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목회계사] 마르크스의 스핀들 모델

전문가 칼럼

[안상목회계사] 마르크스의 스핀들 모델

마르크스는 착취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의 개념을 재정의(redefine) 또는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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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한평생을 투자하여 저술한 자본론 속에서 위의 것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모델은 “방추로써 실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의 글은 대단히 길고 복잡하지만, 그 핵심은 아래의 표로써 간단히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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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목회계사]

위의 표는 마르크스가 만든 것이 아니다. 마르크스는 아주 작은 도표 하나라도 작성한 적이 없다. 저것은 마르크스가 말만 가지고 설명한 길고 긴 이야기를 한 눈에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계산절차는 세로로 배열되었고, 모두 5가지 경우의 다른 계산절차를 위해 두 가지 다른 산식을 사용했다. 제5의 계산과정에는 4번의 계산에서 그 산식과 순서에서 왼쪽의 세로줄들과 다르다.


먼저, 세로줄 “사회적 표준”을 본다. 예를 들어 스핀들 하나를 들고 실 100m를 생산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 시간이 8시간이라면, 그리고, 그 재료비가 8불이고 시간당 인건비가 20불이라면, 실 100m의 총생산비는 168불이 되고, 그것이 곧 생성된 실 100m의 (노동가치설에 입각한) 가치다. 생산된 실의 1미터당 가치는 1.68불이 되고, 거기에는 불변자본 8센트, 가변자본 1불 60센트가 들어가 있다.


다음 3개의 세로줄은 각각 다른 이유로 노동자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이 생산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실적을 올린 경우다. 단순히 부지런함으로써 생산량을 20% 올렸을 때, 그 생산물의 가치는 앞 문단에서 계산된 1.68불에 생산량(120m)을 곱한 201.60불이다. 그것을 노동자에게 모두 주지 않고 약정 임금 160불만 주기 때문에 그 차액 32불(“잉여가치”)은 착취되는 것이다. 그다음 세로줄 “노동 시간”은 추가의 노동을 시키고도 임금은 (생활비에 근거하여 계산된) 160불만 주는 경우의 계산과정이다.


그다음 세로줄 “방법 개선”은 노동자가 획기적인 작업방법을 창안하여 생산량을 2배로 늘려도 자본주가 보상하지 않고 그냥 160불만 주는 경우다. 노동자들끼리의 경쟁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 (지금도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이 더러 일어나고 있다. 다만, 그 노동자가 참고 계속 노력하면 다른 길이 열린다는 점을 마르크스는 고려하지 않았다) 위 표에서, 이런 경우 (마르크스의 생각대로 계산하면) 착취되는 금액은 160불이다. 여기에는 “작업방법의 개선은 모두 노동자의 손에 달려 있다”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표의 마지막 두 세로줄은 과잉생산 상태에 관한 것이다. 과잉생산은, 마르크스가 공산당선언(1848)에서 지적한 자본주의 최악의 문제였다. 업체마다 개선이 일어나서 과잉생산으로 연결되고, 그로 인한 경쟁 때문에 생산물의 가격이 반 토막이 나면, 자본주는 적자를 면하기 위해 (마르크스의 생각에 의하면) 인건비를 깎는다. 이 경우, 계산의 순서는 가로줄 e2에서 e로, 그리고 d로 올라간다. 


160불로 겨우 살아가던 노동자들이 152불로 감봉까지 당한다면,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능률 때문에 오히려 생존의 위협을 당하게 된다. 이리하여 자본주의 사회는 더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마르크스의 생각이었고, 이러한 바둑판 속에 갇혀 있으면 참으로 그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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