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모칼럼]동포사회의 자랑 “西北美 文人協會”
이곳 서울에서 입수한 소식통에 의하면 서북미 문인협회가 지닌 10월 15일(토)에 Federal Way에 위치한 KOAM TV 공개홀에서 회원들의 작품을 낭송하는 행사를 거행한다기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 까닭은 지난날 나도 이 문인협회의 회원으로 함께 공부하던 회원들의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북미 문인협회의 모든 회원은 문예활동을 통해 이 지역 동포사회의 품격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자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서북미 문인협회는 독서를 즐기며 글 쓰는 취미를 함께하는 동호인들의 모임이다. 달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월례회에는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족 분위기에서 지난 한 달 동안 각자가 쓴 詩나 수필을 교환해 감상하며, 이에 대한 소감을 나누기도 한다.
서북미 문인협회는 동포사회에서 문예 분야에 소질이 있는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04년에 <뿌리문학상>을 제정하고, 해마다 詩와 수필을 공모해서 우수작품을 시상하고 있다.. 이와 같이 <뿌리문학상>을 통해 선발된 입상자 누계가 80여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선발된 신인들은 서북미 지역 동포사회의 보석 같은 인재들이다. 이러한 인재를 발굴했다는 사실은 서북미 문인협회의 자랑스러운 업적인 것이다.
서북미 문인협회가 전개하고 있는 이러한 문예활동은 우리 동포들에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詩나 수필을 쓸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동시, 책을 읽게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오늘날 우리의 정신문화가 물질문명에 밀려 쇠퇴하고 있는 이 각박한 정보화 사회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서북미 문인협회의 활동이 더욱 돋보인다.
풍요를 구가하는 오늘의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는 가난하게 살던 지난날의 농경사회 시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잘 먹고, 잘 살면서도 살맛을 잃고 욕구불만에 시달리고 있으니 그 까닭이 무엇일까. 그것은 지난날의 농경사회에서는 오로지 대자연을 벗 삼아 밭을 갈아 씨 뿌리고 가꾸었으니 이웃과 경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마음은 넉넉하고 즐거웠다.
그런데 오늘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생존경쟁이 날로 치열해져서 항상 쫓기듯이 초조하고 불안하니 물질적으로는 부자이면서도 정신적으로는 가난하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렇게 나타나는 정신적 빈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길은 오직 책에 있다. 책은 우리 인간의 사유(思惟)를 깊게 하며, 視野를 넓혀주고, 정서를 순화하며, 교양과 품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공허감을 달래주며, 정신적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보약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온유하고 너그러우며 남에게 호감을 주는 품위 있는 사람을 만든다. 이러한 연유에서 예로부터 “사람이 책 만들고, 책이 사람 만든다”는 격언이 생긴 것이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부드럽고 정서적이며, 사리가 분명하고 합리적이며 따뜻한 인간미가 넘친다. 그러기 때문에 독서율이 문화수준을 가늠한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날 TV나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책을 멀리하는 경향이 나타나 정신문화를 더욱 황폐하게 한다. 이렇게 되고 보니 우리 사회는 책보다 명품을 선호하고,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을 돈으로 가늠하는 저속한 풍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책을 읽으려는 동기를 조성하고, 문예활동에 관심을 일으키는 서북미 문인협회의 역할이 더욱 값지게 여겨져 이곳 동포사회에서도 문인협회의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성원하는 것이다. 나도 지난날 이 문인협회의 일원으로 함께 공부했다는 사실이 새삼 자랑스럽게 여겨져 이번에 열리는 행사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