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정리해야 하는 이유(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정리해야 하는 이유(1)

벌써 3달째 무릎이 아파서 목발을 짚고 다닌다.

12월초(2022)에 허리가 아프면서 다리에 통증이 오더니 다리가 굽어지지도 않고 걷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면 그야말로 죽을 만큼 통증이 왔었다.


한국을 방문하고 시애틀로 돌아오는 날에 통증이 시작되어서 이렇게 아플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하고 비행기를 탔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비행기 안의 옆 좌석이 비어서 조금 편하게 돌아올 수가 있었다.


집에 도착하면서부터는 허리의 통증이 더 심해지고 나는 우리 사무실 보험처리가 되는 병원으로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하자니 댐잇! 3주나 기다려야 한다고…


아이구! 참아야지! 했는데 참을 만큼 간단한 통증이 아니었다.

정말로 어쩜 이렇게 아플까? 숨쉬기가 어렵게 통증이 몰려왔었다. 


그래도 참고 견디어 보려다 결국 시애틀 집에 도착해서 3일간 통증 때문에 견디다 못해 Urgent Care에 가서 5시간을 기다렸다가 처방받은 것이 진통제였다.


통증이 너무 심한데 엑스레이 촬영하기까지 3주가 걸리고 엑스레이 마치고 다리 통증이 있는 무릎에 엑스레이로는 왜 무릎이 아픈지 잘 알 수가 없다고 해서 MRI 촬영을 하기까지 6주가 걸렸다.


(미국병원이 이렇게 오래 걸린다) 아니면 내가 응급실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곳에서도 일단 응급조치로 진통제 주고 다시 또 기다려야 한다. 물론 진통제를 아주 넉넉히 주어서 아픈 다리 통증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몇 주간의 진통제 복용으로 진통제 중독이 될 수가 있다. 


진통제는 간단히 통증을 줄여주고 통증을 없애 주기도 하니까 그리고 약 효과 시간이 지나면 그 지독한 통증이 다시 시작하니까 또다시 진통제를 먹게 되고 나중에는 통증이 오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미리 진통제를 먹게 되고 이러다 보면 진통제 중독은 아주 쉬워진다. 

 

그동안 나는 한의 병원에 가서 침 맞으러 다니고 물리치료사에게 근육 사용하는 법 배우러 다니고 척추 전문가 도움으로 뼈 교정도 도움받고 지압도 받으며 그러면서도 줄 곳 통증을 참느라 식은 땀을 흐렸다.


결국 4주간 죽을 만치 아파서 식은땀을 흘리고 너무 아파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하니 몸도 아주 날씬해졌다. 그리고도 너무 아파서 특별히 아픈 오른쪽 무릎에 스테로이드를 맞았다. 


그런데 스테로이드 주사 도 통증에 속수무책이었다.

6주 후에 MRI를 촬영하고 난 다음 날 결과는 너무 할 말이 없었다. 


내가 11월 한국 여행 중에 발을 헛디뎌 살짝 넘어졌었는데 그때에는 통증이 없었는데 MRI 결과를 살펴보니 무릎뼈 전체가 실금들이 나서 신경들을 건드리니 통증이 유발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금이 난 무릎뼈에 여러 가지 다양한 치료를 하면서 아픈 무릎에 무리가 되니 다리가 붓고 염증이 생긴거란다. 원인도 규명 못하고 일단 이것저것 치료하느라 무릎에 더 무리가 간 것이었다.


정형외과 의사의 바른 처방이 처음부터 나왔었다면 내가 거의 매일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며 치료받느라 고생 안 하고(지속적으로 아팠는데도) 아픔을 참고 침 맞으러 다니고 아픔을 참고 물리치료 다니고 아픔을 참아내며 카이로프랙틱을 다녔는데 …. 


그때부터 무릎을 고정시키는 장치를 하고 목발 처방이 내려져서 벌써 3개월째 목발 신세를 지고 있다.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다. 너무 아프고 고생스러워서 우울증도 찾아왔다.


아무 의욕도 없고 즐겁게 하던 일들도 거의 책임감 때문에 하게 되었고 틈만 나면 잠을 자게 되었다. 어쩌면 밤에 통증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낮이든 아침이든 아무데서나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아예 엎어져 잠깐씩 잠이 들기도 하였다.


감사하게도 사무실에서는 힘들어하는 나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집에서 근무할 수 있는 편의를 보여주었다. 그래도 사무실에서 고객들 서류에 내 싸인이 필요하면 목발을 짚고 사무실에 다녀왔다.


며칠 전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은 트라이 레벨이다. 지하 일층, 아래층, 이층, 물론 방이 지하 일층에도 있고 이층에 있으니 잠을 자려거나 옷을 챙겨입으려면 아래 이층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


와우!

다리가 아프니까 이층으로 또는 아래층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일이 중노동이고 또 한 번 넘어지면 무릎에 힘을 줄수가 없고 집에 아무도 없으면 혼자서 일어나 보려고 한참을 애를 써야만 헀다.


혼자 있을 때는 넘어지면 다리에 힘을 못 주니 일어날 수가 없어서 그야말로 울고 싶어라! 였다. 아직도 무릎이 회복되려면 더 시간이 걸린단다.

예전에 여러 이유로 병치레를 하도 많이 해서 약을 많이 사용했던 것도 현재의 상처가 회복이 더디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응급실로 실려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내가 많이 아프게 보낸 시간들이 많았어서 한참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가 없어서 지금은 아무리 아파도 웬만해서는 아이들에게는 내색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아프다 보니 무척 겁이 많아 지기도 했다. 

워낙에 씩씩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성격인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를 않으니 의기소침해지고 자신이 없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생각보다는 모든 일이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잠시 집을 둘러보며 생각이 많아졌다. 커다란 방이 몇 개나 있는데 아이들이 자랄 때는 아주 편리하고 좋았다. 커다란 리빙룸이 두 개나 더 있고 화장실도 몇 개나 되고 뒷 마당에는 이 집에 살면서 심은 블루베리가 14그루가 여름이면 풍성하게 블루베리를 내어주고 있고, 집 입구로 들어오는 드라이브웨이 코너에는 11그루의 한아름도 넘게 자란 라벤다가 늘어진 자태로 아름다운 향을 내어주며 집 뒷마당에는 류의 꽃들과 다양한 부쉬들이 쑥쑥 잘 자라고 있고 우리 집 정원 가운데에는 20여 년 전 내 생일날 아이들과 남편이 선물


로 만들어준 작은 연못에 주홍빛 금붕어들이 잉어만큼 커다랗게 자라서 예쁘게 살고 있으며 마당 코너 쪽으로는 코스모스가 줄을 지어 피어나고 뒷마당 벽 쪽으로는 여름으로는 포도나무가 늘어지게 자라고 있고 아잘리아, 히야신스 맨드라미 등등 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만발을 하여 우리를 반기고 앞문으로 들어오는 집 입구에는 천리향이 은은한 향을 내어주며 집으로 들어오려는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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