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 기드온칼럼] 왜, 이름이 백두산인 줄 아세요?(9)
모두들 설렜다. 백두산 등반, 특별히 한국에서 온 제1기 복음통일전략학교 19명의 수료생들은 아침부터 들떠있었다. 이들은 한국지부 창립 기념으로 지난 3월부터 대전에서 10주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북한전문가들에게 수준 높고 깊은 강의를 듣도 많은 도전을 받았다. 그 강사들은 필자와 수년간 함께 북한선교네트워크를 이루어 함께 복음통일을 위하여 각자의 현장에서 복음통일을 위해서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주님께서 사용하시는 분들이다.
이들 중에는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신사참배의 명강사 오창희 목사, 북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서 생생한 현장의 감동을 전달한 강동완 교수(이일로 강교수는 중국에서 추방당함), 북한지하교회를 초창기 연결해 그 실체를 알린 강석진 목사, 김일성대학교 출신으로 중국 유학 중에 탈출한 김요한 목사의 ‘북한 동족들의 사상체계와 가짜 감정 이해’ 등의 강의들이 이번에 비전 트립을 오게 한 큰 감동과 도전이 되었다고 평가서를 보고 알게 되었다.
이제 이번 트립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명산–백두산의 천지를 볼 수 있다는 마음에 모두들 2시간 동안 달리는 버스 안에서 자기소개와 기도 제목 그리고 이번에 온 목적들을 나누었는데 모두들 진지한 모드와 반전의 위트로 웃음을 자아내어 모처럼 CCTV와 카메라, 검문검색으로 긴장되었던 마음을 씻어 내고 제발 천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날씨도 쾌청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다.
“여러분 선생님들, 백두산 이름이 왜 백두산인 줄 아세요?” 묵묵히 우리를 안내하던 중국동포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고 물었다.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하며 궁금해했다. 한자 그대로 해석을 한 나이든 장로님이 말했다. 사실 원래 그 뜻이다. 그런데, 조금후 돌아온 가이드의 대답에 모두들 까르르 웃었다. “백번 올라가서 두 번 밖에 못 본다고 해서 그래요 ㅋㅋ” 모두들 재밌다고 환하게 웃으면서도 ‘우린 처음 가는데…ㅜㅜ’ 혹시 못 보는 거 가는가? 라는 두려움이 동시에 우리들의 마음을 엄습했다.
사실 필자가 처음 1997년 6월에 올랐을 때, 분명히 아래에서는 먹구름이 끼고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하고 올랐는데, 막상 올라가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하게 개어서 그 맑고 푸른 천지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했고, 그다음에 갔을 때는 분명히 산 아래는 맑았는데, 정상은 비구름이 내려서 못 봤기에 정말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천지의 날씨였다. 어떤 분의 경우는 10번을 갔는데, 한 번도 못 보았다는 이도 있었다. 정말 한 번에 천지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확률적으로나 행운적으로나 기적 같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제 우연히 일송정에서 만났던 지인 목사님네 일행은 천지를 못 보았다고 하는 소리를 들은 터라 우리도 내심 걱정하면서 대신 열심히 기도드렸다. “주님, 부탁해요. 천지를 열어 주옵소서!”
백두산 입구 매표소에 도착했다. ‘아니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나?’ 우리보다 이미 엄청난 수의 중국 사람들이 줄을 이미 줄 서 있었다… <계속>
사진설명 백두산 천지를 보려고 줄을 선 중국인들(기드온동족선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