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 "대입 에세이 작성 요령 3"
얼마전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이며 한국 고등 과학원 석학 교수인 허준이 교수(39)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40세 미만의 젊은 학자들에게 한정된 상이니 어쩌면 노벨상보다 더 받기 어려운 상일 지도 모르겠다. 한 인터뷰에서 허 교수는 흥미 있는 언급을 했다: 수학자들의 공동 연구에 대해 답하며, “때로는 제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잠시 머물다 가는 그릇 같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이 이 그릇에서 저 그릇으로 옮겨 다니며 점차 풍성해지는 것이 신기하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그 깊이를 달리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필자에게는 큰 울림을 준다. 같은 맥락의 다른 표현을 한국인으로 노벨 화학상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평을 받는 서울대 현택환 석좌 교수로부터 들어 보자: “천재 한 명이 큰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여러 연구자들이 협업해 해법을 찾는 추세다. 아인슈타인이나 퀴리 시대는 논문 저자가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논문 한 편에 저자가 10명이 넘는다.”
물론 협업을 하더라도, 필즈상은 그 중의 하나인 허 교수와 같은 소수가, 논문의 저자가 10명이 넘어도 주 저자나 교신 저자의 영예를 갖는 것은 특정인으로 정해져 있다. 협업에서도 치열한 경쟁과 정치력이 작용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경쟁을 거친 승리자가 이런 협업의 중요성을 지극히 겸손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릇의 크기를 볼 수 있다. 우리 자녀들이 배웠으면 하는 태도이지 않은가?
이러한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배우고 익힐 대학에 가는 것이 한가지 길이다. 이를 위해 좋은 대입 에세이를 쓰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아직도 대입 에세이를 어떻게 시작할 지 몰라 고민하며 마음 고생이 많을 시니어들을 위해 USA Today가 펴낸 글, '입학 사정관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에세이 쓰는 요령 9가지'는 필자가 보기에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내용으로 판단이 되어 때마다 인용하는데, 올 해도 시기적절하다 여겨 여기 간단히 필자의 의견과 대학 입학처장들의 의견을 가미해 지난주에 이어 소개한다:
5. 당신에게 중요한 것을 쓰라: 에세이를 쓸 때, "만약 내게 10분이 주어졌다면, 나는 입학 사정관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답을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진솔한 내용을 요령있고 논리 정연하게 말하라.
6. 합격자의 에세이를 읽어 보라: 시중에는 합격한 학생들의 에세이가 많이 나와 있다. 가령 존스 합킨스 대학의 웹 사이트에는 합격한 학생들의 실제 에세이가 연도별로 모아져 있는가 하면 몇 년 전에 5개 아이비 리그 대학에 합격한 브리트니 스틴슨이 코스코에서 샤핑을 하는 경험을 잔잔하게 기록한 에세이는 구글 서치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을 읽어 보면, 무슨 큰 문학 작품이 아니라, 그저 17살짜리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어떤 주제가 정해지면, 1시간쯤 책상에 앉아 생각이 가는 대로 써 보라.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읽어 보라고 한 뒤, 이 글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보이는지 물어 본다.
7. 자신이 아닌 남인 척 하지 마라: 자신의 환경이 그리 척박하지 않았음에도 그런 척 에세이에 담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가장하는 것은 좋은 글쓰기에 금물이다. 가장 좋은 것은 그 주제가 무엇이든 본인에 관한 흥미 있는 어떤 것인지가 중요하다. 윌리암스 칼리지의 입학처장인 리처드 네스빝의 말처럼, 끊임없이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은 문제는 "Be yourself, be honest and direct; just use your own voice..."이다.
8. 대학이 묻는 질문에 답하라: 많은 대학에 각각 다른 에세이들을 쓰다 보면, 거의 모두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대학의 에세이 주제에는 각각 원하는 특정의 사항이 있으므로 주의해서 답해야 한다. MIT의 입학처장인 스튜어트 슈밀에 의하면, "학생들이 많이 범하는 실수 중의 하나는 우리가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한 학교를 위해 작성한 에세이를 다른 학교의 주제에 무리하게 엮어 넣다 보니 질문에 답을 정확히 못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경험을 써 보고, 그것이 왜 해당 대학을 지원하는데 중요한 지를 이야기해 보라는 유의 주제에, 자신의 경험을 장황하게 쓰느라 주어진 지면을 다 소진하고, '왜'라는 물음에는 한 두 줄을 쓰는데 그치거나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경우는 빵점짜리임을 알아야 한다.
9. 원서의 다른 부분에서 못다 한 말을 하라: 에세이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지원자를 잘 나타내는 그 무엇에 관해 못다 한 말을 쓰는 마지막이며 최적절한 공간임을 명심해라. 노던 일리노이 대학의 교무 부총장인 키티 맥카티의 지적처럼, 에세이에서 원서의 다른 부분에서 언급되지 않은 사항들에 대해 입학사정관에게 알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