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요셉한의사] 얼굴의 여드름

전문가 칼럼

[박요셉한의사] 얼굴의 여드름

Q. 저는 20세 된 여성입니다. 저는 사춘기가 지난 이후에도 여드름이 많이 나서 고민입니다. 피부과에서 치료도 받아 보았지만, 다시 재발하기를 거듭합니다. 좋은 말씀 부탁합니다.


[心身 건강 묵상] 우화 하나를 소개합니다.


메뚜기와 개구리가 함께 지내며 놀았습니다. 가을이 되자 개구리는 메뚜기에게, " 메뚜기야, 날씨가 추워지니 내년에 다시 만나자."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메뚜기는, "개구리야, 내년이 뭐니?" 하고 물었습니다. 개구리는 내년이란 추운 겨울이 가면 찾아오는데, 그것이 내년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러나 메뚜기는 개구리가 아무리 겨울을 설명해 주어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메뚜기는 겨울을 알지 못합니다. 


겨울을 지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믿음도 보고 만져서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아는 것일 뿐입니다. 히브리서에서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11:1)라고 믿음을 이야기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의 실상 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믿음은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A. 여드름은 의학적으로 심상성좌창이라고 합니다. 여드름의 원인은 피부에 피지 분비가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분비된 피부 지방분(피지)이 순조롭게 유출되면 여드름이 생기지 않으나 피지선의 출구에서 피지가 세균에 침식되어 분해되면 그 분해생성물이 모공의 벽을 자극하고 비후각화현상으로 모공을 막게 되어 거기에 피지가 고이게 됩니다.

 

이렇게 고인 피지의 반고형을 여드름이라고 합니다. 또 고인 피지에 세균이 번식되어 염증을 일으켜 벌겋게 부어오르는 것을 구진이라 하며 다시 이것이 화농된 것을 농포라고 합니다. 여드름의 원인은 남성 호르몬의 과잉, 난소 기능장애, 위장 기능장애, 전신 신경 불안정으로부터 오는 자율신경실조증과 비타민 B2, B6의 결핍 등에 의하여 일어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생리를 전후하여 여드름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월경불순에 의한 증상으로서 여성 호르몬 중의 황체 호르몬이 피지의 분비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그 밖의 다른 원인으로는 비타민 A의 대사 장애에 의한 모공 벽의 각화 현상 등도 2차원적인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중에서 위장장애와 특히 월경불순과 변비는 여드름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생리 호르몬 분비 부전에 의한 장애로 발생하는 여드름이 가장 으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식사도 여드름과 관계가 깊습니다. 특히 예를 들면 초콜릿, 땅콩, 코코아, 커피 및 당질의 과잉 섭취 등을 삼가야 하는데 이러한 식품들은 피지의 분비를 촉진하여 피지의 원활한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여드름은 얼굴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얼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얼굴 주위에서도 피지선이 잘 발달한 코와 입 주위에 더욱 많이 발생합니다. 이 피지선이 얼굴뿐만 아니라 등이나 가슴에도 분포되어 있으므로 그곳에도 여드름이 많이 발생합니다.

 

여드름의 일반적인 체질 치료


여드름은 피부만의 질환이 아니고 훨씬 더 복잡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흔히들 우리는 얼굴을 마음과 건강의 발현 부위라고 곧잘 표현하고 있는 것과 같이 얼굴에 발생하는 여드름은 원인 대부분이 우리 몸 전체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생명 다음으로 중히 여기는 여성들에게 여드름은 더욱 큰 고민거리입니다. 남자들은 남성 호르몬 관련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24세가량의 아가씨가 눈 이외의 얼굴 전체를 가릴 만한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때는 늦은 봄이어서 찬 공기를 막기 위한 것도 아닌 듯하였습니다. 망설이면서 마스크를 벗은 그 아가씨의 얼굴을 보고 나는 그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눈 주위를 빼놓고는 머리카락에 가려진 이마를 비롯하여 얼굴 어느 한구석도 성한 데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얼굴에 검고 두꺼운 딱지가 온통 덮여 있었습니다. 그녀는 16세를 전후해서 생기기 시작한 여드름이 점점 심해져서 피부 전문 병원으로 전전한 지가 8년 이상이 되었지만, 이제는 여드름이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에 계속해서 복용한 독한 약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위장이 나빠지고 신경증까지 겹친 것입니다. 


이제는 여드름은 접어두고라도 허약해진 몸을 치료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를 세밀히 진찰해 보니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생리불순”이었습니다. 1년에 3~4회의 생리가 있을 뿐이며 그나마 생리 때에는 심한 하복통, 요통 및 정신 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거기다가 두통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소화불량, 방광염, 극심한 변비 등의 증상까지 겹쳐서 매우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경우의 치료는 의외로 빠른 경우에 속합니다. 


생리 기능을 정상으로 개선해 주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환자의 여드름으로 생리 기능 부진으로 인한 생리불순 때문에 발병한 것으로 판단하고 한방맥진상맥이 유력함으로 생리불순 치료제 중에서 “계지복령환”, 위장과 간장의 기능을 돕고 정신신경 기능까지 개선되는 “시호계지탕가소회향모려분과 수분대사를 조절하는 “오령산”을 적당히 합방해서 2주일분을 우선 투여하였습니다.


3주일 후 다시 방문한 환자는 매우 만족한 표정이었습니다. 위장 기능과 신경성 방광염 증세는 거의 치유되었고 기분도 많이 좋아졌으며 여드름도 약간 그 위세가 약해졌습니다. 2번째 처방으로 이번에는 “계지복형환”을 위주로 하여 여성의 생리 기능에 활력을 주는 “온경탕”에 체질개선제를 가미하여 1개월씩 두 달 동안 투약하였습니다. 


2개월 후에 만난 그 환자는 거의 다른 얼굴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생리 때가 되면 공포를 느낄 정도의 생리통도 많이 가셨다고 하면서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다시 2개월 후에는 여드름이 거의 좋아졌을 뿐 아니라 생리 기능과 몸의 여러 가지 기능이 개선되었습니다. 여기에 여드름에 대한 모 한방 대학병원의 임상 치료 예를 간단히 통계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5년간 120명의 여자 환자의 여드름 발생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47%가 생리불순, 19%가 위장질환, 17%가 변비, 8%가 정신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있었으며 그 나머지는 이렇다 할 원인을 찾을 수 없었는데 이는 유전적인 소인이 아닌가 봅니다. 이상 4가지 증상을 전부 앓고 있는 경우가 9% 생리불순과 변비의 경우가 16%, 생리불순과 위장질환이 합병된 경우가 13%로 나타났으며 그밖에는 대부분이 생리 기능 부전에 원인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상과 같은 결과로 보아 여드름은 부분적으로 발생하는 피부과만의 영역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피부병 및 여드름은 여성과 소녀에게 있어서는 성장기에 고민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한방치료도 근원 치료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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