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1)
정말 잘하고 있구나!
매주 만나야 하는 고객 중 한 명이 오늘 사무실에 찾아왔다.
내가 무릎 통증으로 인하여 3개월간의 병가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를 하니
그야말로 일이 얼마나 밀렸는지 정말 바쁘다. (아직도 목발을 짚고 다니지만)
쉴 새 없이 밀려오는 전화에 이곳저곳에서 우리 환자 고객들에 관한 서류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상담 시간을 가져야 하기에 하루의 8시간이 너무 바쁘다.
오늘 만해도 그렇다.
아침 8시부터 8명의 환자 고객들을 만나고 이들에게 필요한 매주 골 플랜(일주일 동안의 목적 있는 계획)을 세워가야 하고 또 계획한 골 플랜을 어떻게 잘 지속할 수 있을까?
방법론을 함께 머리 싸매고 연구해서 함께 나누어야 하고 또한 이들이 살고 있는 하우징에 어려움은 없는지?
사람들하고의 관계는 별 이상이 없는지?
돈이 없어서 먹을 것도 못 먹고 있지는 않은지?
정신적인 어려움이 없는지?
또한 약을 먹는다면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등 한 사람의 환자 고객을 만나서 적어도 30분 내지 4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만 필요한 질문들을 다 알아낼 수가 있고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써서 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가 있다.
오늘 만난 고객들 중한고객은 나하고의 만남이 7년째 되어지고 있는데 7년 전 만날 때하고 지금의 모습 하고를 비교를 해보다가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 고객이 나의 사무실에 처음 찾아온 7년 전에는 이 친구는 약물중독에 빠져서 자기를 돌보지도 못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비척비척되며 큰 키의 잘생긴 모습을 제대로 씻지도 못하여 온몸은 더러운 옷들과 오물로 덮여있었는데 그때에는 이 친구를 만날 때마
다 이 친구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에 숨을 쉴 수가 없기도 하였었는데(이때 나는 강한 오일, 주로 라벤더 오일이나 오렌지 오일 한 방울을 내 목에다 떨어뜨리고 고객들을 만나고는 했다)
이 친구는 매주 우리 사무실의 도움을 받게 되며 정부가 지원하는 작은 아파트도 얻을 수 있어 지금까지 잘살고 있고 30년 이상을 이 친구의 몸에 익숙해져 있던 여러 가
지 약물에 의지했던 중독 현상을 하나씩 끊어가며 지금은 벌써 몇 년째 약물중독에서 자유함을 얻어 보통 사람들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 고객은 재능이 아주 많은 친구라 자기의 경험을 소재로 글을 써오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그 글을 나에게 보여준단다.
참 감동이다.
이 고객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듣는데 마치 내가 어미 새가 되어 어미 새가 아기 새를 바라보며 흐뭇해지는 심정으로 바라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잘살아가고 있는 이 친구가 너무 대견해 보인다.
우리의 할 일은 이들이 잘살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세워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 고객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밝은 피부색의 얼굴이 얼마나 뽀얗고 예쁜지 이 친구의 새로운 삶에 대한 감사가 느껴진다.
이 고객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 힘들고 어려운 삶을 잘살아온 것에 대해 그래 그래도 잘살아왔네! 라며 감탄이 된다. 어릴 적부터 상상할 수 없는 가정폭력에 희생자로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세상으로 도망치다시피 거리로 나서다 보니 이 세상은 어린
소년에게 너무도 잔인하여서 가정에서 사랑의 손길로 보호받아야 할 나이인 소년은 기가 막히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을 당하고 부딪치며 살아온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래도 살아있어 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의 이 친구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자랑스러워 더 힘을 내자고 외치고 싶다.
힘들어서 죽겠다고 외치며 절규하는 세상의 그 누구에게 얘기를 해주고 싶다
아니야, 힘을 내봐? 눈을 크게 떠봐?
우리에게는 새로운 찬스가 생길 거야!
우리는 그 찬스를 잘 잡아야 해
그리고 그 찬스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그리고 세상에 다 누구나 부자일 수가 없어 어떤 이들은 돈으로 만족하고 살수도 있고 어떤 이는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해본다.
더욱 미국에서의 삶은 그런 것 같다.
자기만 조금 바삐 다닌다면 절대로 굶어 죽게 하지 않는 곳이 미국인 것 같다.
오랜 시간을 필요한 이들의 도움을 찾아주는 일들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는 나는 배가 고프지가 않다.
나는 별로 부러운 게 없다는 것이다.
나를 둘러보니 가진 게 많아서 그냥 감사가 된다.
내 통장에 동그라미가 많지 않아도,
내쉴 곳이 아주 작아도,
내가 입고 있는 옷들이 유명브랜드 네임이 아니어도
그냥 배가 부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