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독수리 날개 쳐 올라가듯이....(2)
레지나 언제 오는데? 내용이 없었다. 언제 오는데? 가 전부였다.
4월 초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전화를 했다. 왓츠업? 음음음 나 직장에서 해고됐어! 그래! 아주 끝난 거니? 얍! 현재 너의 기분은 어떤데? 너무 편하고(사람들하고 부딪치며 사는 게 어려운데 안부 닫치니 편하단다) 너무 슬프고(나만 왜 적응이 안 되는가 슬프단다) 또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
인컴이 없어지니 불안하단다. 그래, 그럼 너의 은행엔 돈이 얼마 있니? 음 600달러 정도. 그래!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어디서부터 일을 시작해야 하나?
그럼, 자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아파트비가 힘들고 먹고사는 음식이 필요하고 인터넷 비용이 비싸니 인터넷 끊으라 하고. 그럼 첫 번째 네가 살고 있는 아파트 월세를 안내는 방법을 찾아보자. 그리고 너는 주정부 사무실로 찾아가서 푸드스탬프 신청해. 내가 서류 만들어줄게.
두 번째 당장 한 달에 98달러 내는 인터넷 끊으라고 부탁을 하니 자기는 티브이 없으면 심심해서 어쩌냐고? 그럼 누가 돈을 낼 건데? 그럼 인터넷 없으면 전화는 어떻게 하지? 물어온다.
우선 우리 사무실에서 운영하고 가톨릭 단체가 후원하는 무료 프로그램에 신청을 해놓고 이 친구를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주정부에서 주는 푸드스탬프 신청서를 작성해 주며 이 서류 가지고 주정부 사무실에 가서 등록 넘버 가지고 오면 무료 전화 신청이 가능하니 그렇게 하라니까. 이 친구의 “만약”의 타령이 시작된다.
만약에 내가 가서 아무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네 얘기를 안 들어줄 수가 없지! 그래도 안 들어주면? 만약에 담당자 성격이 못되어서 자신을 무시하면 어떻게 하지?
그때엔 소리 지르고 문제 일으키면 안 되고 조용히 그 담당자 이름 알아 오면 내가 조치를 취할 거야! 만약에 서류가 잘 안되어 접수가 안 되면 어떻게 하지? 서류는 분명히 접수가 될 거고 그리고 나면 너는 푸드스탬프를 곧 받을 수가 있거든.
그런데 만약에 내가 혼자 주정부 사무실에 찾아가서 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고 안 도와주면 어떻게 하지? 너를 이상하게 보든 안 보든 당연히 그 사람들 생각인데 네가 남의 생각까지 바꾸면서 살아갈 필요는 없고 너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네가 간섭을 할 필요는 없지!
그리고 네가 부탁해야 하는 일은 그 사람들이 당연히 해결해주어야 하는 그 사람들일이니까 너를 분명히 도와줄 거야!
레지나 그래도 주정부 사무실에 혼자 가기가 무서워! 그래, 진심은 무서운 거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하고 문제를 얘기하고 부탁을 해야 하는 그 과정이 힘든 거다.
나는 이 친구를 가만히 보다가 조용히 얘기를 시작한다. 00야 물론 네가 받은 상처는 엄청 큰 거야! 어떻게 부모가 너를 버릴 수가 있겠니?
어떻게 포스터 부모가 주정부 돈을 받아 처먹으면서 너를 그렇게 학대할 수가 있겠니? 어떻게 6살 먹은 너를 그 미친놈의 포스터홈 아들 녀석이 너를 성폭행할 수가 있겠니? 절대로 그러면 안 되지!
그런데 세상은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는 하지. 불행이었지만 너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거야! 그런데 우리 인생이 얼마지? 그 힘들고 괴롭고 아픈 상처가 너를 삼키고 네 안에서 요동을 치며 네가 행복해지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데 너는 그것을 계속 가지고 다닐 거니?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갈 날을 그렇게 빅텀 마인드로만 살아갈 거냐고? 행복했던 과거든, 불행했던 과거이든 과거는 되돌릴 수가 없는 거지!
삶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가야 되는 거야. 000야 우리에게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 기회는 너의 선택이고 너의 피나는 노력이 따르는 거야.
내 고객, 어릴 적 받은 상처로 삶의 길에서 비틀비틀거리는 내 고객에게 독수리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