지가 않다. 다른고객들에 비하면 어쩌면 하루에 한 갑씩 피우는 담배 때문에 더러운 냄새가 묻혀버린 것 같다.

그다음으로 몸이 300파운드는 나가는 망상증환자인 C는 몸무게가 300파운드나 나가는데 한여름에도 겨울 털 부츠를 신고 다녀서 내가 여름 슬리퍼 사줄게 신발 바꿀래? 라고 물어보면 절대로 아니란다. 

항상 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데 인사성이 아주 밝아서 나를 만나면 내가 잘 있는가? 무엇을 먹었는가? 어디 힘든 곳은 없는가?를 나에게 묻고 난 후에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가 고객인지?)

요즈음은 이곳 그룹홈에 사는 건물 앞 파란자동차에 꽂혀서 밤마다 그 자동차 안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 방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더운데도 문을 꼭 잠그고 자야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물론 나는 C가 제대로 약을 먹는지를 이곳 그룹홈 담당자들에게 확인을 해보고 약이 더 필요하거나 약이 다른 게 필요하다면 우리사무실 의사 하고 의견을 함께 해서 약을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홈리스 출신들의 중독자 고객들이나 정신지체자들이 정리를 잘 할줄 몰라서 엄청 지저분한데 C의 방은 그야말로 유리 이다 쓸고 닦고 지저분한 꼴을 못 본다 

그리고 천연 방향제도 방에 갖다놓아서 쓰레기장 같은 다른 고객들의 방에 유독 이방만이 새로운 나라에 온 것 같은 방이다. C하고의 미팅이 마치자 앞이 안 보이는 6피트 4인치의 J가 상담실로 천천히 걸어오는 게 보인다. 

J는 젊었을 때 해군으로 근무를 하면서 세계 곳곳에 안가본나라가 없는데 내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면서 40년 전 한국부산에 머물렀던 이야기를 만나기만 하면 하는 통에 이제는 내가 대답대신 그래 이젠 그 얘기 고만 하지! 라면 삐져서 내가 묻는 말에 도 대답을 안 한다.

이 고객은 군대를 다녀와서 군인들 연금과 합쳐서 정부보조금이 나오는데 앞이 안보이니까 매주 우리사무실에서 받는 돈을 아마도 이 그룹홈에 거주하는 양아치 같은 놈들에게 다 뺏기는 것 같다.

내가 매주 돈을 어디에 썼는가 확인을 해보면 매번대답이 술 사먹었단다. 

그럼 무슨 술? 이라고 물으면 위스키란다. 어디서? 그러면 마켓에 가서 샀단다.

누구하고 갔지? 라고 물으면 혼자 갔다 왔단다. 

눈이 전혀 안 보이는데 어찌 갔다 왔냐고 물어보면 입을 꾹 다물고 더 이상 대답을 안 한다. 

지난해 J아파트 앞방에 사는 00가 J의 돈을 갈취해간다는 소문을 듣고 뒤에서 은밀히 조사를 하여서 00를 마주대하여 엄포도 주었지만 내가 이 그룹홈에 사는 것이 아니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아마도 J는 돈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구하는 것 같다.

인정받고 싶고 그룹에 끼고 싶은데 자기가 앞이 안보이니까 돈을 주고 그 자리에 끼어보려고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J는 어쩌다 내가 방문을 하다보면 자기 방 앞 복도에 주저앉아 하루 종일 앉아 있기도 한다.

J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면 명상중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에 90대 부모님이 살고 계신데 보고 싶어 하지만 그쪽으로 J를 데려갈 사람이 없어서 그리움을 전화로만 달랜다. 

J의 정신상태 체크 업을 하고 먹는 것 그리고 도우미가 제대로 와서 도와주는지를 확인하고 나니 J의 도우미인 소말리아 여자가 방에 도착을 한다, J는 행운아이기도 하다. 소말리아 출신인 도우미인 여자는 잘 보이지 않는 J편이 되어서 열심히 J를 도와준다.

다음엔 M이다. 키가 6피트가 넘고 몸무게가 200파운드는 훨씬 넘어가는 M 은 나에게 애기를 한다.

다음 달이면 자기 생일 이란다. 그리고 자기는 작곡가인데 자기가 곡을 만들어 보냈으니 라디오 채널 105를 들어보면 자기곡이 나올 것이란다.

나는 그래 알았어!

곡을 들어볼게 그리고 이곳에서의 M 의 기록을 살펴본다. 약은 제대로 복용을 하는지? 

M은 예의가 바르다. 내차가 저만치에서 부터보이면 자기 아파트 입구에서 부동자세로 거수를 하고 나를 기다린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레지나는 자기를 도와주는 위대한 사람이란다.

M이 거수를 하고 있으면 나도 지나면서 M에게 거수를 해준다(누구말대로 함께 미쳐가는 거 아닌가 하지만? 미쳐가는 게 아니라 함께 동행해주는 거라고 말한다?)

M은 돈만 있으면 굿윌 스토어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쓸데없는 물건 등을 한없이 사가지고 자기 집에 싸두다가 누가 달라고 하면 다주어버리고 매주 나오는 돈으로 또 굿윌 스토어로 달려간다. 내가 보기엔 별로 쓸모없는 물건들인데도 M 에게는  귀하게 보이는 것 같다.

M 역시 망상 증세인데 약을 제대로 복용을 해서인지 과한 행동은 그리 많지가 않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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