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한국에서의 만남의 기쁨(6)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한국에서의 만남의 기쁨(6)

이제 모든 일정을 은혜롭게 잘 끝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남편이 N 목사님께 전화를 해서 만나기로 하고 지하철을 타고 역에서 만났다. 나는 그 목사님의 말투가 좀 깡패 스타일이어서 싫어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남편이 성경세미나에 오라고 해서 가려고 지하철역에 나왔다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하셨고 남편은 무거운 책 8종류를 주시려고 만나는 것이었다. 


만나보니 다리를 절뚝거리셨고 그래서 자기가 우리를 못 만나러 온 것이고 이렇게 오시라고 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한다. 예전에도 식사대접을 받은 일이 있어서 이번에는 우리가 꼭 사겠다고 하니 펄쩍 뛰면서 자기가 사야 한다고 하신다.


그 지하철역에는 온갖 식당이 즐비했고 우리는 된장찌개를 그 목사님은 냉면을 시키셨다. 남편이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에 목사님이 나에게 봉투를 주신다. 내가 결코 안 받겠다고 하니 거의 강제로 주셔서 받다. 그분은 감옥에 오래 계셨었고 아내가 친구와 바람을 피워서 나가면 아내를 죽이려고 했다가 큰 은혜를 받게 되고 지금은 목사가 되어서 노숙자들과 감옥 선교를 하면서 아내와 아들을 용서했고 혼자 산 지가 오래된다고 하신다. 


나는 그 분이 혼자 사시는 줄, 그런 아픈 사연이 있는 줄을 모르고 깡패 스타일이라 싫어했던 것을 회개했다. 혼자 살지만 주님과 함께 교회에서 살면서 예전의 깡패 후배들이 잘 돌보아주고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는데 그분이 너무 외롭고 불쌍해 보이고 그렇게 아내가 없는 줄을 몰랐다. 외모로 판단한 내 죄를 주님 앞에 회개하면서 눈물로 기도해드리게 되었다.


혼자 사는 신학대학원까지 나오신 단정하고 예쁜 여전도사님이 식사를 사시겠다고 해서 이번에는 내가 꼭 사겠다고 생각했는데 전도사님이 선수를 치고 사셨다. “사월에 보리밥” 식당이 값도 싼 편이고 맛도 너무 좋았다. 커피를 내가 사겠다고 하니 남편이 이 집에 커피도 매실차도 다 있어서 공짜로 주는데 무엇하러 찻집에 가느냐고 해서 밖에 나가 기다리는 의자에 앉아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치과에 가야 하는데 남편의 무거운 책가방도 들어주면서 치과까지 지하철을 같이 타고 배웅해 주고 나에게 봉투를 억지로 주머니에 넣어준다. 나는 기도로 갚을 수밖에 없는 사랑의 빚을 또 진다.

예 박사님께서 카카오 택시를 숙소로 보내와서 택시를 타고 예 박사님 댁으로 찾아갔는데 택시비가 27,000원이나 나왔는데 예 박사님이 다 지불하셨다고 한다. 


예전에 깨끗하고 좋은 아파트에 사셨다가 미국 아들 집으로 와서 사시려고 차와 집과 모든 것들을 팔고 미국으로 오셨다가 아들 내외가 의료선교를 다니고 자녀들도 집을 다 나갔고, 미국에서는 보험도 안 되어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몇 달 만에 그냥 서울로 돌아오셔서 지금은 아주 조그만 아파트에 월세로 계시고 91세로 이제 운전은 못하시고 택시만 불러서 타고 다니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택시를 보내주신 것이었다.


사모님이 몸이 많이 아프신데 다니시는 교회 여자 목사님께서 지극정성으로 잘 모시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그 동네에 코스로 식사가 나오는 유명 한식 정식으로 너무 맛있는 식사를 잘하였고 사모님이 내일이 그 여자 목사님의 생신이라 대접하는 것이라고 하시고 주일에 교회에도 식사대접을 하라고 돈을 드렸다고 하신다. 예 박사님이 아주 훌륭한 귀한 목사님이 미국에서 오셨다고 잘 모셔야 한다고 하셨다고 하면서 다음에 언제라도 자기가 모실 테니 말씀만 하라고 하신다. 


예 박사님과 권 목사님과 “한미세” 카카오톡 기도방에도 가입을 하시고 예 박사님은 남편의 팬이라고 해 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하고 즐거운 사랑의 만남이었다.

마지막 주일에는 52년 전, 학생이었던 제자 교회에 가려고 했었는데 처음에는 오시라고 하더니 자기가 화요일에 올라오겠다고 해서 못 가고 성수동에 있는 성결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장로님과 부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담임 목사님은 다른 교회로 말씀을 전하러 가셨다고 한다. 


같은 성결교단이라 서로 아는 사람들이 많고 정다운 느낌이 들었다. 점심식사 후에 숙소에 와서 우리의 책 2질을 가방에 담아 내가 두 목사님께 선물로 갖다 드리다. 저녁에는 기도원 원장님이 같이 식사를 하자고 찾아오셔서 이번에는 내가 꼭 사고 싶다고 하시니 그러면 식당에 안 가시겠다고 하셔서 할 수 없이 또 아구찜 식사를 대접받고 잔뜩 싸오다. 언제나 선교비도 꼭 주시는 원장님이시다.


화요일에 먼 지방에서 차로 2시간 걸려서 제자 목사님 내외가 올라오셨다. 만약 우리가 전철을 타고 갔더라면 또 버스를 타야 하고 3시간도 더 걸릴 것이라고 한다. 고려인들 교회로 그 지역에는 고려인들이 많고 예배가 끝나면 한국어 수업도 있고 대화를 나눌 시간도 없어서 자기네가 올라왔다고 한다. 


차로 우리 숙소에 와서 우리를 픽업해서 좋은 한식당에 가서 보리굴비와 갈비찜을 시키고 식사를 잘 했다. 이번에는 내가 꼭 대접하려고 카드를 쥐고 있었는데 또 시간을 놓쳤다. 찻집으로 가자고 해서 내가 쌍화차와 대추차를 대접했다. 이렇게 사랑의 빚을 많이 져서 너무 죄송한 마음이다.

수요일 마지막 날 점심에 롯데 백화점 13층 샤브샤브 식당에 전직 서울신대 총장이셨던 최 목사님과 노 목사님 내외분을 만나 식사를 했다. 


이제는 모두 은퇴하시고 선교를 다니시고 책을 계속 쓰고 계시다. 최 목사님은 65세에 은퇴하시고 70세까지 목회를 하셨는데 4년 동안의 목회 생활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하신다. 지금은 이스라엘의 러시아권 유대인들에게 전도하기 위해 책을 쓰고 계시고 그 책을 무료로 나눠드리고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기도해 달라고 하신다. 모두 앞으로 어떻게 보람있게 살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도전의 시간이었다.


타코마에서 목회하다가 한국에 가셔서 백혈병으로 고생하시는 H 목사님께 120만 원을 드리기로 하였다. 이번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걱정이지만 사모님이 안타깝고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하고 탄식하는 글과 사진을 보고 나도 마음이 안타까웠는데 글로만 위로하고 하나도 도움을 안 주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많은 사람이 봉투를 주었지만 그것을 나도 사랑으로 흘려보내야 하리라. 이제 우리의 “천문선교회” 돈이 28만 원밖에 안 남았다고 회계인 최 권사님이 7월에 보낼 선교비 걱정을 한다. 나도 마음에 두려움이 왔지만 전능하신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을 믿고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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