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미국 대학 입시에서 11월 1일은 무슨 날?
벌써 11월이 코밑으로 다가왔다. 이때가 되면, 이곳저곳에서 할로윈 파티를 위한 각종 의상들이 아이들을 유혹하고, 각종 미디어에서는 11월 5일의 총선에 나선 해리스 현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광고들이 국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다.
교육 분야에서 이즈음은 미국에서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아주 중요한 마감일 중의 하나로, 대부분 대학들의 조기 전형 원서 마감일인 11월 1일이 손에 잡힐 만큼 가까이 와 있는 시점이다. 즉, 조기 전형 발표일인 12월 중순, 정시 원서 마감일인 1월초, 합격자 발표가 시작되는 3월 1일, 합격자가 지원 대학을 정해 통보하는 날인 5월 1일과 함께 잊으면 안 되는 날이다.
결혼기념일을 깜빡하면 마음과 손이 닳도록 진심으로 빌어 아내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원서 마감일은 놓치면, 무슨 수를 써도 그 해 그 대학과는 인연이 없는 것이 확실하게 결정되니 잊지 말고 기억해야 된다.
그 시기가 지나면, 우리 퓨젯사운드 지역의 고교생이라면 거의가 마음을 두고 있는 유덥의 원서 마감이 다가오는데, 바로 이주 후 수요일인 11월 15일이다. 같은 날 미국 내의 잘 알려진 소규모 리버럴 아츠 대학들의 조기 전형 마감도 있는데, 대표적인 대학 몇만 뽑아 보더라도 윌리암스, 포모나와 스와스모어 칼리지가 11월 15일에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다른 대부분의 대학들은 11월초에 원서 접수를 마감했고, 한 달 보름이 지난 뒤인 12월 중순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물론 이 대학들 중의 일부인 포모나 대학 등은 1월 초에 2차 조기 전형(Early Decision 2)으로도 신입생을 모집하지만, 대부분은 1월 초까지가 원서 마감인 정시 모집으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 정시 합격자 발표는 3월 중순에서 4월 초까지 진행된다.
미국 대학의 입시에서 조기 전형을 채택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사립 대학들이다. 조기 전형 제도 중에서 가장 많은 대학들이 채택해 쓰고 있는 방식이 Early Decision(흔히 줄여서 ED)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이것을 사용하는 대학에 조기 전형 원서를 제출하면, 다른 학교에는 이 방식으로 조기로 원서를 넣지 못한다는 것과, 이 대학에 합격할 경우, 꼭 등록을 해야한다는 강제(binding) 조항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많은 수의 명문 사립 대학들이 이 ED 조기 전형 방식을 선호함에 반해 공립 대학들은 코네티컷 주립 대학을 비롯한 손에 꼽을 정도의 학교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예외 없이 얼리 디시전과 구별되는 다른 조기 전형 방식인 Early Action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합격할 경우 반드시 등록을 해야한다는 강제 조항이 없다. 그러니, 일단 합격이 되어도 다른 대학들에 지원한 결과를 보고,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경우, 재정 보조 등의 조건을 비교해 본 뒤에 등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지원자 우선의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사립 대학들은 이 제도를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다. 당연히, 널리 통용되는 대학 랭킹인 US News & World Report의 순위에서 상위 20위권에 드는 학교들이 사용하는 경우를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는 않다. 즉, 시카고 대학(이 대학마저도 몇 년부터는 ED와 EA를 같이 사용함),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Cal Tech)과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 정도가 이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그리고 특기할 사항은 3년 전부터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가 장학금 지원자들을 위해 이 제도를 채택했다. 우리 워싱턴 주내 대학들의 조기 전형을 살펴보면, 사립 대학들만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시애틀의 Seattle Pacific University는 얼리 액션 방식을 사용하는데, 우리 지역의 학교 중에서는 가장 일찍 11월 1일에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그 이외에는 Seattle University, 스포캔의 Gonzaga University와 Whitworth University 등이 11월 15일이 마감인 EA를, 동부 워싱턴의 명문 리버럴 아츠 대학인 왈라왈라의 Whitman College가 ED 방식의 전형을 운용한다.
이에 반해, 유덥은 11월 15일에 주립 대학으로서는 상당히 이른 시기에 정시 신입생 지원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데, 유덥은 지난 몇 년 동안 마감일을 1월 15일에서 11월 15일로 점진적으로 두 달이나 앞당긴 바 있다. 이러한 연고로 많은 우리 한인 동포 학부모님들께서, “유덥은 얼리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바꾼게 맞지요?”라며 확신에 찬 표정으로 물어 오시는 것이다. 물론 아니다.
정시 전형의 마감일이 빨라진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다른 공립 대학들의 경우는 신입생 원서 접수 마감이 1월 31일 주변으로 정해져 있는데, 웨스턴 워싱턴 대학과 우리가 ‘와쥬’라고 부르는 풀만의 워싱턴 주립 대학이 정시 모집 마감일을 이날로 정해 놓았다. 하지만, 이 대학들은 롤링 어드미션(원서를 내면 마감일이 지나지 않아도 합격 여부를 결정해 바로바로 통보해 주는 제도)를 사용한다.
다른 소수의 주립 대학들 역시 이러한 얼리 액션 제도를 사용하는데, 각 주를 대표하는 최고 (Flagship) 대학들이 대부분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의 채플힐 캠퍼스가 10월 15일로 가장 빠른 마감일을 요구하며, 버지니아 대학, 퍼듀, 일리노이 주립 대학의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 등이 11월 1일을 마감일로 정해 이 제도를 운용하는데, 뛰어난 학생들을 사립 대학들이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