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근칼럼] St. John’s wort (Hypericum perforatum)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허브 중에서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것이 있다면, 저한테는 St. John's Wort입니다. Wort는 식물 이름에 붙는데, 초목 혹은 풀이라는 뜻입니다. 굉장히 강한 햇살 아래서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한 가지 식물을 정해서 키우면서 그 식물과 교감을 느끼고, 자세히 관찰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저한테 정해진 식물이 St. John's wort이고 집에 가지고 와서 일주일도 안 되어서 식물을 죽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식물 중의 하나입니다.
허브의 잎 뒷면을 보면 검은 점들이 보이는데, 이것은 식물 오일이 모여있는 분비샘입니다. 옛날에는 이 검은 점이 악마가 바늘로 찔러서 생긴 것으로 여겨져서, 그 보복으로 악마를 쫓을 때 이 식물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고대 여름 축제, Walpurgisnacht라는 축제 때에 악마를 쫓기 위한 상징으로 사용이 되었는데, 이 축제가 나중에 St. John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이 식물도 St. John's wort라는 일반명이 붙게 되었습니다.
고대에는 이 식물을 머리에 두고 자면 미래의 배우자 얼굴을 꿈속에서 보게 해주고, 목에 메고 다니면 어두운 생각이나 불안을 없애준다고 여겨졌습니다. 학명은 Hypericum perforatum이고 perforatum은 조그마한 구멍을 뜻하는 것으로 잎사귀에 보이는 검은 점들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그럼, 현대로 와서 이 허브의 사용을 보면 악마와의 상관은 없지만, 우울증(특히 외로움이나 의사소통 단절로 인한)에 높은 효과가 있는 많은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일반 차로 마시게 되면 그 성분이 허브에는 미량이고, 대부분 소화가 되기 때문에 우울 증상을 개선해주지는 못합니다.
우울 증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시중에 알약처럼 나온 것을 드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뇌세포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성분(hypericine)이 있어서 조울증에서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확실히 인정을 받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증명되지 않은 효능 중에는 위산 분비량을 정상화해서 소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과 방관을 튼튼하게 해서 잦은 소변이나 소변시 통증 등을 완화 시켜준다는 논문이 존재 합니다. 이 허브는 마시는 것 말고도 피부에 바르는 효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St. John's wort의 다른 이름은 Nerve herb라고 신경 허브라고도 합니다.
고관절 통증(Sciatic pain)이나 손/발등 저림 증상에도 큰 효과를 보이는 실험 결과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피멍이나 타박상에도 효과가 좋지만, 피부가 찢어진 경우에는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