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컬럼]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고 보니
요즘은 중학생만 돼도 <핸드폰>을 많이들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핸드폰엔 수많은 기능이 내장되어있으며 거기에 수백 장의 사진도 보관이 되고 중요한 내용이나 간단한 일기장도 기록해 둘 수 있는 <메모장>이 있으며 남과의 약속 날짜와 가족의 대소사도 기록해 둘 수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와 아는 분들 전화번호가 있어 자동차 운전 중에 핸드폰에 대고 <아무개 불러주세요> 하면 전화번호가 바로 뜬다.
누르기만 하면 통화가 된다. 그래서 요즘 사회생활에 없으면 안 되는 제일의 보물인데 별로 중요한 기분이 안 들고 사용하는데 이 보물을 잃어버려 보니까….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보물인지 잃어버려보고야 알게 되었다.
핸드폰이 없을 땐 가족, 친지 등 전화번호 몇 개는 기억하고 있었으나 핸드폰을 사용 후부터는 마누라 전화번호도 알 수가 없게 되었다.
모든 기록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어서 답답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잊어버릴 것을 대비했다면 컴퓨터에 모든 것을 보관해 둘 것을 그렇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잊어버린 곳이 종합병원으로 검진을 받으러 가서 의사도 만나고, 커피숍도 들리고, 오다가 약국도 들리고, 집에 왔는데 집에 와서 잊어버린 것을 알게 되어 벗어놓은 옷 주머니에 있겠지 하고 그냥 하루가 지났다. 다음날 호주머니를 다 찾아도 없었다.
아마 자동차에 있나 보다 하고 차에 가서 아무리 찾아도 없다. 옛날 말에 <소> 잃고 쥐구멍을 들춰본다는 말이었다. 그간 다닌 동선을 다찾아 보았으나 못 찾고 집에 왔다.
천상 새로 장만을 해야 하겠는데 그 많은 기록이 다 없어졌으니 난감하기만 하였다.
일요일 아들이 집에 왔길래 전화기를 잃어버려서 새로 하나 사이겠다고 하니 아들 녀석이 <아빠> <아빠 I pad>있잖아?
하길래 있다고 하니 달라고 하여 갔다가 주니 그곳에서 무엇을 몇 번 누르니 내 핸드폰의 현재 있는 위치가 나오는 게 아닌가?
그것도 병원의 응급실에 있다고 정확한 위치와 응급실 글씨까지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인가 또 누르니 <삐삐삐> 하는 요란한 소리도 나는데 이 소리가 잃어버린 그 장소에서 내 핸드폰에서 나기 때문에 핸드폰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다 들린다는 것이다.
내가 병원 안내원에게 가서 확인할 땐 그곳에서 안내원들은 다들 모른다고 했는데 누가 핸드폰을 응급실에 주고 간 것이다. 그래서 병원 응급실로 가서 경비원에게 이야기하니 경비원이 내 핸드폰을 가지고 나왔다. 고맙다고 하고 어떻게 여기에 와 있냐고 하니 누가 커피숍에서 주셔서 여기에 주고 갔다는 것이다.
앞으론 전화기 뒤에 아들 전화번호를 붙여 놓아야겠다.
잃어버린 사람이 죄가 크다는 옛이야기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