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칼럼] “고슴도치의 교훈”

전문가 칼럼

[정병국 칼럼] “고슴도치의 교훈”



고슴도치는 온몸이 바늘 같은 털로 싸여있다. 물론 그것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하늘이 준 선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보기에는 아주 흉하다. 그들은 서로 가까이하다 보면 서로가 마구 찔려 피를 흘리게 되고 심하면 그 바늘 같은 털에 찔려 죽는 경우도 있다. 그들이 무슨 방법으로 번식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수가 점점 줄어져 가는 동물 중의 하나이다. 그들이 서로 사랑하면서도 너무 좋다고 가까이 접촉해서는 안 된다. 털에 찔려 둘 다 죽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접촉하고 사랑을 해야만 서로 찔리지 않고 추위를 이기고 살아갈 수 있다. 


너무 좋아서 혹은 성질 급하게 접촉하다가는 둘이 모두 털에 찔려 피를 흘리거나 죽게 되는 참으로 희한하고 요상한 동물이다. 사람들의 애정 표현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심하면 몸에 해롭고 병이 들기도 한다. 말하자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서로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성격이 개방적이고 표현이 적극적이어서 그런지 애인 사이나 부부 사이에 애정 표현이 적극적이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도 서로 껴안고 키스를 하고 몸을 만지거나 격한 신체 접촉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과연 한 평생을 살면서 그런 화끈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사랑이란 반드시 신체 접촉을 진하고 요란하게 해야만 되는 것인지…? 


우리도 젊었을 적인 좀 그랬지만 미국인들처럼 아이들 앞에서나 길거리에서 그러지는 않는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나 풍습의 차이가 있어서 애정 표현도 좀 다름이 있을 것이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성 간이나 부부지간에 알맞은 간격 유지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인간관계에서만 적당한 간격 유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권력이나 금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황금만능 시대라고 하지만 금전에 너무 눈을 가까이하면 자신의 체면과 인격을 잃고 마침내는 친구와도 멀어지고 심하면 원수처럼 되는 경우가 있다. 


재물과 권력은 인간이 좋아하고 갖고 싶어 하는 것이지만 거리와 간격을 두고 생각해야 한다. 무턱대고 금전이나 권력을 움켜쥐면 실수하거나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경우도 생긴다. 말하자면 금전과 권력을 지나치게 소유하고자 하다가 신세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서부 개척 시대에 많은 미국인이 금광으로 몰려들었다. 많은 금을 캐내어 금방 부자가 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금을 놓고 서로 노름하거나 싸움하다가 어느 한 편이 죽는다. 이긴 사람이 금을 몽땅 가지고 신나게 달리다가 맹수를 만나 물려 죽는 이야기를 서부 영화에서 본 일이 있다. 


또 다른 영화에서는 바닷속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발견하고 많은 금품과 보물을 가지고 나오다가 상어 떼를 만나 물려 죽는 것으로 영화가 끝난다.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끝나는 이야기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골고루 특징을 부여하셨다. 먹고 살 수 있도록 기술을 주셨고 어떤 사람에게는 총명한 머리를 주셔서 과학과 학식을 갖도록 하셨다. 또 어느 사람에게는 예능의 재질을 부여하셔서 먹고살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골고루 특혜를 주셨다. 이 세상은 열심히 일하고 연구하면 얼마든지 먹고살 수가 있다. 


그러나 일확천금이나 불로 소득을 노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도둑의 심보를 가진 것과 흡사하다. 이런 사람들은 나쁜 길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소질을 살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잘 살 수가 있다. 이야기가 좀 다른 데로 흘렀지만, 우리 인간은 고슴도치에게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시간과 간격을 두고 서로 사랑하고 일을 하면 명대로 오래 살 수 있지만 급하게 돈을 벌고 권력을 잡으려고 하면 그런 사람은 반드시 다치고 실패하여 인생을 망치게 된다. 


우리는 하늘이 주신 재능과 기술, 학식을 가지고 부지런히 일하면서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고슴도치처럼 너무 성급하게 돈을 벌거나 성공하려고 하면 반드시 몸을 다치고 결국은 망하게 된다. 우리 인간은 고슴도치보다는 훨씬 나은 조건으로 이 세상에 왔다. 하늘이 주신 복을 잘 붙잡고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간다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온다. 욕심을 부리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고 죄를 지으면 반드시 죽게 되어있다. 성경에도 죄의 삯(값)은 사망이라고 했다. 


무더운 여름밤에 밤잠도 안 자고 잘 익은 참외를 골라 자기 몸을 거의 희생적으로 던져서 먹이를 지고 가는 고슴도치의 삶을 상상해 보자. 

그 무서운 가시털로 서로가 상하지 않고 자신을 조절하면서 욕망을 참고 견디는 그 흉한 고슴도치에게서 우리는 배울 것이 많다.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이 그렇게 보기 흉하고 못난 고슴도치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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