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칼럼] 착한 계산법
옛 어르신이 항상 하던 말이 있다. '주는 것을 낙으로 삼고 되돌아오는 것을 아예 기대 말라'며 손해를 보는 일이 인덕이 쌓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베푸는 것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껴야 하는데 사람들은 항상 본전이 생각 나는 법이다. 나아가 베푼 것을 끝까지 기억하고 보답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섭섭해하며 분노한다.
보답을 바라지 않고 자기 이익을 버릴 때 결국 더 큰 이익을 얻게 된다는 이치를 알고 있으나 성인이 아니고서야 마음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인생은 잃는 것과 얻는 것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내가 큰 이익을 얻었다면 다른 누구는 큰 손해를 봤을 것이다. 그 손해와 이익이 누구나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고 어떤 이는 말한다.
하지만 매번 베풀고 양보하면 상대방은 오히려 호의를 호구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정확하고 매정한 계산법의 고집은 인덕을 쌓지 못한다.
조건 없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보답을 기대하는 법인데 남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걸 기대하지 않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손해 보지 않고 바로바로 희생의 대가를 받는다면 얼마나 공평하고 행복한 삶일까.
하지만 인생은 거저가 없다. 내가 무언가로부터 손해를 보았다면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도움을 얻었거나 미래에 부메랑으로 좋은 일이 돌아올 것이다. 단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남에게 신세지느니 차라리 손해가 낫다라는 말은 오히려 손해를 보면 이익이 곧 올 것이라는 착한 계산의 법칙을 염두에 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뿌리는대로 거둔다는 미리 계산된 이치와 같다.
덕을 쌓고 선을 행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사람들이 오래도록 감동하고 나 자신에게 혹은 나의 후손에게 복이 전달되겠지 하는 '착한 계산법'이다.
자기가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시간과 재능을 기부할 때 수혜자보다 우선 베푼 기부자 자신의 행복에 지대한 혜택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게 쌓여진 개인적 인맥과 신망 구축에 기여해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다.
잇속만 잘 챙기는 똘똘한 사람보다 늘 손해 보고 베푸는 사람이 사실상 현명한 사람이다.
이런 착한 계산법이 맞다면 남을 베푸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겠다.
음식과 물의 공기처럼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필요 요건은 사랑과 친밀감이 실행된 베품이 먼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